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MB추진 하천 정비…반대해서 포항 침수 피해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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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권성동 전 원내대표 "MB 정부, 지류 지천 정비계획 수립…당시 야당 반대"
2011년 '고향의 강' 정비사업…피해 아파트 앞 '냉천 유역' 대상자로 선정
자전거 도로,산책로, 테마공원 조성 등이 냉천 정비사업 내용
실제로는 "하천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오히려 치수 기능 악화시켰다"는 지적 제기
기후 변화로 기존의 100년 빈도, 80년 빈도 의미 없어…기록적인 폭우 대비 필수

 ◇조태임 >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선정수 > 오늘 팩트체크 할 주제는 "MB가 추진하려던 하천 정비 반대해 포항 침수 피해 키웠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입니다.
 
◇조태임 > 역대급 태풍으로 꼽히는 힌남노가 지나간 지 열흘 가까이 됐지만, 포항 지역은 피해가 커서 아직도 복구중이잖아요? 포항지역의 소하천인 냉천과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피해를 키웠죠?
 
◆ 선정수 > 네,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도 전해졌는데요. 여기가 포항시 오천읍 일대, 냉천 유역이고요. 칠성천이 범람해 피해를 입은 곳은 대송면입니다. 대송면 제내리 일대는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열흘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복구는 멀어 보입니다. 집 안에 어른 어깨 높이까지 물이 차면서 모든 가재도구가 진흙을 뒤집어썼습니다. 높이 걸어놓은 사진 말고는 건질 가재도구가 하나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도배, 보일러 등 기초 복구가 절실하다고 합니다.
 
◇조태임 > 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빨리 피해복구도 되고 이재민들이나 피해 입으신 분들도 다시 기운 차리셔야 할 텐데….어쨌든 오늘 냉천과 칠성천 범람과 관련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짚어보려는거죠?
 
 ◆ 선정수 > 네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포항지역의 태풍피해 책임을 민주당과 일부 언론 및 시민단체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됐던 지류, 지천 정비 계획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권 원내대표는 "이번에 포항과 경주 일대에 피해가 컸던 것은 냉천, 칠성천 등 지방하천이 시간당 100㎜ 넘게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고 범람했기 때문이다. 지류, 지천 정비가 제대로 되었다면 참극은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 차원의 지류, 지천 정비계획이 수립됐다. 하지만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언론, 시민단체는 4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20조짜리 삽질' 같은 자극적인 말을 내세워 강하게 반대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태임 > 그런데 언뜻 들으면 맞는 얘기 같은데요. 폭우에 하천이 범람했고요. 하천 정비가 제대로 안 돼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은 다 하고 있잖아요.  4대강 사업을 민주당이나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대한 것도 기억이 나고요.
 
◆ 선정수 >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합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잖아요. 하나하나 따져보면 권 원내대표의 말은 맞지 않습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4대강 녹조사태 해결 및 청문회 개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4대강 녹조사태 해결 및 청문회 개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조태임 >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하나씩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 선정수 > 이번 홍수 피해를 일으킨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경고는 8월 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9월 1일부터는 좀 더 구체화됩니다. 부산 등 남부지방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기 시작하고요. 9월 3일에는 정부가 태풍 힌남노 총력대응을 위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죠. 9월6일에 홍수 피해가 났으니까 최소 사흘동안 대비할 시간이 있었던 거죠.
 
◇조태임 > 3일이라는 시간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록적인 폭우를 이겨낼 어떤 조치를 하기에는 또 부족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아무 대비도 안하고 사흘을 그냥 보냈다면 그건 정말 문제고요.


◆ 선정수 >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포항 침수 지역의 하천 정비를 제대로 해 달라는 요구는 이미 몇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포스코와 아파트 주차장 피해의 원인이 된 냉천 유역부터 살펴 보면요.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이죠. 당시 국토해양부에서 추진한 '고향의 강' 정비 사업 우선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냉천은 최초 계획에 따르면 2016년까지 총 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자전거 도로 및 산책로, 잔디광장, 체육시설, 테마공원 등 수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이름은 '생태하천 복원'이었지만 하천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이 계획이 치수 기능마저 악화 시켜 범람을 유발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2016년 태풍 '차바'와 2018년 '콩레이'가 몰고 온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하고 범람해 인근 주민에게 침수 피해를 입혔습니다. 잦은 태풍 피해로 보수 작업 등을 이유로 완공이 지연됐는데요.

2019년 무렵부터 수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역 언론의 경고가 잇따랐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별다른 추가 대책 없이 지난해 10월 완공 행사를 가졌습니다.

