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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결국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 신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30일 오후 10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오늘 밤 11시부터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대질 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동의를 아직 구하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도 대질을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가족에게 전달된 600만달러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회장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대질 신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이 대질을 거부하지 않을 경우 두 사람은 대검 특별조사실 1120호에 나란히 앉아 우병우 중수1과장의 신문을 받게 된다. 대질 시간은 30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앞서 "박연차 회장은 대질 신문에서 밀린 적이 없다"며 대질 신문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왔다.
3억원 ''거짓 해명'' 관련 권양숙 여사도 재소환
대검찰청 관계자는 또 "권양숙 여사에게 재소환을 통보하고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여사는 앞선 검찰 조사 등에서 "정상문 전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3억원을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 찾아 냈다.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3억원은 정 전 비서관이 횡령한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천만원 과 함께 차명으로 관리 및 보관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3억원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이전부터 권 여사의 소환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밖에도 권 여사가 수 억원의 돈을 미국에 있던 아들 건호 씨와 딸 정연 씨의 체제비로 송금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박 회장이 청와대 집무실로 전달한 100만 달러를 빚을 갚는데 썼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 돈이 자녀들의 외국 체제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권 여사를 비공개로 재소환해 남은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대질 신문 과정까지 포함해 이날 자정 무렵까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심야조사 이후 진술조서를 검토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노 전 대통령이 귀가하는 시간은 1일 새벽 1~2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