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환경부가 윤석열정권 들어 첫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4대강 녹조 오염, 일회용컵 보증금제 축소, 원자력발전의 녹색분류 등이 주요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들 사안은 정권교체 뒤 기조가 번복된 점에서 정치쟁점화가 예상된다.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환경부는 4일 정권교체 뒤 첫 국정감사를 받는다. 7일 기상청, 11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14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국감 일정도 잡혔다.
환경부 국감에서는 4대강 관련 현안이 집중 질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녹조 피해가 컸던 낙동강의 경우 정수된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데 이어, 강변 주택가의 공기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포착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4일 낙동항 하류 지점인 경남 김해시 대동선착장에서 환경단체 관계자가 녹조가 심한 낙동강 물을 잔에 담은 이른바 '녹조 라떼'를 보여주고 있다. 정혜린 기자집권기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추진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녹조 문제를 4대강 사업에 엮을 가능성이 크다. "기후위기시대, 수질과 수생태를 지키고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보 철거가 시급하다"(이수진 의원)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특히 국가정책 신뢰성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진 장관이 "주민 동의 없이 금강·영산강 보 해체는 없다"면서 국무총리가 수장인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지난해 부분해체 결정을 번복하는 듯한 말을 한 바 있어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시행 연기와 제도 축소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시절 법으로 정해진 제도 시행 시점은 '6월 10일'이었으나, 환경부는 법 개정도 없이 12월 2일로 연기했다. 이어 전국에서 시행한다는 당초 계획도 제주·세종에 한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내 한 카페에 쌓여있는 일회용컵. 황진환 기자일련의 상황에 "습관처럼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야당 측 비판이 나왔다. 제도 연기를 놓고는 앞서 여당 소속인 임이자 의원조차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굉장히 실망했다. 환경부가 밀리면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고 한 장관을 비판했다.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킨 조치도 야당의 공세가 예고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말 천연가스만 포함시킨 녹색분류체계가 9개월만에 원전까지 넣는 것으로 뒤바뀌었다. 이 역시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맞물려 정치쟁점화가 예상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윤창원 기자
사고저항성핵연료, 고준위 방폐장 확보 등 안전규제를 유럽보다 부실하게 해놓고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추진' 국정과제를 뒷받침한다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반대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의 환경파괴 논란, 태양광 업계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여당이 공세를 취할 만한 사안도 있다. 다만 이는 취임 전 정책이라는 점에서 한 장관의 의견 개진은 제한될 수 있다.
또 '여소야대' 국회라는 점에서 한 장관으로서는 수세를 뒤집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명의 환노위원 중 과반인 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