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지원 "첩보 삭제지시? 1도 안해…내가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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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사건 SI자료 무단 삭제? 사실 아니다
삭제해도 메인서버 남는데 그런 짓 하겠나
신임원장 정치논리에 국정원이 '걱정원'돼
본인 감찰도 없이 고발…틀렸고 예의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어제 오후에 갑작스러운 속보가 하나 전해졌죠. 국정원에서 박지원, 서훈 두 전직 국정원장을 고발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서훈 전 원장은 2019년 탈북어민 북송사건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종료 시켰다 이런 혐의고, 박지원 전 원장은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당시에 첩보 보고서를 무단으로 삭제했다라는 혐의를 제기한 겁니다. 전직 공직자들 상대로 한 고발이야 자주 있는 일입니다마는 이번에는 그 고발 주체가 국정원이다 보니까 사안이 크게 받아들여지는 건데요.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야겠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연결해 보죠. 박 전 원장님, 나와 계십니까?
 
◆ 박지원> 네, 제가 그 유명한 박지원입니다.
 
◇ 김현정> 사실관계부터…
 
◆ 박지원> 어떻게 큰 사건은 우리 CBS 김현정 뉴스쇼하고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그런 만큼 오늘 사실은 저희가 좀 급하게 이 자리를 마련해서 출연을 부탁 드렸을 만큼 지금 사안이 좀 큽니다. 그래서 아주 솔직하게 하나하나 팩트체크를 부탁드립니다.
 
◆ 박지원> 네.
 
◇ 김현정> 우선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당시에 7시간 분량의 첩보 보고서. 즉, SI자료를 열람하신 뒤에 그 일부를 무단으로 삭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월북이 아닌 걸로 보인다는 초기 보고서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입단속도 시켰다. 사실입니까?
 박지원(왼쪽)·서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박지원(왼쪽)·서훈 전 국정원장. 연합뉴스
◆ 박지원> 사실이 아닙니다. 우선 제 말씀부터 하자면 현재의 개혁된 국정원에서는 또 우리 직원들이 이런 짓 안 합니다. 과거 직원들이 다시 돌아왔다고 그래요. 자기들이 하던 짓을 지금도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바보짓을 한 겁니다.
 
◇ 김현정> 자신들이 하던 짓을 했다는 게 무슨 말씀이시죠?
 
◆ 박지원> 아니, 이런 짓을 했죠. 과거에는. 이런 정치 논리로 이런 짓을 했죠. 그런데 어떻게 됐든 부임한 지 겨우 한 달 남짓 되는 신임 국정원장이 국정원을 걱정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국정원을 걱정원으로 만들고 있다.
 
◆ 박지원> 과거로 다시 회귀시키려고 하는 거예요. 답변 드리자면 모든 첩보, SI 문서는 국정원이 생산하지 않습니다. 공유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몇 페이지 이런 것을 문건으로 본 적도 없고 또 제가 보았다고 하더라도 지시할 바보 국정원장 박지원도 아니고 또 우리 직원들이 지금은 개혁돼서 국정원장이 부당한 지시를 하면 듣지 않습니다. 그런 국정원 직원도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가 삭제를 했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은 메인 서버에 남아요.
 
◇ 김현정> 삭제 기록이요? 아니면 어떤 것이 남는다는 말씀일까요?
 
◆ 박지원> 삭제.
 
◇ 김현정> 흔적?
 
◆ 박지원> 네, 모든 보고서가 메인 서버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지시했다 하면 지시한 날도 들어가고 삭제된 것도 남아요.
 
◇ 김현정> 그것도 다 남습니까?
 
◆ 박지원> 네.
 
◇ 김현정> 혹시 종이로 보고, 종이를 삭제했다든지 이런 거는 상상할 수 없는 건가요?
 
◆ 박지원> 그렇게 되더라도, 종이가 있다 하더라도 다 올라가요.
 
◇ 김현정> 종이가 어떤 식으로 올라갈 수가 있습니까?
 
◆ 박지원> 왜냐하면 국정원은 PC를 사용하면 바로 서버로 연결됩니다.
 
◇ 김현정> 개인 PC가 다.
 
◆ 박지원> 그래서 그러한 것은 현재 개혁된 국정원을 모르는 과거의 직원들이 몇 사람 간부로 들어왔대요. 이 바보짓을 한 거예요.
 
◇ 김현정> 다시 한 번만 좀, 팩트체크를 다시 한 번만 하고 나서 말씀을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국정원장이니까…
 
◆ 박지원> 한 마디만 할게요. 그러면 제가 지시를 했다고 해서 그 첩보를 생산한 거기에 남아 있잖아요.
 
◇ 김현정> 원 자료가.
 
◆ 박지원> 왜 그런 짓을 해요?
 
◇ 김현정> 원 첩보가?
 
◆ 박지원> 네.
 
◇ 김현정> 그 원 첩보는 그러면 어디서부터, 어디로부터 받으셨어요?
 
