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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논평] 적어도 이것만은 - 조주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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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아대책기구를 맡은 리처드 스턴스가 쓴 '구멍난 복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열면 첫 번째 장에 '결신 카드 복음'이라는 말과 '강단 초청 복음'이라는 용어가 나타납니다. 짐작하시겠습니다만 복음이 어떤 목적에 의해 편협되게 이해되는 것에 대한 지적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결신 카드에 예수님을 나의 그리스도로 그리고 주로 믿겠다는 결심을 적어 넣기만 하면 복음의 사람이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를 두고 '결신 카드 복음'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또 하나는 예배 시간에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분들은 교회 강단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요청할 때 교회 강단 앞으로 나아가면 그것을 복음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을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요즘 우리 한국 교회가 참고할 만한 내용입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각종 세미나가 열리고 있습니다. 좋은 결실이 있기를 원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국 교회에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리처드 스턴스의 지적대로 한국교회 안에 '결신 카드' 혹은 '강단 초청' 같은 방식의 복음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고 부인하기는 힘듭니다. 그런 점에서 교회의 복음 이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모임에 대한 독려,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 열정과 열심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든, 예수님의 가르침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처럼 예배자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 전처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전의 열심을 회복하는 것 등이 틀림없이 중요하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예수님을 경외하고 믿고 바라보고 주신 사명을 감당하려는 순수한 의도 외에 다른 불순물들이 끼여 들어간 것은 아닌지 헤아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급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합니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마음이 조급하고, 서두르게 되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변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반드시 살피면서 가야 합니다. 진정한 회복은 인간이 이루는 열매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마틴 루터의 그리스도가 어제 돌아가셨고, 오늘 아침 부활하셨고, 내일 다시 오실 것처럼 살라는 경구처럼 그리스도 중심성을 얼마나 제대로 세우느냐는 교회의 변함 없는 과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성 자리에 교회의 성장도, 목회자의 능력도, 어떤 사람의 영향력도, 어떤 제도와 프로그램도 대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그리스도 중심성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로부터 탈출해야 합니다. 교회는 예수로부터 출발한 공동체이고 예수에게도 돌아가야 하는 공동체입니다.
 
세 번째는 교회는 하나라고 하는 아주 지극히 상식적인 이 고백이 우리에게 선명해져야 합니다. 우리의 분명한 경험 중의 하나는 어느 한 교회에서 일어난 일은 그 교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각자 독립성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러나 내용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독립되어 있지만 모두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이것이 실제입니다.
 
아주 기초적인 교회에 대한 가르침인 모든 교회는 예외 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인 것을 소중하게 고백하고 그 원리를 개교회에 대입해야 할 시점입니다. 교회다운 교회로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한국교회가 놓치지 않길 기도해 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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