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옆에 사람이 없다"…의회에 발목 잡힌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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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을 위한 '변명']

김동연 경기지사. 윤창원 기자김동연 경기지사. 윤창원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 옆에 사람이 없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의 하소연이다. '정치적 협의를 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남 대표는 고군분투 중이다. 경기도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8석씩 똑같이 나눠가졌다. 완벽한 힘의 균형이다. 그만큼 양측의 협상이 팽팽할 수밖에 없다. 12일 개원을 코앞에 두고도 의장을 누가할지, 원구성은 어떻게 할지 합의된 게 아무것도 없다.
 
난항을 겪고 있는 협상에 기름을 부은 건 다름 아닌 협치를 내세운 김동연 지사 자신이었다. 
 
김 지사는 국민의힘이 반대해온 경제부지사 신설 및 조직개편 관련 조례를 양당 합의 없이는 공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호재를 만난 국민의힘은 "협치를 원한다면 경제부지사 추천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부지사 추천권을 원구성 협상과 결부시키면서 협상은 더욱 꼬이게 됐다. 결국 양당의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경제부총리까지 역임한 경제전문가로서 취임과 동시에 경제부지사직을 확대 개편해 '경제'에 방점을 찍으려 했던 김 지사의 계획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또 정무적 역할을 해야 할 경제부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대의회와의 소통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남 대표 말대로 김 지사 옆에 정치적 사안들을 의논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경기도의회에서 관계자들이 개원을 앞두고 의원 명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도의회에서 관계자들이 개원을 앞두고 의원 명패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협상 장기화가 민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원구성이 안 되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김 지사가 취임 직후 추진한 추경예산안 처리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여야 모두 정쟁으로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난 여론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김 지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하는 추경인 만큼 그 부담은 국민의힘쪽보다는 민주당쪽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원구성에, 경제부지사에, 추경까지 협상 카드가 많은 국민의힘은 이번에 최대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도 "김 지사의 협치에 들러리를 설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곽 대표는 김 지사와 첫 상견례를 한 다음날인 지난 6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가) 협치를 하겠다고는 하는데 밑그림이 나온 것도 아니고, 낮은 단계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하는 게 그게 뭐고, 어느 수위까지 올리겠다는 설명은 전혀 없다"며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듣기 좋은 소리의 협치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선 정치를 해보지 않은 김 지사가 너무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협치를 내세우면서, 야당과 주고받는 것 없이 협조만을 바라고 있다는 얘기다.
 
한 민주당쪽 관계자는 "협치를 하겠다고 해놓고 줄 카드는 없고, 말로만 협치를 하겠다는 얘기로 들리는 것"이라며 "진정성이 없어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저쪽은 맨 몸으로 뛰는데, 이쪽은 경제부지사에 추경까지 업고 뛰어야 하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남 대표의 말이다.
 
김 지사에게는 남 대표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협치를 위한 첫 번째 시험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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