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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정승의 일침 "전북도의회 청사를 다시 짓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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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일부 도의원, 사무실 내 버젓이 흡연
공공시설 내 금연 불구 환풍기 설치까지 추진

전북도의회 청사.전북도의회 청사.
조선 초 문신이자 무신이었던 김종서가 세종 때 6진을 개척하는 등 북방 영토에 큰 공을 세워 병조판서 자리에 올랐을 때의 얘기이다.

세종 임금의 대우가 극진해지자 김종서가 거만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날 회의 때 김종서가 술에 취해 비스듬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황희가 하급 관원에게 일렀다.

"지금 병판의 앉은 자세가 바르지 않으니, 의자 다리가 잘못된 모양이다. 어서 고치도록 하라!"

그 말을 들은 김종서는 머리끝이 저절로 쭈뼛해짐을 느끼고 자세를 바로 고쳤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에 자리한 방촌 황희 기념관에 있는 기록물 일부 내용이다.

최근 전북도의회에서는 의원 사무실 흡연 문제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공무원을 세워놓고 버젓이 담배를 꺼내 피우는가 하면 일부 의원실에는 거리낌 없이 흡연을 만끽하기 위해 환풍기까지 설치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환풍기를 설치한 뒤 맘껏 담배를 피우려 한 도의원들은 대체 무슨 자세로 의정활동에 임하려 했는지 말문이 막힐 뿐이다.

경기도 파주시 방촌 황희 정승 기념관의 기록물 삽화(김종서). 방촌 황희 기념관 제공경기도 파주시 방촌 황희 정승 기념관의 기록물 삽화(김종서). 방촌 황희 기념관 제공
황희 정승이 일부 전북도의원의 이같은 행태를 본다면 뭐라 했을까?

"사무실에서 담배를 태우기 위해 환풍기까지 설치하려 하니 의원 사무실이 잘못된 모양이다. 청사를 다시 짓도록 하라! "

전북도의회 일부 의원실의 환풍기 설치는 사무실 내 흡연 문제가 불거지면서 불똥이 튈 조짐이 보이자 없었던 일로 됐다.

다시 기록물에 나와있는 황희 정승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황희가 영의정으로 있는 동안 김종서가 여러 판서를 지냈는데, 김종서가 사소한 잘못이라도 하게 되면 그때마다 황희의 꾸지람이 대단했다.

어느 날 좌의정 맹사성이 황희에게 물었다.

"김종서는 당대의 이름난 재상이고, 공이 추천한 사람인데 어찌하여 구박이 그리 심하시오?"

황희는 앉아 있던 의자를 툭툭 치면서 대답했다.

"김종서는 이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이기 때문이오. 김종서는 성품이 거만하고 대사를 도모하는 데 너무 과격하여 앞으로 자중하지 않으면 반드시 낭패를 볼 때가 있을 것이오. 그러므로 그 자만심을 꺾고 모든 일에 경솔하지 말라는 것이지 결코 그가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오."

선거 때면 공복을 자처하면서도 당선 뒤엔 특권을 누리며 군림하려는 자세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 자세를 고치지 못하면 정치인으로서 단명을 자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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