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 차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낮은 지지율 근거가 된 경제 상황을 엄호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인하 등 새 정부의 감세정책을 퇴행적이라 비판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자감세'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직격…문재인 때리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재의 민생경제 위기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 탓이라며 전 정권의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 그린 뉴딜 정책 등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전기요금 인상의 책임이 전 정부의 탈원전에 있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이 "저원가의 원전 비중이 줄고 고원가의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진 것이 상당 부분 요금 인상 요인"이라고 답하자 "제가 보기에 문재인 정부는 천문학적인 탈원전 정책을 회피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해도 올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어 "당시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탈 원전 실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결국 지난 정권의 탈 원전 고지서를 우리 국민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같은 당 조명희 의원도 "문재인 정권 5년은 비과학적 정치방역과 탈원전, 정치가 과학을 압살해 버린 반지성의 시간이었다"며 대정부 질문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2025년까지 160조의 한국판 뉴딜사업은 완전 엉터리 사업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고, 한 총리는 "좀 더 민간에 자발적인 혁신으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약 3만 5천개 이상의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됐다"며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등화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지역별 차등화 정책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반영 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찬반 의견이 크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서 검토를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새 정부 '부자감세' 비판…"이명박 시절을 보라"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의 문재인 정부 책임론에 맞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에 공세를 집중하며 같은 정책을 폈던 이명박 정부의 감세 효과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한 총리에게 "IMF, OECD, 세계은행 모두 포용적 성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거꾸로 가려 한다. 대대적인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이 실현된다면 5년간 감세 규모가 연 60조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 감세가 63조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 낙수효과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감세가 추후에 다시 조세의 증가로 나타났냐 하는 것은 경제가 그동안에 계속 높낮이가 있었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상장사의 유보금이 158% 증가했지만 투자는 0.2% 오히려 감소했다"며 "지금 경제 위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기업을 투자하게 만들 요술 방망이도 없는데 이렇게 막연한 희망에 의해서 현찰로 감세를 해 주냐"고 윤석열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함께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