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게' 처우 경쟁 끝났나…IT '채용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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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네이버 "채용 정책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관리"
코로나 '일상전환'에 주가하락 등 배경으로 꼽혀
'인건비' 상승으로 어닝쇼크 바람 게임업계도 '고민'
게임 업체 대부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기본급 인상', '스톡옵션 지급', '포괄임금제 폐지'…

더 나은 조건을 내세우며 '개발자 모시기' 경쟁을 펼쳤던 IT 기업들이 채용 '군살 빼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과 개발자를 유인하기 위해 높였던 처우 개선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단 분석이다.  

네이버 "채용 정책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관리"

"올해부터는 신규 사업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공격적인 채용 정책 유지의 필요성 등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 영업이익률의 개선을 위해, 앞으로의 채용 정책은 18%의 순증 속도보다 훨씬 감소한 코로나 이전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네이버 김남선 CFO)

네이버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4월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규모지만,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보다는 14.1% 줄어든 것이다. 네이버는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인건비 등 영업비용을 줄이는 한편 해외 진출 등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주목할 건 '인건비 관리' 선언의 배경이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1100여 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했다. 네이버를 비롯한 IT 업계는 코로나19 등 비대면 확산으로 빠른 성장을 거듭했는데 이에 따른 연쇄효과로 개발 수요가 늘자 채용을 늘리고 보상 규모도 확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일상회복 전환 등으로 대외 환경이 변했다. 게다가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성장 둔화 등도 고려할 필요가 생겼다.

네이버 제공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이같은 결정엔 최근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부진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28만 7500원을 기록했다. 52주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해 7월 46만 5천 원과 비교하면 38%나 빠진 상태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3일 종가 기준 8만 57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6월 17만 3천 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 인력 등은 아무래도 계속 채용하겠지만, 네이버가 지난해처럼 대규모 채용을 지속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가 지난해 워낙 많은 채용을 한 것도 있다"고 전망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임직원 750여 명을 늘렸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인원을 '순증'해오고 있는데 내부에서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채용 계획을 일부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매출(1조 6517억 원)이 전년동기 대비 31% 늘었지만, 영업이익(1587억 원)이 전년동기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비용(1조 4930억 원)이 전년동기 대비 36%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영업비용의 28%를 차지하는 인건비는 4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 늘었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예정된 정기 채용, 수시채용 등을 진행할 것"이라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자회사가 있어 채용을 감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어닝쇼크 바람 게임업계도 '고민'

성남시 제공성남시 제공
실적부진 바람이 더 컸던 게임 업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인건비로 인한 영업비용 상승 역효과가 더 컸다.

업계에 따르면 신작 게임을 내놓거나 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 업체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

컴투스는 1분기 영업손실이 2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 177억 원과 비교해 적자로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333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비용이 13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7.3% 늘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이 중 인건비는 384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2.3% 증가했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19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넷마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3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성장했으나 영업비용은 64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인건비는 1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다.

펄어비스도 올해 영업이익이 5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0.3% 줄었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으나 이 중 절반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전년 동기 363억 원에서 436억 원으로 50.6% 늘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건 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정도다.

게임업체는 신작의 흥행여부에 따라 부침이 크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등 게임사들이 사업 다각화에 힘을 쓰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데, 개발자들이 부족했던 탓에 '몸값 올리기'가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게임개발이라는 '본업' 자체도 개발자의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산업이다.

하지만 인건비가 게임업계 '어닝 쇼크'를 촉발했단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대규모 채용은 지속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규모를 줄이진 못하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파격적 처우 개선은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이 가운데 위메이드 등 일부 게임사는 '전략적 인내'를 택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신규 채용, M&A 등 모든 방법을 통해서 할 것이다. 인건비 총량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재무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재를 적극 채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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