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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SPC 대표 처벌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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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일어난 SPL, SPC 그룹 계열사지만 독립된 기업"
SPC 그룹 허영인 회장은 중대재해법 적용 어려울 듯
2인1조 작업·사고 기계 안전장치 등 조사 중…과거 유사 사례 및 관련 조치 내용도 살펴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 A씨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근로자 A씨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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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일어난 20대 여성노동자 사망사고에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법망을 피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SPL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관한 조치·수사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설명에 나선 노동부 최태호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에 대해 "SPL이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대표이사가 따로 있는 기업"이라며 "완전히 독립된 기업으로 보이고 경영 책임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SPC그룹까지 책임을 묻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가 일어난 SPL은 SPC 그룹 계열사지만, 독립된 기업이기 때문에 중대재해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SPC그룹 전체의 대표가 아닌 SPL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논리다.

사망사고 발생한 SPL 평택공장 내부. 연합뉴스사망사고 발생한 SPL 평택공장 내부. 연합뉴스
함께 설명에 나선 노동부 강검윤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은 "기존의 사례하고 유사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회장의 경우 구체적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대주주 입장에 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검찰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 양주 채석장 토사 붕괴사고로 중대재해 1호 기업이 됐던 삼표산업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이유로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은 기소할 수 없다고 검찰에서 정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전날(17일) 경기지청, 평택지청 뿐 아니라 본부인 산업안전보건본부 소속 근로감독관까지 포함해 총 18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사측으로부터 관련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는 노동부 조사는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제빵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년단체 회원들이 SPC 로고에 사고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제빵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년단체 회원들이 SPC 로고에 사고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노동부는 공장 내 2인1조 근무 규정을 두고 있는지 사측으로부터 내부 지침 일부를 확보해 파악 중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2인1조로 하도록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 등을 참고하고 있지만, 이 역시 '권고'에 가깝다.

다만 SPL 내부 지침에 관련 규정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회사 스스로 2인1조로 일해야 하는 위험한 작업으로 인정한 셈이기 때문에, 작업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혼자 일하도록 지시하거나 방치했다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피해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교반기'에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졌냐 여부도 관건이다.

사고가 일어난 SPL 공장에 있는 혼합기는 총 9대로, 이 가운데 7대는 뚜껑이 열리면 자동으로 꺼지는 자동방호장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일어난 기계 역시 이 방호장치 없이 뚜껑이 열린 채 기계가 작동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충분한 보호장치를 회사가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면 이 역시 중대재해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비단 사고 당시 상황, 현장 외에도 회사 내부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느냐 여부도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가릴 중요한 지점이다.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민주노총은 SPL 공장에서 손목이 끼는 등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회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대재해법에는 재해가 일어나면 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관해 최 정책관은 "언론에서 이미 나왔던 과거 유사한 사고 외에도 추가로 더 있는지 확인하고 있고, 유해 위험 요인의 확인 여부나 개선 작업, 근로자 의견 청취 등을 제대로 점검하고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공장 전반의 위험요소를 살피는 위험성평가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관건이다.

모든 사업주는 자신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유해, 위험요인이 있는지 반기에 한 번 이상 점검, 개선하는 위험성평가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만약 이번 사고에 관해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거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도 조치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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