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경기도 부천시 OBS경인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계양구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계양구을선거구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6·1 지방선거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인천 계양구 발전을 위한 핵심 공약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26일 계양구 선거방송 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OBS가 방송한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에 따른 규제 완화를, 윤 후보는 귤현 탄약고 이전을 계양 발전의 핵심으로 꼽았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상대방의 공약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하고, 고도 제한 완화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토론회에서 핵심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OBS 캡처
이재명 후보는 인천 계양구 발전의 걸림돌로 '김포공항'을 꼽았다. 계양지역이 공항과 맞닿아있다 보니 고도 제한 문제 등으로 개발 여건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인천 계양은 교통 요지이고 미개발 토지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김포공항에 따른 고도 제한 때문에 산업시설이나 기업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비행기 운행 시 발생하는 탄소문제 등으로 국내 단거리 항공편은 폐지하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강서지역과 김포지역, 계양을 엮어서 강남에 버금가는 새로운 강서 대개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형선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에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은 주민들의 민원도 있고 해서 2년 전 총선 때도 진지하게 고민했던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10년 이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10년 후 계획이라고 해서 10년 뒤까지 미뤄놓으면 그때는 바로 시작이 되나"라며 "지금부터 준비하고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고, 그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받아쳤다.
윤형선 "핵심은 귤현 탄약고…이전 부지까지 확보"
국민의힘 윤형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토론회에서 핵심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OBS 캡처윤형선 후보는 인천 계양구에 있는 '귤현 탄약고 이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귤현 탄약고는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며 "탄약고가 민간인 밀집시설에 들어와 있다 보니 굉장히 위험하고, 계양의 발전을 막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재 귤현 탄약고 인근에는 아파트단지와 함께 공항철도, 인천지하철 1호선인 계양역·귤현역이 위치해 있는 상태다.
윤 후보는 탄약고 이전을 위한 대체부지를 이미 마련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탄약고 이전에 대해선 중앙당과 함께 국방부의 의견을 듣고 논의했다"며 "멀지 않은 시간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고, 이전할 만한 장소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경기도 안양에서도 (탄약고 이전) 문제가 있어서 알아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수십만 평의 군사 규제를 받는 탄약고를 어느 지역이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탄약고 이전 부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전 부지가 있다고 말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탄약고를 이전하기보다는, 현대화와 지하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검증된 후보 vs 25년 연고…강점 내세우고, 약점 파고들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는 한편,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윤 후보는 자신은 '텃새', 이 후보는 '철새'에 비유하며 연고에서 우위에 있는 점을 부각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는 25년째 계양을 지켜오고 계양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해온 텃새와, 25일도 채 안 된 철새와의 선거"라며 "저는 앞으로도 계양을 도망가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욕심을 위해서 계양을 이용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계양구 주민을 우습게 알고, 금배지(국회의원)를 방패 삼아서 불체포 특권을 누리겠다고 도망쳐 왔다"며 "사탕발림에 속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올랐던 사실을 언급하며 인물론을 펼쳤다. 이 후보는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에서 이룬 성과로 대선 후보로까지 호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연고를 자꾸 주장하는데 연고가 있지만 능력이 없다면, 연고가 없어도 유능한 옆동네 사람이 같이 일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작은 기업의 CEO를 뽑아도 이전에 일을 잘 했는지 등을 보고 판단한다. 능력의 차이가 회사의 흥망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