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인 움틈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한 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셨어요?"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가족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윤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가족센터를 방문해 공동육아나눔터와 대안교육시설 '움틈학교' 등 가족 지원 현장을 참관한 뒤 아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국민학교를 처음 입학했을 때는 (공부를) 아주 못했다"면서 "받아쓰기 시험을 하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받고, 더하기 빼기 문제에서 1번 문제가 더하기면 다 더하기로 풀어 버리고 그래서 선생님이 어머니를 오시라고 해, 아이가 너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해주시고 그러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나도 어머니가 직장을 다니셨기 때문에 국민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집에서 할머니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뭘 제대로 배운 게 없이 학교를 들어가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며 "조금씩 나아져서 좀 성적이 조금씩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공동육아나눔터 교육 현황과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다른 아이가 "무슨 과목을 제일 잘했어요?"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국어를 못했는데, 국어보다 잘하는 것은 산수였다"며 "선생님이 좀 고쳐주셔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 국어는 여전히 못했다"고 웃음 지었다.
또 다른 아이의 "무슨 간식을 좋아해요?"라는 물음에는 "옛날에는 빵을 많이 먹고 그랬다. 단팥빵, 크림빵을 많이 먹었다"며 "학생은 뭘 좋아해?"라고 되묻기도 했다.
우리말이 서투른 아이에게는 "지금은 어려운데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 순간 한국어 실력이 확 늘어난다. 그러니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시니까 끝까지 따라가면 된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모든 참관을 마친 윤 대통령은 강당에서 "어린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동화책도 읽고 여러 가지 배우는, 유아원과는 다른 나눔터도 봤고,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중도 전입한 중학생들이 우리 한국어를 배우는 모습도 봤다"며 "이 아이들은 우리나라에, 또 세계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잘 되려면 가장 기본적인 가정이 잘 돌아가야 되고, 가정이 잘 돌아가려면 부모님들의 어려운 점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가족과 가정이라는 것을 정책 타깃으로 삼아 이렇게 활동하는 것을 보니까, '국가 예산이나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아 운영되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여러 가지 불편했던 점, 또 좋았던 점 등을 자세하게, 격의 없이 설명해 주시면 저와 관련 장관도 지금 오셨고, 수석비서관도 왔으니까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국민들이 쓰시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좋은 제도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로구 가족센터는 2006년 개소한 이래 다문화가족에 대한 초기 정착 등 정착 단계별 지원과 상담·교육·돌봄 등 지역 사회 가족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4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이다.
이날 방문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숙자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강인선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