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거장 너도나도 여수로…27만 도시가 문화예술 '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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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GS칼텍스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인 여수 예울마루가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문화 소외 지역인 전남 동부권의 문화예술 지형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예울마루는 이제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CBS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의 상생의 모델이 된 예울마루의 지난 10년의 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하는 특별기획 '여수 예울마루 상생 10년, 과제와 전망'을 마련했다.

여수 예울마루 상생 10년, 과제와 전망②
"가슴 설레는 무대" 예울마루,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여수 예울마루 무대에서 국민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여수 예울마루 무대에서 국민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 여수 예울마루 10년이 만들어 낸 문화예술의 너울
클래식 거장 너도나도 여수로…27만 도시가 문화예술 '산파'
(끝)
 
전남 동부권의 문화예술사는 예울마루 조성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5월 개관 후 지난해 12월까지 예울마루는 공연,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약 102만 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 2019년 개관한 예술의 섬 장도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82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 전남 동부 문화예술의 산파(産婆)

예울마루 대국장은 뮤지컬, 발레, 콘서트,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최첨단 조명과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대와 1층 객석 맨 뒷좌석까지의 거리가 불과 21m로 공연자와 관객이 한 공간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반원형 무대를 갖춘 소극장은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로 변형이 가능하다. 특히 자유자재로 조명 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연극이나 국악, 실내악, 독주회 등 소규모 공연에 특화된 무대 연출이 가능해 실험적인 작품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항온항습 시설과 자동 제어 시스템을 갖춘 전시장은 사진,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 전시와 관리가 이뤄진다. 특히 광(光)천장 시스템을 도입해 자연채광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작품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시품의 상태를 최상의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다.
 
예울마루가 문을 열기 전까지 여수에는 1987년 세워진 여수시민회관이 유일한 공연장이었다. 노후 시설과 작은 무대 규모 탓에 대형 기획 공연 유치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제대로 된 문화예술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서울이나 광주, 부산까지 가야만 했던 것이다.
 
예울마루의 최첨단 시설은 문화예술 불모지로 여겨졌던 여수를 남해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랜드마크를 만들어 냈다. 순천과 광양 등 전남 동부권은 물론 남해와 진주 등 경남 서부권에서도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보기 위해 여수를 찾고 있다.
 
세계적인 연주가 첼리스트 양성원과 트리오 오원. 예울마루 제공세계적인 연주가 첼리스트 양성원과 트리오 오원. 예울마루 제공
예울마루는 개관 때부터 '초대권 없는 공연장'을 표방하며 건강한 공연관람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그 결과 예울마루 주요 기획공연 유료객석 점유율은 90% 안팎을 차지하기도 했다.

예울마루를 통해 높은 유료 객석점유율을 확인한 각종 기획사와 예술단체들은 여수공연의 시장성을 확인하고 지방투어에 여수를 필수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유명 예술인의 공연 좌석은 티켓오픈 수분만에 매진되기 일쑤다.
 
스테디셀러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오리지널 버전은 물론, 뮤지컬 '캣츠', '노트르담드파리', '지킬앤하이드'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다.
 
정명훈, 정경화, 백건우, 양성원, 조수미 등 한국 클래식계의 거장은 물론, 조성진 김선욱, 임동혁, 손열음, 선우예권, 문지영 등 젊은 거장 연주자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경기필하모닉 공연이 유치됐고, 국립발레단 '호이 랑'의 세계 초연 무대와 제작발표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 천혜의 환경에 지역과 문화예술을 묶다

손상기, 강종열, 강종래 등 여수 출신 작가와 지역 거주 작가의 기획전을 해마다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2013년 5월부터는 예술 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 내 문화센터와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수준 높은 강사진으로 지역민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저명인사를 초청한 화요인문학, 현대인을 위한 예술치유 프로그램 등 질 높은 강좌를 제공했다.
 
예울마루 소극장 무대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에 시민들이 강사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예울마루 소극장 무대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에 시민들이 강사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2017년부터는 겨울과 여름 방학에는 아카데미를 도입해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무료 종강콘서트, 실기 강좌의 종강발표회 등은 수강생의 만족도를 높였다. 청소년 주간과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계 직업군에 대한 탐색의 기회를 제공했다.
 
2020년부터는 장도의 특성을 살린 생태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바다 경관과 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야외조각전시는 장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남해를 전경으로 한 예술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도 창작스튜디오에서는 신진 예술가들이 천혜의 환경에 거주하며 창작에 몰두 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제공했고,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로 결과발표전을 열어 관람객과 호흡하고 있다.
 

□ 꿈의 무대 여수, 세계적인 음악 축제 구상

소리꾼 제정화 명창이 예울마루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정화 명창 제공소리꾼 제정화 명창이 예울마루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제정화 명창 제공
예울마루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꿈의 무대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소리꾼 제정화 명창은 예울마루 무대를 일컬어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무대"라고 말한다.
 
제정화 명창은 "어떤 무대는 하우링이 너무 많이 생기고 둔탁하기도 하다. 그런데 예울마루는 관객이 어디에 앉아도 소리가 충분히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롯이 무대에서 관객을 볼 수 있고 내가 표현하려는 소리, 성량과 느낌이 관객에게 기대로 전해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예술가는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 좋은 무대가 있다는 것이 일반시민에게도 좋지만 예술하는 사람에게도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예울마루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공연자들에게도 오르고 싶은 무대가 됐다.
 
이승필 예울마루 관장은 "예울마루가 생긴 후로 여수는 유명 공연자나 기획자들이 서로 무대에 올기고 싶어하는 무대가 됐다"면서 "지난해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서울 외에 1곳 정도 무대를 찾고 있었는데 여러 곳에서 요청이 왔지만 본인이 여수 예울마루 공연을 지목해 공연이 이뤄졌다. 조성진의 무대는 티켓 오픈 10초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예울마루 앞 예술의 섬 장도에서 지역의 어린이들이 생태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예울마루 앞 예술의 섬 장도에서 지역의 어린이들이 생태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이 관장은 "스페인에 빌바오 효과라는 말이 있다. 철강 산업 쇠퇴로 쇠락한 도시였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찾는 문화예술 관광지로 재생했다"면서 "문화예술에 열악했던 도시가 지역의 대표 기업과 지자체, 시민사회가 협력해서 훌륭한 아트센터를 조성함으로써 문화예술 향유 도시가 된 것을 예울마루 효과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은 시설 조성과 함께 공연, 전시, 문화예술 교육 분야에서 모델을 만들어왔다면 앞으로 10년은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아트센터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면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 영국 에든버러 축제, 독일 바그너 축제와 같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축제를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은 예울마루 공연에 맞춰 숙박과 관광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과거 이곳을 공연문화 소외지역이라다고 말하는 이들은 이제 없다. 여수 예울마루가 만들어 낸 문화예술의 너울은 지금도 전남 동부권을 아우르며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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