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광주 동구 충장로 한 금은방의 깨진 진열대 모습. 박성은 기자광주의 한 금은방에서 심야시간대 귀금속 절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근무 체계 개편으로 우려됐던 치안 공백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오전 11시쯤 광주 동구 충장로 한 금은방.
금은방 출입문에는 유리가 깨진 채로 '수리중'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귀금속이 놓여 있어야 할 진열대는 텅 비어있고 진열대와 주변은 어지럽게 흐트러진 상태다.
2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20분쯤 광주 동구 충장로 귀금속 거리에 있는 한 금은방에 A(16)·B(15)·C(12)군 등 3인조 절도범이 4천여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일당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헬멧을 쓴 채 둔기로 출입문과 진열장을 부수고 한 진열대에 있는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데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보안업체는 이들이 도주한 지 3분도 안돼 현장에 도착했고 뒤이어 경찰이 도착했지만 절도범들은 이미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들을 추적해 이날 낮 12시쯤 광주 북구 모 숙박업소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귀금속을 처분할 곳도 미리 알아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1일부로 폐쇄된 충장치안센터. 박성은 기자이 같은 상황을 두고 범행이 발생한 금은방과 100m 정도 떨어진 충장치안센터가 폐쇄된 것이 치안 공백을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11월 21일부터 치안현장 인력 재배치 계획을 시행하면서 광주 일부 파출소와 치안센터가 주간에만 운영되거나 전면 폐쇄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광주 동구 충장로 귀금속 거리의 경우 금은방 10여 곳이 밀집해 있지만 인근에 있던 충장치안센터가 폐쇄돼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실제 인근 금은방 상인들은 치안센터 폐쇄 소식을 듣고 절도 범죄 등 치안 공백을 우려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유리 진열대를 부수고 귀금속을 훔쳐가는 범행이 이어져 불안에 떨고 있다"며 "치안센터까지 폐쇄된다는 소식을 듣고 큰 마음을 먹고 5천만 원을 들여 금고형 진열대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50대 B씨 역시 "치안센터가 폐쇄되고 처음 발생한 절도 범죄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치안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절도 범행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절도사건이 발생한 장소 인근 치안센터에는 주간에만 1~2명이 근무해오다 최근 근무체계 개편을 통해 폐쇄 조치했다"며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순찰을 강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 18일 새벽 4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선암동 한 금은방에서도 20대 초반의 일당 3명이 금은방에 침입해 귀걸이와 팔찌 등 1천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2분도 안 돼 훔쳐 달아났다가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