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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생략 속전속결' 한동훈 인사의 개운치 않은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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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창원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윤창원 기자
18일 검찰 간부 인사에서 관심은 전(前) 정부 때 중용됐던 고위급 간부들의 행선지로 쏠렸다. 법무부는 이날 인사를 통해 이성윤 서울고검장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등 4명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켰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찰 내 대표적인 한직으로 고위급 검사들의 '유배지'로도 불린다. 수사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리다. 이날 인사를 주도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역시 전 정권 시절인 2020년 6월부터 1년가량 이곳에서 근무했다.

이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만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서울고등검찰청장 등 4곳의 요직을 독식하는 등 이른바 친문검사의 대표주자로 꼽혀왔다. 이정수, 이정현, 심재철 검사장도 전 정부의 검찰 중요 보직을 맡으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한 장관이 문재인 정부 검찰 인사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이상 첫 인사에서 이들 4인의 법무연수원행(行)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과 한동훈 장관에 대한 '독직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차장검사마저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내는 과정을 놓고 말들이 많다 두 사람은 이날 인사에서 각각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통상 이런 방식은 검사들을 다른 기관에 파견 보내는 경우에나 찾아볼 수 있다. 좌천인사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처럼 '희한한' 인사 배경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검사를 4명까지만 임명토록한 규정이 자리잡고 있다. 대통령령이 규정한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법무연수원에 둘 수 있는 연구위원은 최대 7명으로 이 중 4자리만 검사를 임명할 수 있다. 결국 6명 모두를 법무연수원으로 보내기 위한 묘책이라면 묘책인 셈이다. 하지만 기발한 방법만큼이나 뒷소문도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편향된 검찰 인사를 바로잡겠다는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매끄러운 인사'로 보기에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법무부의 고심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검사는 국가가 신분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직책이어서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실제로 모든 검사는 보직을 갖도록 법이 보장하고 있어서 일반 기업에서처럼 아무런 보직을 부여하지 않는 '대기발령성' 인사를 시도할 수 없다. 고위급 검사들의 좌천성 인사에 단골처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가 등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검사장급 간부들의 경우 일선 지검장을 역임하다 고검 차장으로 전보 발령이 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여기자만 이들 6명에게는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 앞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생략한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검찰인사위원회는 검찰 인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로 마련됐지만 권장사항일 뿐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은 아니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번 인사에 앞서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은 사례는 지난 2017년 5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때가 유일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수완박 입법으로 검찰 수사가 오는 9월부터 많은 제약을 받기 전에 중요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빠른 인사가 불가피했다는 당위론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전 정부에서 임명된 위원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 자체를 신뢰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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