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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차투표' 설명하는 키워드는…인물·일꾼론, 反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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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서울지역에서 지난 6.1 지방선거 결과 중 눈에 띄는 특징은 '줄 투표'가 아닌 '교차투표'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구청장을 상대로 선전했다고 평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견제론 대신 인물·일꾼론을 더 강조했었어야 한다고 아쉬워 하는 등 서울 유권자들의 '인물 검증'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유권자들은 24개 모든 자치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주며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오 당선인은 20%포인트 차로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눌렀다.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인 곳은 4곳(강북·은평·금천·관악)에 불과했다.

지지하는 광역단체장의 기호대로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줄투표' 관행대로라면, 이번 선거에서도 오 당선인이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됐던 2006년처럼 구청장 25곳 모두, 혹은 대부분을 국민의힘이 차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국민의힘은 구청장 25곳 중 17곳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8곳을 지켜냈다. 국민의힘이 '더블스코어'로 압승했지만, 오 시장의 자치구 전승과 득표율을 감안하면 시장과 구청장 간 표심 차이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서울시장으로는 오 당선인을 택했지만,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교차투표'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구청장 공천을 관리했던 유경준 서울시당 의원은 "오 시장의 인기를 구청장들이 모두 받아내지는 못했지만, 현역 민주당 구청장이 대부분이 상황에서 굉장히 선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직 구청장들을 상대로 진 지역에서도 박빙 승부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힘 후보들의 인물경쟁력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자평했다.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바로 실현할 수 있는 구청장의 경우 인지도와 임기 성과를 바탕으로 한 현직 프리미엄이 상당하고, 때문에 새 정부 허니문 기간 등에도 구청장 선거에서는 중앙 정치의 '구도'와 '바람'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인물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당선된 민주당 소속 서울 8곳 구청장(성동·중랑·성북·강북·노원·은평·금천·관악) 후보 중 7명은 현직 구청장이고, 현직이 아닌 경우도 네 번째 도전에 성공하는 등 지역 기반을 착실히 닦아온 인물이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기대 이하의 성적표라고 평가하는 민주당은 구청장 선거 프레임을 전반적으로 '정권 견제론'으로 짠 것이 패착이었다고 보면서, 그나마 수성에 성공한 곳은 해당 지자체장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만약 인물론을 더 강조하는 선거운동 캠페인을 벌였다면, 더 많은 구청장들이 생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정권 출범 초기인데 견제론이 먹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본다"며 "정부 견제는 국회가 해야하고, 지자치단체장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자리로 생각하는 게 맞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을 보면 명확하다"고 말했다.

현역 프리미엄에 인물경쟁력까지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었음에도, 송영길 후보 공천으로 구청장들에게까지 피해가 갔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정당 보다 인물을 보고 표를 행사한다는 전제는 같으나, '잘못된 공천'으로 인해 인물 효과가 반감됐다는 설명이다. 홍영표 의원은 "시장선거에서 지더라도 한 5% 안, 적어도 10% 안에 그 후보가 들어가야 나머지 기초단체장 또 서울시의원, 기초의원, 이런 사람들에서 이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으로는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현 조은희 의원은 "선거 구도가 국민의힘에게 상당히 불리했던 2018년 선거에도, 저는 오히려 전보다 더 높아진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었다"며 "유권자들이 줄투표를 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지역 행정을 체감하며 확신을 갖고 구청장 선거에 응한다"고 구도와 바람을 이기는 인물 경쟁력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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