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문성현. 고척=김조휘 기자올 시즌 영웅 군단의 뒷문에는 우완 투수 문성현(31·키움)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전반기 동안 38경기에 등판한 문성현은 승패 없이 8홀드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한 그는 올 시즌 불펜에서 필승조, 마무리 등 역할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다.
2010년 신인 드래프드 4라운드 31순위로 넥센(키움의 전신)에 입단한 문성현은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이듬해 선발 5승을 따낸 뒤 2014년에는 개인 최다인 9승을 달성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15년부터 성적이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했다.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5.91로 부진했고, 그해 말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전역한 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잔부상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랬던 문성현은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올스타 휴식기 훈련 후 인터뷰에서 "전반기 동안 아프지 않고 잘 던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고생하던 문성현은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루틴을 찾았다. 그는 "항상 공을 던지기 전에 웨이트 볼로 워밍업을 하고 있다"면서 "많이 아팠기 때문에 아프지 않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휴식을 잘 취한 것도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때면 자신만의 주문을 외운다. 문성현은 "시즌 초반 7회에 자주 나가서 모든 이닝을 7회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면서 "아직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타이트한 경기에서도 편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견고한 마운드를 자랑한다. 팀 평균자책점 1위(3.23), 선발 평균자책점 1위(3.21), 불펜 평균자책점 2위(3.27)에 올라있다.
문성현은 마운드의 비결에 대해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 모두 잘 던지고 있어서 시너지 효과가 따라왔다"면서 "전반기 초반부터 긍정의 기운이 쌓여서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동안 키움은 54승 1무 32패 승률 6할2푼8리로 2위를 기록, 1위 SSG와 격차는 4.5경기 차다. 문성현은 "전반기 내내 잘 싸웠다. 순위보단 지금처럼 매 경기 잘 치른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SSG를 쫓기보단 우리 것만 잘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은 하반기 목표에 대해 "풀타임을 치러본 지가 까마득하다. 웃으면서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팀 성적도 따라온다면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