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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버냉키, 후배 조언 요청에 "내 인생의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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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008년 금융위기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
1983년 논문으로 2008년 금융위기 극복 참고
"은행 파산, 위기의 결과라기보단 위기의 원인"
"휴대폰 끄고 잠자리 들어…딸이 수상소식 전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그가 현재 소속돼 있는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맡았기에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특히 연준 의장으로서 2008년 세계금융 위기때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대응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자기 생각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과학자의 임무"라며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경제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그는 우선 현재 경제상황과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부실대출이라는 금융 시스템 내부의 문제이지만, 현재 경제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 요인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2008년에는 대형 은행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한 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14년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금융 위험은 경고 없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주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개선된 상태이지만, 유럽이나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의 문제가 상황의 시작이 아닐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금융을 악화시킨다면 그 금융의 문제들이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이 같은 그의 진단은 그를 노벨 경제학 수상자로 이끈 자신의 1983년 논문의 내용이기도 하다.
 
그는 논문에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은행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은행 파산은 단순히 위기의 결과라기보다는 금융 위기를 확산시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 대해 "1983년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2008년에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밤 아내와 자신의 휴대폰을 모두 끄고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딸이 집전화로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젊은 경제학자들에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제 인생의 교훈 중 하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조언에 대해 금융위기를 연구한 학자에서 세계 최대의 경제를 이끈 연준 수장으로 변신한 경력의 반전을 암시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2022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교 교수,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교수. 연합뉴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2022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교 교수,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교수. 연합뉴스
한편, 버냉키 의장과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 교수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글러스 교수는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정책을 언급하면서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연구를 정책으로 체화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당시 상황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관한 이론적 모형을 제공하는 논문을 썼다.
 
노벨 위원회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상자들의 통찰력 있는 연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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