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와 국회 시험대 세운 대우조선 파업, 노정 갈등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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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파업에 '법과 원칙' 강경 압박 일변도 선택한 尹 정부
농성 현장 달려간 야당…노동 이슈로 정부·여당과 대립각 세워
압박 성공에 자신감 붙은 정부…향후 노정 갈등 더 심해질 듯
환노위에 중진급 의원 전면 배치한 야당…환노위에서도 격론 이어질 전망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2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협력사 대표들과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2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협력사 대표들과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가 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51일에 걸친 하청노조의 파업이 전국적인 주요 이슈로 전면에 부각되면서 노동 문제에 대한 정부와 여야의 입장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됐다.


'강제진압' 강조한 정부VS지원사격 나선 야당…대우조선 파업에 정면 승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들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2일 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하청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후 43일, 옥포조선소에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23일 만인 지난 14일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선택한 개입 방향은 경찰력 투입을 암시한 '압박'이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대우조선의 실질적 주인인 산업은행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두 장관이 "선박 점거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언론의 산업, 사회 관련 사건으로만 다뤄지던 대우조선 파업 문제가 우리 사회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후 대우조선 하청노사가 교섭을 시작했지만, 정부는 불과 나흘만인 18일 재차 "노사 대화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지속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다음 날인 1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인터뷰에서 직접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라며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며 '경찰력을 투입한 강제진압'을 암시했다.

여당은 노골적으로 노조 비난에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한다"고,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반면 야당은 경찰력 투입을 '제2의 용산참사, 쌍용차 사태'를 부를 수 있다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강조했다.

점거 농성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이 앞다투어 현장을 찾아 노사를 만났다. 민주당은 20일 우원식 의원을 단장으로 대우조선해양대응TF를 꾸려 대응 수위를 높였고, 정의당은 21일 아예 옥포조선소 앞에 천막당사를 차려 경찰 투입을 직접 감시했다.


'압박 먹혔다' 자신감 붙은 尹정부…향후 노정 갈등 더 심화될 수도


이처럼 이번 대우조선 파업으로 여·야·정이 노동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드러난 가운데, 앞으로 예고된 노동계의 '하투(夏鬪)' 정국과 국회 운영에 어떤 영향을 드리울지 주목된다.

강제진압이라는 최악의 선택지는 꺼내지 않았지만, 노골적으로 노조를 압박한 끝에 교섭 타결이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물까지 손에 쥔 정부와 여권은 앞으로도 노동계를 상대로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기조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모양새다.

당장 파업 과정에서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서도 정부는 교섭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노정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장관들이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이번 합의는 법과 원칙에 따라 노사분규를 해결한 중요한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하며 정부의 '압박'이 먹혔다고 강조하고, "이번 불법점거과정에서 발생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인상 및 차별철폐 촉구 집회가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22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인상 및 차별철폐 촉구 집회가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정부가 이빨을 숨기지 않는만큼, 노동계도 발톱을 갈고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9월 전국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10월 한 달 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돌봄노동자 결의대회, 특수고용노동자 단체협약 쟁취 결의대회 등 각 의제별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또 그 동력을 모아 전태일 열사 기일을 앞둔 11월 12일에는 조합원 10만 명이 서울로 모여 총궐기 전국노동자대회를, 12월에는 '노동 개악'을 저지하고 개혁 입법을 쟁취하기 위한 대국회 투쟁도 벌일 계획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러한 정부와 노동계 간의 진통은 국회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같은 날 원 구성을 마친 국회에서 민주당은 환경노동위원회에 중진급 의원을 대거 전진 배치한 반면, 국민의힘은 초선의원들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의 경우 6명의 의원 중 임이자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이 모두 초선인데다, 임 의원과 박대수 의원을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에는 다른 상임위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다.

반면 환노위에 배정된 민주당 의원 9명 가운데 재선 이상 의원만 6명이다. 노웅래, 우원식 의원은 4선, 이학영, 전해철 의원은 3선, 김영진, 진성준 의원은 재선 의원이다. 정의당의 경우 비록 초선이지만, 비대위원장이자 원내대표인 이은주 의원이 환노위를 맡았다.

이처럼 여소야대 국면에 더해 노동 이슈로 하반기의 포문을 연 야당이 환노위에 잔뜩 '힘'을 들인만큼 올 하반기 노동 의제를 놓고 국회에서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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