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컴퍼니 제공 4년 만에 재공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마틸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알파벳과 책으로 뒤덮인 무대가 관객을 압도한다. 차례차례 등장하는 인물들도 동화적이다. 5살 천재소녀 마틸다는 동화책에서 갓 튀어나온 듯 사랑스럽고, 악당인 미스 트런치불은 기괴한 외모와 달리 독특하고 재밌는 춤으로 미소짓게 만든다.
뮤지컬 '마틸다'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아역배우와 성인배우가 함께 만드는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 관객은 또래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더욱 열광했고, 어른 관객은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악당을 응징하는 마틸다를 보면서 통쾌해했다.
마틸다 역은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가 번갈아 연기한다. 대극장 무대에서 주인공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기 역할을 야무지게 해내는 모습이 극중 마틸다의 당당한 태도를 닮았다.
마틸다는 똑똑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소녀다. 하지만 칭찬받기는 커녕 부모에게 "괴상한 아이" 취급받으며 혼난다. 마틸다가 재학 중인 크렌쳄 스쿨 교장선생님 미스 트런치불은 한 술 더 뜬다. 마틸다는 물론 어린이들을 "구더기"로 칭하며 억압하고 폭력적 행동을 일삼는다.
물론 마틸다는 가만 있지 않는다. 부모와 교장의 부당한 처사에 눈 똑바로 뜨고 맞선다. 나이 많고 높은 자리에 있는 교장에게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아이들도 용기를 낸다. 옳지 않은 것을 봤을 때 침묵하면 자신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은 것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쬐끄맣고 힘이 별로 없다 해도 / 쬐금만 용기를 내면 할 수 있어." 극중 마틸다가 또렷하고 맑은 음색으로 부르는 넘버 '똘끼'(Naughty)의 가사가 작품의 메시지를 함축한다.
성인 배우와 아역 배우의 칼군무가 압권인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 배우들이 탄 그네가 객석 위까지 넘나드는 '웬 아이 그로우 업'(When I Grow Up), 미스 크런치불이 가장 사랑하는 레이저 감옥 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장면이 적잖다.
'마틸다'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세계적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동화가 원작이다. 로알드 달 재단의 요청으로 영국 명문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뮤지컬로 만들어 2011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고, 2013년에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성인 배우로는 최재림, 장지후(미스 트런치불 역), 방진의, 박혜미(미스 허니 역), 최정원, 강웅곤(미세스 웜우드 역), 서만석, 차정현(미스터 윔우드 역) 등이 출연한다. 아역배우는 7개월간 3차례 오디션을 거쳐 총 20명을 선발했는데 4명은 마틸다, 16명은 크린쳄 스쿨 학생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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