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0%에서 3.2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이어 이날까지 아홉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 금리는 2.75%포인트나 올랐다. 올해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2월 회의를 제외하곤 모두 인상 결정이 내려졌다. 4월부터 잇따른 회의에서 6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쉼 없는 기준금리 인상은 고물가 상황 안정을 위한 것이다. 지난 7월 6.3%(전년 동월 대비)까지 치솟았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5.7%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연합뉴스다만 10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은 한은이 이번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폭을 줄인 배경으론 불안한 자금시장 상황이 꼽힌다. 지난달 레고랜드 사태를 촉매제 삼은 단기 자금시장 경색 현상이 본격화 됐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이 마련돼 위기 심리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긴축이라는 큰 흐름 속 경제주체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각종 돌출 변수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은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 상황이 10월보다 안정됐다는 점도 베이비스텝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확인되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12월부터는 금리인상 속도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자 강(强)달러 현상도 다소 완화됐다. 1400원을 상회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다시 1300원대로 내려온 뒤 전보다 진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6%, 내년과 2024년은 각각 1.7%, 2.3%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5.1%, 내년 3.6%, 2024년 2.5%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