◆ 박지원> 그것은 국정원법상 제가 얘기를 할 수 없습니다. 한미 정보 동맹이 철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이 안심해도 좋습니다.
 
◇ 김현정> 원 첩보를 받아서 첩보를 보고 받는 건 당연히 국정원장의 역할이죠. 그래서 보셨을 거고. 그것을 봤지만 삭제하라, 삭제하라고 지시한 적은 전혀 없다, 1도 삭제한 것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 박지원> 할 수가 없어요. 그렇게 지시도 할 국정원장이 아니고.
 
◇ 김현정> 지금 국정원의 얘기는.
 
◆ 박지원> 그 지시를 받고…
 
◇ 김현정> 했고 그 기록이 남아있는 걸 감찰했다 이런 이야기인데.
 국정원 본청. 연합뉴스국정원 본청. 연합뉴스
◆ 박지원> 아니, 글쎄요. 지금 보니까 동아일보에 아주 구체적으로 나왔던데 27명, 지금 해임된 1급 간부들을 고강도로 감찰해서 진술을 확보했다. 국정원 감찰이나 감사는 굉장히 고강도입니다 잘 된 말 대로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나왔을 때 전직 원장, 직원도 반드시 감찰, 감사를 해야 합니다. 저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전화 한 마디도 없이 검찰에 고발한다. 이것은 법적으로도 틀렸고 전직 국정원장, 바로 직전 국정원장에 대한 예의도 없는 짓을 한 겁니다. 이럴 수가 없어요. 이거는 안 돼요.
 
◇ 김현정> 크로스 체크도 전혀…
 
◆ 박지원> 누가 와도 어떤 직원도 이런 짓을 할 수가 없어요. 남아있어요. 아니, 정권이 바뀌는데 그 기록을 보고 감옥 가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없어요. 있을 수가 없어요. 현재의 국정원은 없어요.
 
◇ 김현정> 정권이라는 건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그러면 이거를 삭제하면 삭제 기록이 그대로 서버에 남는데 그런 바보짓을 할 국정원장은 없다는 말씀이십니다.
 
◆ 박지원> 직원도 없어요.
 
◇ 김현정> 그 입단속을…
 
◆ 박지원> 과거의 직원들.
 
◇ 김현정> 입단속을 했다는 증언을 지금 받아냈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증언은 누가…
 
◆ 박지원> 입단속도 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입단속을 할 필요가 없어요. 국정원 직원들은 보안 의식이 저보다 더 철저해요. 그리고 그러한 것을 볼 수 있는 직원들은 지극히 제한되는 거예요. 생산된, 첩보 생산 부처가 있는데 우리가 삭제한다고 해서 그게 삭제되나요.
 
◇ 김현정> 일부 보도에는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지금 이게 공유문서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아무리 국정원이 삭제해 봤자 원 자료가 남아있는 공유 문서다. 그 공유 문서 서버에 들어가서 공유문서 자체를 삭제했다 이런 이야기, 이런 보도도 나오더라고요. 조선일보 보도입니다마는.
 
◆ 박지원> 아니, 그거는 있을 수 없다니까요. 공유문서에 삭제해도 메인 서버에 남는다니까요.
 
◇ 김현정> 공유문서를, 그러니까 원본 자체를 삭제한다는 건 애초에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박지원> 불가능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박지원> 지금 국정원에서 이렇게 한 것도 다 기록이 남아요. 저를 이렇게 고발했다 하는 것도 다 남아요.
 
◇ 김현정> 다 일거수일투족이.
 
◆ 박지원> 이거를 삭제한다고 해서 삭제가 안 돼요. 이 국정원을 그렇게 간단한 조직으로 보시면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굉장히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혐의까지 다 적시해서 국정원이 고발을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 국정원장, 전 국정원장님 말씀대로라면 왜 현 국정원이 이례적인, 심지어 지금 바보짓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정도의 일을 왜 했다고 보시는 건데요, 의심하시는 건데요?
 
◆ 박지원> 자기들이 한 짓을 개혁된 국정원도 했는가. 이런 것으로 인해서 얘기를 하는데요. 자, 이런 게 있었을 겁니다. 얼마 전에. 국정원의 메인서버를 교체하고 있다 하는 언론보도가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네트워크 장비를 하는 거지 메인 서버는 누구도 교체할 수 없고 건들지 못한다라고 했어요. 첩보 보고서를 아무리 삭제해도 메인서버에는 남는다니까요. 그런데 왜 그것을 해요? 그리고 그럴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생산한 문건도 아니고 내가 지시한다고 해서 들을 직원도 아니고. 또 삭제를 했다고 해서 국정원의 메인서버에도 남아있지만 생산처에 그대로 남아 있잖아요.
 
◇ 김현정> 그 생산처가 미국 쪽이 될지 어디가 될지 그거는 지금 말씀하실 수 없다고 하셨지만 일본 쪽이 될지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기는 다 남아 있는데 그거를 삭제해서 뭐하냐 말씀.
 
◆ 박지원> 우리 국내 부처에 남아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국내 부처에도 남아 있습니까?
 
