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맨' 윤원균 "尹 소통은 생색내기, 진정성이 곧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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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균 용인특례시의회 의장 인터뷰]

축구광 출신, 공수 잇는 링커 포지션
용인시-시민 사이 메시지 전달 역할
정파·진영 초월한 '초당적 협치' 추구
尹대통령 소통, 예술의 정치화 경계
진정성+페어플레이로 정치신뢰 회복
독단적 시정에는 '윤검사' 돌변할 것
"과거 축구도시 기회 상실 뼈아파"
종목별 지원 '스포츠 균형발전' 과제

지난 5일 윤원균 용인특례시의회 의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정 철학과 의장으로서의 각오, 스포츠 마니아로서 지역 체육정책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지난 5일 윤원균 용인특례시의회 의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정 철학과 의장으로서의 각오, 스포츠 마니아로서 지역 체육정책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이기려면 반칙 빼고 모든 옵션을 써야죠. 본선에서 이강인 선수가 히든카드가 될 수 있어요."
 
윤원균(상현1·3동) 용인특례시의회 의장이 뜬금없이 축구 얘기를 꺼냈다. 국가대표팀에 훈수를 두면서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고 잠재력을 끌어올려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자칭 '축구광'이다. 대입시험 전날에도 심야 경기를 하는가 하면, 수지구축구협회 회장까지 지냈다. 얼굴에는 월드컵을 앞두고 설레는 기색이 짙게 묻어났다.
 
"다양함 속에서 하나를 만들어내는 게 리더십입니다. 32명 의원 중 한 사람이자 대표로서 동료 의원들의 장점들을 끌어내 의정에 녹여내는 것이 저의 임무일 겁니다."
 
현란한 드리블은 못 하지만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뛰는 게 그의 유일한 개인기다. 포지션은 링커(미드필더)로 공격과 수비를 잇는 통로 역할이다.
 
"폐활량과 순발력을 무기로 링크맨을 맡아 경기를 조율해왔어요. 골과 승리를 위해 팀에서 가교 역할을 한 거죠. 지금 의장이 된 것처럼…"
 
지난 2017년 8월 용인시축구협회 임원 단합대회에서 뛰고 있는 윤 의장의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지난 2017년 8월 용인시축구협회 임원 단합대회에서 뛰고 있는 윤 의장의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의정활동에서도 첫째는 소통이다. "귀를 먼저 열고 말하자"는 신념으로, 집행부인 용인시와 시민 사이에서 볼을 배급하듯 충실한 '메시지 링커(전달자)'가 돼야 한다는 것.
 
윤 의장은 지난 5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싸우는 정치,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닌 오직 시민을 위한 '소통의 협치'를 이뤄야 한다"며 바람직한 의회상을 제시했다.
 

당파 초월 협치 추구…尹대통령식 소통은 '헛발?'

 그토록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윤 의장이 여러 직능단체 활동이나 주민간담회 등에서 민원을 청취하는 데 집중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소통의 힘 덕분에 15:17의 아슬아슬한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원만히 원구성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합리적 의사소통으로 예정된 회기에 의장단, 위원회 구성을 마칠 수 있었다"며 "극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경기도의회와는 다르다"고 비교 평가했다.
 
향후 핵심 기조 역시 소통을 통해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는 협치다. "시를 견제, 감시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의원들 모두 동반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사봉을 들고 있는 윤 의장.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의사봉을 들고 있는 윤 의장.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그러면서도 맹목적이거나 일방적 소통은 경계했다. 일례로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회견인 '도어스테핑'을 들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정치적 시각으로 보면 소통에 인색한 사람"이라며 "알찬 결과물을 담은 소통이 아닌, 횟수와 논란만 키우는 생색내기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이런 맥락에서 대통령과 그 주변을 풍자한 이른바 '윤석열차 그림 논란'에 대해서도 "예술적 교감과 소통의 자유가 정치적으로 제한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힘을 줬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각자가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게 문화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진정성+페어플레이 정치", 비판 드리블은 강하게

 "울 때 같이 울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해주는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믿음과 추앙이 따른다"는 말에서는 '진정성'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덕목과 인간미가 읽혔다.
 
특히 진중한 경청을 강조했다. 상대방을 존중하며 제대로 듣고, 나아가 결과에 승복하는 정치를 해야 신뢰를 얻는다는 의미다. 윤 의장은 "국민의힘 시장이 권력을 잡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박수 쳐주고 페어플레이하면 정치적으로 또다른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장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함께 지난 8월 발생한 고기교 일대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윤 의장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함께 지난 8월 발생한 고기교 일대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다만 지역발전을 저해하거나 시민 동의 없는 시정에 대해서는 비판 볼륨을 과감히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진영을 초월한 협치를 우선시하되 '할 말은 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시장이 바뀌었다고 시민 동의를 얻어 추진해오던 사업을 무작정 중단시키는 건 좌시하지 않겠다"며 "현명한 시민들이 감시 잘 하라고 야당 의석을 조금 더 만들어준 만큼, 17명 민주당 의원들이 더 비중있고 강하게 드리블 하겠다"고 별렀다.
 
실제 윤 의장은 초선 때부터 새벽 2~3시까지 의원실에서 공부하며 집행부에 악착같이 문제제기하던 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범생', '윤검사'라는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다. 축구장에서의 끈질긴 지구력이 의정 활동에서도 작동한 셈이다.
 
그는 "너무 심하게 파고들면 갑질이라고 공무원들 미움만 산다는 우려도 있었다"면서도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잘못된 관습과 행정을 보완해 되레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축구도시 도약했어야"…'스포츠 균형발전'도 과제

 
지난 2019년 대한축구협회를 방문한 윤 의장. 가운데는 홍명보 감독, 오른쪽은 이건한 전 용인시의회 의장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지난 2019년 대한축구협회를 방문한 윤 의장. 가운데는 홍명보 감독, 오른쪽은 이건한 전 용인시의회 의장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체육인답게 용인특례시의 '스포츠도시' 건설계획에 대해서도 자못 소신 있는 의견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프로축구단 창단 추진을 반긴다면서도, 과거 지역의 체육정책에 대해서는 쓴 소리를 던졌다. "실업축구리그에서 시민구단이 꼴찌 했다고 해체됐을 때는 물론, 축구 국가대표 훈련센터(NFC) 유치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해 안타까웠다"며 "지역 축구시설 등과 연계해 용인이 축구의 메카로 거듭날 기회를 이미 놓쳤던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성남FC 의혹이 지역 연고를 둔 프로구단들의 후원 유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에 관해서는 "체육계 틈새에 정치적 논리를 껴서 해석하고 논란이 일어나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라고 다소 원론적 견해만 밝히며 말을 아꼈다.
 
체육계에 대한 지원이 특정 종목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야구는 인기종목인데도 동호회들이 구장을 찾아 다른 지역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어 창피하다"며 "여느 비인기종목도 마찬가지다. 종목별 고른 지원을 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 2019년 용인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위한 서명 운동을 하고 있는 윤 의장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지난 2019년 용인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유치를 위한 서명 운동을 하고 있는 윤 의장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끝으로 3선의 정치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보였다. 9대 시의회는 의원 32명 중 20명이 초선이다. 의정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토론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의장은 "취임 직후 초선 의원들에게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간담회부터 열었다"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젊은 의원들이 분발하도록 언론이 어시스트를 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인터뷰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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