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희 한국타이어 연구개발혁신총괄 부사장이 25일 충남 태안에서 열린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준공식에서 한국테크노링 코스와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승모 기자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시승차 BMW 320d가 4.6km의 고속주회로(High Speed Oval)에 들어서면서 속도를 올리자 온 몸이 뒤로 젖혀졌다. 시속 210km 안팎으로 38.87도 기울어진 경사 노면을 달릴 때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공중을 향해 오르는 착각에 빠졌다. 시승차 뒷자리에 앉아서 보면 기울어진 경사 노면만 보이는데 마치 테스트 트랙이 하늘로 뻗은 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25일 충남 태안군에 부지면적 126만㎡(38만 평) 크기의 아시아 최대 규모 주행 시험장 '한국테크노링' 문을 열고 공개했다. 6년 간 약 2300억원을 투자한 이곳은 모두 13개의 다양한 트랙을 갖춘 아시아 최대, 최장 테스트 노면을 갖췄다.
한국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전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이날 미디어 체험은 총 13개 테스트 구간 중 △일반도로(General Road) △마른 노면 핸들링(Dry Handling Circuit) △고속주회로(High Speed Oval) △젖은 노면 핸들링(Wet Handling Circuit) △젖은 노면 제동(Wet Braking) 등 다섯 코스에서 이뤄졌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고속주회로는 4차선, 총길이 4.6km로 이뤄진 테스트 구간이다. 고속 주행 환경에서 타이어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다. 일반적으로 테스트는 250km 안팎에서 진행되지만, 이날 체험은 안전 등을 고려해 최고 속도 210km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고속주회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체험을 위해 함께 한 인스트럭터는 "한국테크노링은 테스트 차량이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도록 설계됐다"며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다양한 타이어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젖은 노면에서의 핸들링과 제동력 테스트도 흥미로웠다. 이 구간은 도로 측면에서 물이 나와 도로를 비가 오는 것처럼 젖게 만든다. 시속 100km 속도로 코너를 돌아 나가거나 물에 젖은 코스를 달리다가 급제동할 때 타이어 성능과 제동 거리, 밀림 현상 등을 측정하는 구간이다. 노면에 1~10mm 정도 수심 차이를 둬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테스트하는 구간도 있다.
한국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전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일상에서 빗길 운전을 하지만, 고속으로 달리면서 코너를 돌거나 급제동을 하는 일이 거의 없는 기자에게 이번 체험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간혹 실험 영상을 보긴 했지만, 실제 차량에 탑승해 테스트에 참여한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시속 128km 속도로 이뤄진다고 하는데 이날 급제동 테스트는 안전을 고려해 100km/h에서 진행됐다. 마른 노면에서는 최고 속도 150km/h에서 테스트가 이뤄진다고 한다.
한국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컨트롤 타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이날 체험 코스마다 주행 느낌을 전하기 위해 사진과 영상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포기했다. 고속 주행과 급정지에 따른 중력 부담은 물론 100km 안팎에서 이뤄지는 회전 코스에 멀미를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5분 정도의 동승 체험을 마치고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돌아오자 테스트를 하고 있는 모든 차량의 속도와 위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한국테크노링 테스트 상황판. 김승모 기자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타이어와 차량의 반응을 다방면으로 테스트해 데이터화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이라며 "원천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연구에 응용하는 혁신 기술까지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