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2일 시청 본관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국민의힘이 25개 서울 구청장 몫 중 17곳을 차지하면서 4년 전 단 한 석을 제외하고 모두 내준 완패를 설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의 바람 속에서도 8곳을 지키며 간신히 균형추를 유지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17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8곳에서 각각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를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었다.
국민의힘은 종로(정문헌), 중구(김길성), 용산(박희영), 광진(김경호), 동대문(이필형), 도봉(오언석), 서대문(이성헌), 마포(박강수), 양천(이기재), 강서(김태우), 구로(문헌일), 영등포(최호권), 동작(박일하), 서초(전성수), 강남(조성명), 송파(서강석), 강동(이수희)에서 구청장을 배출했다.
민주당은 성동(정원오), 중랑(류경기), 성북(이승로), 강북(이순희), 노원(오승록), 은평(김미경), 금천(유성훈), 관악(박준희) 등 8곳에서 승리하면서 현역 구청장 절반이 생환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25개 구 모두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한 데 반해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8곳을 지켰다는 게 주목할 만하다. 유권자들이 보통 시장과 구청장의 정당을 일치해 투표하는 이른바 '줄투표' 경향이 강했던 게 서울 지역 투표 성향이었기 때문이다.
현역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프리미엄이 만만치 않았고, 민주당 후보들의 경우 중앙 정치와 거리를 둔 채 현장의 실제 성과를 바탕으로 '일꾼론'을 내세워 유권자에게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과거 줄투표 방식으로 '싹쓸이'를 하지 못한 데 아쉬움을 느끼거나 4년 만의 설욕이라며 기쁨을 누리는 대신,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도봉구와 구로구에서 승리했다는 데 고무된 이유기도 하다.
이같은 결과는 오세훈 시장이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정에서는 민주당과의 협치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출입기자실을 찾아 "25곳 중 24곳 자치구청장들과 당적이 다를 때도 업무 협의에 지장이 있었던 편은 아니"라며 "당적이 다른 자치구는 사업에 차질이 있을까 염려할 수도 있겠으나 그런 일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