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들면 죽는" 시점, 재심신청 포기한 이준석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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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청구 기한인 17일까지 윤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았다. 사실상 윤리위 결정을 수용하며 추가적인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 대신 '당원의 뜻'을 정치 자원화할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과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인 이날까지 재심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할 계획도 없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징계를 수용한 셈이다. 앞서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음에도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징계 결정 이후 일주일여를 특별한 활동 없이 잠행했다.

6개월 징계가 이 대표는 물론, 이 대표의 축출을 원하는 세력 모두 '대놓고' 반발하기 어려운 애매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징계 직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대표에 대해 복귀가 가능한 '사고' 상태라고 정리한 뒤 빠르게 대행 체제를 확립하면서, 이 대표 입장에서는 징계가 끝나도 임기가 남게 됐다. 이 대표를 반대하는 세력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 사퇴를 '다시 한번' 드라이브 걸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




한마디로 일종의 '무승부 상태'에서 경찰 수사 결과라는 결정적 변수만 남은 셈이다. 이해당사자들 모두 국면을 전환할 카드 없이 촉각만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을 '고개를 들면 죽는 시점'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대표는 물론이고 이 대표의 사퇴를 몰아붙였던 친윤그룹도 민심과 여론을 살피는 단계"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공히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 당내 혼란을 일으키는 쪽은 명분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이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간 페이스북과 언론인터뷰 등 공격적인 고공여론전에 능했던 이 대표부터 대폭 말을 줄였다. 대신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지지층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2030 당원 들이 당내에서 세력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입당링크와 함께 "당원 가입 하기 좋은 월요일"이란 메시지를 올린 이후 전날까지 이 대표는 세 차례에 걸쳐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이같은 행보는 물밑에서 지지기반을 다지며 향후 어떤 선택을 하든 '당원의 뜻'을 강력한 정치적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 대표에 선출될 때도 이 대표의 최대 무기는 변화를 원하는 당원의 뜻이었고,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2년 뒤 총선까지 계속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0선의 30대'다.

결정적 변수는 역시 경찰조사다. 경찰은 현직 당 대표가 연루된 사상 유례 없는 사안을 두고 신중하게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당내 의원들은 경찰 조사 결과가 두 달 정도면 나오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여기서 이 대표가 무혐의를 받아 낸다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경우 '윤핵관으로부터 박해를 받은 청년 정치인'이라는 서사까지 확보하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 결정적 타격을 물론, 검찰 수사 단계에서 법원 판단까지 명예회복을 위한 가시밭길이 지리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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