◆ 박지원> 네. 합동으로 보거든요. 합동으로.
 
◇ 김현정> 어제 KBS의 단독 보도인데요. 군에서도 그 무렵에 기밀정보 상당수를 무단 삭제했다. 이런 지금 보도가 나왔어요. 이거는 혹시 알고 계십니까?
 
◆ 박지원> 저도 그 보도 봤는데요. 국방부 장관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됐는데요. 그거는 모르겠어요. 제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국정원장이 국방장관에게, 합참의장에게, 정보사령관에게 이거 삭제해라 하고 지시할 그런 국정원도 아니고 원장도 아니고 또 그것을 수용할 국방장관도, 합참의장도 정보사령관도 없어요. 그것은 거기에서 얘기할 문제예요.
 
◇ 김현정> 이런 이야기를 해요. 그 당시가 남북대화가,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이 막 뭔가 싹을 틔우려는, 남북대화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이 첩보 내용을 이렇게 편집을 해서 월북으로 몰아가려던 건 아니겠느냐 이런 짐작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무리수를 둔 거 아니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 박지원> 제가 대북 송금 특검으로 3년여 간 감옥을 살았습니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돼서 살았지만 지금 이 정부에서 그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정관이 합참의장을 조사하는 우리 정부에는 그런 일 없다. 이런 엉터리도 없어야 돼요. 왜냐하면 대북 정보력, 정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한다. 물어보십시오. 문재인 정부 5년 대북 정보 역량이 얼마나 강화됐고 한미정보동맹이 얼마나 강화됐고 국정원의 과학화가 얼마나 이루어졌는가를 비교하라고 그러세요.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더 강화하는 것은 지금 현재의 국정원이 할 일입니다. 안 한 일을 소설 쓰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여기에서 하나만 더 말씀드릴게요. 하태경 의원이 9월 21일 이 사건이 발생했는데 22, 23, 24일 국정원에다가 물었더니 모른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제 보니까 삭제 지시하고 했다. 제가 모른다고 한 것은 얼마나 잘한 일이에요. SI 첩보는 비록 정보위원이어도 안 해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정보위원이어도 얘기할 수 없었다. 그 말씀이신 거죠. 첩보이기 때문에.
 
◆ 박지원> 할 수 없죠. 그러니까 우리는 모른다고 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 박지원> 오죽했으면 윤석열 대통령님도 SI는 공개할 수 없다 했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팩트…
 
◆ 박지원> 이런 짓을 안보를 내세우는 집권여당, 국정원에서 이거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 김현정> 한 두세 가지만 더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그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나를 구조해 주십시오라고 쓰여 있는 부분은 삭제를 했고 월북을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저 사람이 했다 하는 부분만 남겨뒀다 이것도 다 아니라는 거죠.
 
◆ 박지원>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러면 대한민국 공무원인데 구조해 달라라고 하는 부분이 있기는 있었습니까? 그 첩보에?
 
◆ 박지원> 그것은 내가 책임전가가 아니에요. 정보위원회에서는 제가 다 부인했는데 모른다. 말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국방위에서 그 조각 첩보가 상당히 많이 국방위원들한테 보고를 해서 제가 화낸 적도 있어요. 이러면 안 된다. 한미정보당국의 동맹이 깨진다. 합의된 것만 발표해라. 북한에서 발사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미 정보 당국이 합의해서 발표합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은 이미 충분히 많이 말씀을 전에도 하셨고요. 제가 궁금한 건 이미 어제 하태경 의원이 발표하기를 대한민국 공무원인데 나를 구조해 달라라고 이대준 씨가 말한 부분이 쓰여 있었다라는 부분인데.
 
◆ 박지원> 그것은 국방위에서 그러한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어떻게 됐든 그 해수부 공무원이 관등성명을 북한에다 얘기한 건 사실이에요. 저도 그 얘기했어요.
 
◇ 김현정> 공무원이다.
 
◆ 박지원> 얘기하고 왜 삭제합니까?
 
◇ 김현정> 그 얘기를 다 하셨군요. 그 당시에.
 
◆ 박지원> 저도 했어요.
 
◇ 김현정> 국회에서. 그런데 삭제할 이유가 없다는 그 말씀.
 
◆ 박지원> 아니, 삭제를 해서.. 자, 눈 가리고 아웅이죠. 제 것만 삭제하면. 남이 가지고 있는데. 국가 기관이 가지고 있는데. 또 국정원의 메인서버에 있는데 그런 바보짓을 하겠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국정원 직원들이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과거 그 사람들이 그런 짓 하다가 다 국정원이 개혁된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좀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지원> 아니,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 김현정> 30초입니다.
 
◆ 박지원> 네, 지금 1급 부서장들도 또 27명을 대기발령하고 과거 사람들 데려다가 보직한다고 동아일보에 났네요. 이런 짓하면 안 돼요.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일단 말씀을 듣고요. 또 진행되는 걸 봐서 당사자 입장 확인이 필요할 때가 저희가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지원> 언제든지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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