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측근들이 파워게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7조 원이 넘는 머스크 자선 재단 관리를 둘러싸고 머스크 측근들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머스크 최측근은 모건 스탠리 출신인 재러드 버철로 꼽혔다.
보수적인 모르몬교도인 버철은 모건스탠리 출신 전직 은행가로 머스크의 재산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러시아 태생의 프로 도박사 이고르 쿠르가노프(34)란 인물이 머스크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캡처
쿠르가노프는 4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뒤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 도박사가 됐다.
2012년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포커대회에서 100만 유로(약 13억3천만 원)를 손에 넣은 것을 계기로 정상급 선수로 명성을 얻은 그의 통산 상금은 1800만 달러(약 238억 원)에 달한다.
그가 머스크의 측근이 된 것은 여자친구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그의 여자친구 리브 보어리는 머스크의 연인이었던 캐나다 출신의 팝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바우처)와 밀접한 관계였고, 21018년 이후 쿠르가노프 커플과 머스크 커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쿠르가노프와 머스크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다.
쿠르가노프는 머스크의 자택에서 숙식을 함께 하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머스크는 자선활동에 대한 쿠르가노프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는 지난겨울 57억 달러(7조5천억 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기증한 자선 재단의 운영을 쿠르가노프에게 맡기기로 했다.
머스크의 재산 전반을 관리하는 버철은 이 같은 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쿠르가노프는 머스크 자선 재단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5월 쿠르가노프를 자선 재단 운영에서 손을 떼게 해달라는 버철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머스크가 버철의 요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WSJ은 러시아 출신인 쿠르가노프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외국 세력이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는 FBI가 쿠르가노프가 단기간에 머스크의 최측근으로 부각한 배경을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봤다는 것이다.
버철도 FBI의 움직임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머스크 재단 측은 재단의 기금이 쿠르가노프가 아이디어로 제시한 각종 사업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