윤창원 기자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놓은 중재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수용 인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대통령실의 눈치만 살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이 법정 기한을 넘기고 정기국회도 넘겨 조급한 마음이 있지만, 그렇더라도 우리의 원칙이나 국가 경제·재정 상황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좋은 게 좋다고 합의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장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1%p 인하하고,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여야 협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권한 있는 기관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내놓은 데 대한 입장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주 원내대표는 "법인세 문제로 해외직접투자 전쟁이 붙어있는 상황에서 겨우 1%p 내리는 것만으론 해외 투자자나 중국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자본에 대한민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란 신호를 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이 적법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 예산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국회 예산이 그 국가기관의 신뢰를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 민주당이 새 정부가 하는 경찰 인사 관리, 고위공직자 검증을 다 위법한 것으로 낙인찍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빨리 통과시켜 집행을 준비해야 한다는 초조함이 있지만, 그렇더라도 민주당의 무리한 요구를 받으면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께서 조금만 참고 저희가 하는 일이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하고 미래세대에 도움 되는 것이란 점을 잘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지금까지 용산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법인세 1%p 인하를 받으려고 이러고 있냐며 대통령실이 국회 협상을 폄훼하고 어깃장을 놓는데,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에 국회가 따라야 한다면 삼권분립은 왜 있고 민주주의는 왜 있냐"며 "예산안 처리보다 대통령의 독선, 아집을 지키는 게 중요하냐. 예산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 고통만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제 국민 우려와 근심을 덜고 국회가 이태원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전념할 때다.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시간이 줄어든 만큼 국정조사 기간 연장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