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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고딩엄빠2' 성인×미성년자에 '면죄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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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두 차례 성인·미성년자 간 교제 및 임신 사연 방송해 논란
출연 변호사 "비판과 격려 필요"…시청자들 폐지 요구 빗발
문화평론가 "성인·미성년자 관계 선정적 이용…부작용 발생"

MBN 제공MBN 제공MBN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가 성인·미성년자 간 교제 및 임신 소재를 반복해 다루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방송부터였다. 당시 '고딩엄빠2'에서는 만 18세 나이에 임신해 현재 5남매 엄마가 된 출연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 출연자는 중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목사의 아들이자 교회 선생님인 10세 연상의 남편을 만났다.

그런데 지난 6일에 또 이와 유사한 내용이 방송됐다. 부부의 나이는 11살 차이, 19세에 혼전 임신한 출연자와 30세 남편이 그 주인공이었다.

홈페이지 상 기재된 '고딩엄빠2'의 기획의도는 다음과 같다. '아직 이른 나이에 부모의 책임감을 짊어진 고딩엄빠들! 새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기특한 선택을 한 이들의 실제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벼랑끝에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

그러나 벌써 두 차례나 이 같은 사연이 나오면서 당초 기획의도가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인·미성년자 간 교제 및 임신 사연을 재연하는 등 자극적으로 소비하고,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현실마저 미화·포장됐다는 지적이다.

'고딩엄빠2' 패널 중 한 사람인 이인철 변호사가 시청자 게시판에 "고딩엄빠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격려도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지만 여전히 게시판에는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애청자 최모씨는 "처음 프로그램 나왔을때 사춘기 (자녀) 키우는 부모로서 성교육에 도움이 되겠다고 같이 봤다"며 "미성년자와 성인일 때 임신한 부부가 저번에도 나왔는데 이번에 또 나오는 것을 보고 경악하게 됐다. 이건 범죄다. 청소년 삶에 유해한 프로다. 이런 프로그램이 대체 누구를 위한 거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청자 고모씨는 10대 부부들 고민 창구로서의 '고딩엄빠' 역할을 강조하는 한 시청자를 향해 "'고딩엄빠' 폐지된다고 해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통로가 아예 없어질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다. 방송이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굳이 방송에 내보내서 이런 자극적인 사연과 화면을 동반해야지만 도움을 줄 수 있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벌써 몇 주째 30대에 근접한 성인과 당시 여고생의 관계에 의한 출산을 묘사하며 스토리를 풀어가고 있는데, 이게 청소년의 성교육에 전면적으로 드러내야할 소재인가. 이건 엄연히 말하면 상담의 영역을 벗어난 범죄 수준이다. 이걸 대놓고 방송에서 내보내고 있는데, 이런 방송을 유지시키냐"고 반발했다.

명확히 법적으로 따진다면 성인과 미성년자 간 관계는 만 16세 이상인 경우, 쌍방 합의일 땐 처벌이 어렵다. '고딩엄빠2' 사례들은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범죄 조장'이란 지적이 반복되는 이유는 실제 한국 사회에서 취약한 미성년자 상대로 빈번하게 성범죄·성착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루밍 성범죄' 'n번방 사건'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 미디어가 앞장서 성인·미성년자 간 교제 및 임신을 적극 노출하고 이해를 구하며 때론 성인 남편까지 두둔하는 방향성이 정서적 거부감을 유발하고 있다. 허구인 드라마에서도 이 같은 설정은 거센 비판을 받는데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예능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결국 민감한 소재를 예능으로 다루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본질적 문제는 흐려지고, 성인·미성년자 간 교제 및 임신을 보편적 애정 관계에 기반해 긍정적으로 묘사·조장하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윤석진 문화평론가는 6일 CBS노컷뉴스에 "성인과 미성년자 관계,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고,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소재를 굳이 예능에서 다뤄야 하는지 의문이다. 누군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오락적 요소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관계를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짚기 보다는 선정적으로 이용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0대와 30대의 관계가 '사랑하는데 어떠냐'는 식의 관점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부작용"이라며 "10대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 직전이라도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있을 수 있다. 제작진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방송의 사회적 책임감 측면에서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딩엄빠2' 제작진은 반복된 논란에도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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