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라시아에서 핵무기가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 최고지도자의 핵무기 사용 반대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핵무기 위협을 거부하고 유라시아 대륙에서의 핵전쟁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숄츠 총리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단된 식량 및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으로 노력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드리트리 메드베테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크렘린궁 관리들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술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에 러시아가 영토 보전을 위협 받을 경우 "가능한 모든 무기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것 아이냐는 서방 국가의 우려를 키웠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정치적·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필요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부인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더티 폭탄'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를 일축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유럽연합(EU)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독일 총리를 만나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의 발언은 푸틴에게 핵 위협이 중국의 레드 라인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EU 국가들과 공통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EU 회원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에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무제한' 우정을 선언하자 베이징과의 경제 관계 확대에 따른 안보 위험을 재검토하게 되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 정치학 교수인 요제프 그레고리 마호니(Josef Gregory Mahoney)는 시 주석의 발언이 중국이 러시아의 친구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모스크바의 핵 위협을 저지하기를 바라는 유럽 사람들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