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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장관, 미국서 FTA 비준 회고중 야당 전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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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CSIS 간담회서 외통위원장 시절 한미FTA 비준 당시 회고
"당시 야당이 경제 식민지, 51번째 주 될 거라며 격렬 반대해" 발언
"사실 여부와 별개로 장관이 해외서 야당 언급한 자체가 부적절"

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열린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한미동맹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미국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열린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한미동맹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미국 방문 중에 국정 운영의 협력 파트너인 제1야당의 전신을 비판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박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이 경제‧기술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어 2011년 한미 FTA 비준 당시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이었다면서 거센 여야 공방 속에서도 확고한 신념하에 비준을 성사시켰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 야당인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이 협정에 서명하면 한국은 미국의 경제 식민지가 되거나 51번째 주(州)가 되고 말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 주장을 믿지 않았다. 이 협정은 정말로 상호 호혜적이고, 두 나라가 모두 이익을 볼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발언은 한미 FTA 비준 당시 민주통합당의 입장과 역할에 대한 사실왜곡이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미 FTA는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여당이던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이후 본격 추진돼 이듬해인 2007년 타결됐다.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도 한미 FTA 반대 목소리가 있었지만 결과가 말해주듯 전반적 당론은 찬성이었다.
 
박 장관의 언급대로 민주통합당이 야당이던 2011년 무렵에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FTA 비준을 반대하고 재협상을 요구한 상황이었다. 
 
이에 민주통합당은 재협상은 불평등 굴욕협상으로 이어져 이익 균형이 깨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 반대에 나섰다. 이른바 '나쁜 FTA론'이다. 
 
따라서 박 장관의 말처럼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의 재협상을 반대하긴 했지만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며,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어쨌거나 지지층의 반대까지 무릅쓰고 한미 FTA를 타결한 것은 민주통합당(열린우리당)이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수년간의 복잡한 한미 FTA 협상 진행 과정에서 야당이 '재협상'에 반대한 사실을 고의든 실수든 빼먹었다. 마치 야당은 한미 FTA를 위시한 한미 경제‧기술동맹에 부정적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박 장관이 언급한 '미국의 식민지설'이나 '51번째 주 가능성'은 2011년이 아니라 2006년 첫 공론화 시점에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2011년에는 이미 한물 간 괴담 수준이었다. 명색이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소재로 보기엔 어려웠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닌 외교장관의 처신이기에 더욱 문제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희(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의원은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장관으로서 해외에서 야당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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