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허윤 학생◇ 김유정>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허윤' 학생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허윤>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허윤입니다.
◇ 김유정>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하셨나요?◆ 허윤> 오늘은 '나는 Alcohol free! 알콜프리 선호하는 MZ세대'에 대해 준비했습니다. 주제를 정하면서 술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보니 조심스러웠는데요. 그럼에도 바람직한 문화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서 알콜프리 열풍을 이번 주 주제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 김유정> 알콜프리는 최근에 아이돌 노래 제목으로 접한 적이 있어서 익숙한 단어인데요. 알콜프리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허윤> 네, 그렇습니다. 저도 사실 아이돌 노래 제목으로 알콜프리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는데요. 보통 알콜프리, 즉 '무알콜'이라고 통용되지만 알콜이 전혀 없는 무알콜과 알콜 함량이 1% 미만인 논알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며 무알콜과 논알콜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봤는데요. 제 생각보다 더 엄격하게 무알콜과 논알콜을 나눠서 표기한 주류 상품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트와이스의 'Alcohol-Free' 뮤직비디오. JYP 캡처 ◇ 김유정> 무알콜, 논알콜 주류가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궁금해요.◆ 허윤> 네, 최근 무알콜, 논알콜 주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기준 국내 논알콜 맥주 시장의 규모가 200억 원에 달합니다. 5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한 결과입니다. 주류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무알콜과 논알콜 주류 시장이 2000억 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실이 무알콜, 논알콜 주류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편의점(CU)에서 무알콜, 논알콜 맥주의 매출 성장률이 2020년에는 59%, 2021년에는 526.9%를 기록했습니다.
무알콜, 논알콜 주류의 급성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국의 주류시장 조사업체인 국제주류시장연구소(IWSR)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무알콜, 논알콜 주류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을 +8%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주류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0.7%로 예측하는 것에 그쳤는데요. IWSR의 조사 결과를 통해 무알콜, 논알콜 주류의 인기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유정> 무알콜, 논알콜 주류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배경에 MZ세대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이 반영돼 있다고 하는데요.
◆ 허윤>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술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여겨져 왔는데요.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술자리가 늘어나고, 술자리에서 잦은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MZ세대는 이러한 '술자리' 문화를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렵게 생각하는 직장 상사와 함께, 원하지 않는 회식에 참여하는 것부터 무척 불편한 일입니다.
불편한 한국의 회식 문화 일러스트. 한화토탈에너지스 케미인 공식 블로그 캡처술자리의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도 MZ세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술에 취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같이 어울리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도수가 높은 술을 찾지 않고, 알콜이 아주 적게 들어있거나 없는 주류를 마셔도 술자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김유정> MZ세대가 원하는 문화는 기존의 음주문화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술자리가 개인보다는 공동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자리이기도 하고, 직장 상사의 따끔한 질책을 듣거나 서로 앙금이 쌓일 수도 있는 자리니까요.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게 취할 수도 있고요.◆ 허윤> 그렇습니다. 과음이나 폭음은 음주문화의 부작용으로 지적되는데요. 실제로 거하게 취하는 것도 MZ세대를 비롯해서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술자리를 피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예전에 비해서 강압적인 음주문화는 많이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말 "주류 음용과 음주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만 19세부터 만 59세까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3%가 '예전에 비해 강압적인 음주문화가 많이 사라진 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91.9%가 '술을 잘 마시는 것보다 술을 절제할 줄 아는 것이 더 멋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과음 대신 가볍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93.9%가 찬성했습니다.
요즘의 음주문화 조사 그래프. 엄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캡처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음주문화 개선의 필요성이 사람들의 인식에 자리잡았다고 이해할 수 있는데요. 알콜프리 주류가 큰 인기를 끌게 된 배경도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유정> 이러한 음주문화와 관련된 배경이 아니어도 무알콜, 논알콜 주류를 찾는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요?◆ 허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우선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헬시 플레저'입니다. 최근 '제로 칼로리', '제로 슈가' 등 열량이 낮고 당 함량이 적은 것을 찾는 MZ세대의 특징을 설명하는 용어인데요.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콜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무알콜 주류나 알콜이 1% 미만 들어있는 논알콜 주류를 찾는 것이죠.
'헬시 플레저'와 좋은 접근성으로 급부상한 무알콜 맥주. 뉴스레터 알콸 캡처다음으로 일반 주류에 비해 온라인 구매의 접근성이 좋습니다. 무알콜, 논알콜 주류는 비알콜 성인 음료로 구분되는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음주 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새로운 음주 문화에 대한 열망뿐만이 아니라, '헬시 플레저'와 좋은 접근성 때문에 무알콜, 논알콜 주류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유정> 허윤 학생은 무알콜, 논알콜 주류를 마셔본 적이 있거나 구매해본 적이 있나요?
◆ 허윤> 저는 술을 마시는 것도, 술에 취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알콜이 없거나 아주 적게 든 주류도 따로 구매해본 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무알콜 맥주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요. 쌉싸름하고 시큼한 맛이 나서 제 취향에는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에게는 제로콜라나 사이다라는 대체재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알콜프리 주류를 마시거나 구매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김유정> 지금까지 알콜프리 열풍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허윤 학생은 알콜프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허윤> 저는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알콜프리라는 용어가 무척 생소했습니다. 아이돌 노래 제목이라는 것만 알았을 정도로 알콜프리가 무엇인지 잘 몰랐는데요. 이번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면서, 무알콜과 논알콜 주류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공통 분모를 찾자면 '보다 건강한 음주 문화'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술자리' 중심의 음주문화를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원하지 않는 자리이지만 '사회생활'이라는 명목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다행스럽게도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고, 알콜프리 열풍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알콜프리 열풍이 음주에 관대한 사회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요. 버트런드 러셀이 쓴 <행복의 정복>입니다. 이 책에서 러셀이 술에 관해서 이야기한 대목이 있어서 인용해보겠습니다. "술에 취해서 누리는 행복은 불행을 잠시 중단시키는 데서 오는 순간적이고 소극적인 행복이다." 러셀이 지적한 대로 술은 잠시 고통을 미뤄주는 역할만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알콜프리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음주문화 개선과 인식 변화에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 김유정>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은 '나는 Alcohol free! 알콜프리 선호하는 MZ세대'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동대학교 허윤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허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