[촬영 손대성] 연합뉴스[촬영 손대성] 연합뉴스

 
◇조태임 > 이 냉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피해를 입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잖아요.  또 이 냉천 지천에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물길을 바꿔 놔 인근 마을 피해가 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 선정수 > 냉천의 지천인 용산천이라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 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지금 공사중 인데요.  원래 흐르던 물길을 90도로 꺾어 새로 물길을 만들고 기존 물길에 흙을 덮어 아파트 단지를 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11월 반대 집회를 열고 "아파트 부지는 높아지고 직각으로 꺾인 물길은 집중 호우 수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저지대가 된 용산2리 마을은 홍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결국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이번 태풍 피해로 용산2리 마을 전체가 침수됐습니다.
 
◇조태임 >냉천 말고도 칠성천이라는 하천도 범람했잖아요. 그런데 이 하천 정비에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죠?
 
◆ 선정수 >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제내리 1천여 가구가 침수됐습니다. 2016년에 이 칠성천에 대한 하천정비 계획을 변경하는데요. 이때 대송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데 이미 이때부터 주민들은 하천 범람을 막아 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문건을 보면 "빈도별 강우량 산정이 이상하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과거에 600mm정도 비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제내리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칠성천 하상준설을 해서라도 하천 범람의 피해를 막아야 할 거 같다"라고 주민 건의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포항 관측소의 1961년부터 관측된 시우량 자료를 바탕으로 강우 분석을 실시했으며, 계획 빈도는 80년 빈도를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태풍이 지나갈 당시 포항 오천 냉천이 범람하는 모습. 독자 제공태풍이 지나갈 당시 포항 오천 냉천이 범람하는 모습. 독자 제공
 
◇조태임 > 냉천, 칠성천 피해가 컸던 지역에 이미 예전부터 경고 신호가 있었던 거네요. 그런데 80년 빈도 100년 빈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요. 이제 기후변화로 전에 없는 폭우를 경험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어서,,,이게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닐까요?
 
 
◆ 선정수 > 네 기후변화에 따라 이상 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강도가 세집니다. 이미 폭염 일수가 크게 늘어났고 최고 기온 기록도 세계 곳곳에서 경신이 되고 있죠. 장마도 길어지고 강수량도 늘고, 더 문제는 집중호우가 아주 강해지는 것이죠. 태풍도 더 강력 해지고요.

예전에 100년 빈도였던 것이 이제는 100년이 아니고 10년 주기가 될 수도 있는 거죠. 냉천의 경우도 시간당 77mm 강우량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됐는데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죠. 앞으로도 태풍 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상황에서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게 분명합니다.
 
◇조태임 > 이상 기후는 더 심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하천과 소하천의 관리 기준이 다르다면서요.
 
◆ 선정수 > 네 국가하천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과 제1, 2지류, 4대강에는 속하지 않지만 굵직한 지역의 하천이 포함됩니다. 이런 국가하천은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데요. 100년 빈도의 홍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런 국가하천 유역에선 범람으로 인한 홍수 피해가 드물죠.

그런데 소하천은 이런 국가하천을 제외한 나머지 작은 하천들인데요. 이건 지자체가 관리하고요. 보통 50년~80년 빈도의 홍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래서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질 경우엔 더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죠.
 
◇조태임 > 기록적인 폭우는 지역을 달리하면서 계속 새 기록을 세우게 될 것 같고요, 최악의 경우는 폭우 피해를 당한 지역이 또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까요?
 
◆ 선정수 > 제가 태국 방콕에서 한 3년 살았는데요. 해발고도가 3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끔 홍수가 심하게 나는데요. 웬만한 건물 주차장은 모두 지상에 있습니다. 고층 빌딩은 4층 5층까지 주차장이고 그 위로 주거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구조 인거죠. 우리도 갈수록 저지대 침수 피해가 심해질텐데 참고해야할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어서 기존에 물길이었던 곳을 기가 막히게 찾아간단 말이죠. 상습 침수 지역은 홍수가 나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공간 계획을 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보다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일본 사례를 보면 곳곳에 홍수터를 만들어 놓은 걸 볼 수 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요코하마 국제 종합경기장도 필로티 구조로 지어놓은 걸 볼 수 있거든요. 뭔가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가 됐습니다.  

◇조태임 > 자연 재해 앞에 네 탓 공방을 하는 것보다 재발 방지책을 세우는 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인 것 같아요. 네 지금까지 '모아모아 팩트체크'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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