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심야 택시난 완화됐지만…기사월급은 그대로, 소비자 부담만↑

지난 달 정부가 심야 시간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해 호출 요금을 최대 5천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전국 법인택시 기사들 3명 중 1명이 택시업계를 그만두면서 떠난 기사들을 불러오기 위해 정부가 요금 인상을 꺼낸 것인데요.
 
지금도 비싸다고 느끼는 택시비가 전보다 더 오를 것이 확실시되면서 소비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막상 쏟아지는 단신 기사를 읽어봐도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 저 또한 이해가 어려워 심야 택시호출료를 올리면 어느 대상이 이득이고 택시 기사 임금은 해소가 되는 건지 잘 모르고 넘기게 되는데요.
 
CBS노컷뉴스가 알아보았습니다.
 
 

기본요금 6720원에 호출료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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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에 따르면, 심야 택시 호출료가 현행 3천원에서 최대 5천원으로 인상됩니다. 또한 심야에 택시기사가 부족한 점을 고려해 파트타임 근로 허용과 선 운행 후 자격취득 제도화를 통해 택시 회사 취업 절차를 완화시키는 방안을 구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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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부는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후속조치로 행정규칙 개정안(3건)에 대해 행정예고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5건)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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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자정에서 새벽 2시 사이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부를 경우 기본요금 6720원, 호출료 최대 5천원으로 많게는 1만1720원이 기본요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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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또한 정부 대책과 별도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1천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승객 부담은 늘어났습니다.
 

출근 -34%, 퇴근 -31%, 심야 -35%로 특정시간대 꺼리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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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4년간 서울택시정보시스템(STIS)를 분석한 결과, 서울 법인택시 영업 현황은 매년 6월 마지막 주 금요일 기준으로 ▲심야시간(오후 9~11시) -35% ▲출근시간(오전 7~9시) -34.3% ▲퇴근 시간(오후 6~7시) -31.2%를 나타났습니다.
 
택시 기사들이 심야 시간대 운행을 특별히 꺼린다기보다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보수가 더 높은 배달·택배업 등에 종사하면서 기사 수 자체가 적어진 것으로 해석되죠. 택시 부족 문제는 특정 시간대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기본요금 올려도 수익배분 문제 부딪혀

그렇다면 법인택시 소속 기사들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요? 먼저 한국의 택시요금은 OECD 평균의 38%로 매우 싼 편입니다.
택시 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한국의 택시업계 구조는 법인택시가 주를 이루는데 법인택시 소속 기사들의 월급이 평균 200만원을 조금 넘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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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을 올린다 가정을 했을 때, 주간 근무는 한 달에 23만원 정도, 심야 근무는 할증 등을 감안해 최대 82만원을 더 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야간근무까지 하게 된다 해도 월 300만원이 채 안되죠. 더 큰 문제는 인상된 요금에서 회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얼마인지가 정해지지 않아 수익 전부가 기사에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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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정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심야 호출료 인상 건은 이미 카카오 같은 호출 앱 회사들이 심야 호출료로 3천원을 받으면 절반을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나머지 절반을 법인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가 4:6으로 나누는 거죠. 호출료 3천원 가운데 택시기사가 가져가는 건, 단돈 900원 뿐입니다.
이 900원 마저도 전체 법인 회사 254곳 중 택시기사들에게 돌려주는 곳은 80여 곳으로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택시기사들 또한 과거 택시 요금이 인상되었을 때 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에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알고 있지만 사실상 법인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와의 수익배분 문제를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호출 앱 회사에 한해 플랫폼 권고를 하겠다는 의견만 내비쳤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이러한 제도를 실시한다 해도 서민의 주머니만 가벼워지고 택시기사들의 수익은 사실상 유지되어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택시 부족으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사의 처우 개선을 비롯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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