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평일 낮 12시 30분~1시)
■ 진행 : 김도현 변호사 (법무법인 영)
■ 출연 : 고석찬 해설사
◇ 김도현>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도 1천 년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길, 전라북도 천리길. 44개로 이루어진 전북 천리길을 매주 하나씩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내 친구 전북 천리길을 소개합니다. 지난주에는 은빛 물결이 함께하는 내 마음의 산책로 군산 물빛길을 다녀왔었죠. 오늘은 정읍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오늘 천리길 안내해 주실 고석찬 해설사님 자리했습니다. 해설사님, 안녕하세요.
◆ 고석찬>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도현> 오늘 소개해 주실 길은 어떤 길인가요?
월영습지 1. 고석찬 해설사 제공
백양꽃길 2.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오늘 소개해 드릴 길은 정읍사 오솔길인데요. 정읍에는 총 3개의 천리길이 있어요. 그중 제1코스입니다. 1코스라서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린 것은 아니고 이 길이 정읍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고 있고 접근성도 용이해서 천리길 이전부터 다양한 테마를 길 위에 녹여내서 트레킹을 좋아하는 분들과 또 걷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아름다운 산들길이에요. 저 또한 해설사를 하기 전부터 10년간 이 길을 걸어서 많이 애정이 가고 즐겨 하는 길입니다.
◇ 김도현> 10년간 걸으셨다고요?
◆ 고석찬> 네.
◇ 김도현> 질릴 것 같은데. (웃음)
◆ 고석찬> (웃음) 그만큼 좋아서 자주 찾게 되더라고요.
◇ 김도현> 네. 걸을 때마다 어떤 느낌을 주는 길인가요?
정읍사오솔길2.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저와 동행한 많은 분께서 길이 참 좋다, 힐링된다. 또 녹색 숲이 참 아름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걸을 때마다 들에 핀 백합이라는 말씀이 생각나면서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느끼거든요.
◇ 김도현> 길에서요?
◆ 고석찬> 네. 오솔길에 핀 작은 풀 한 포기조차도 존재 이유와 목적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식물들은 엽록체를 통해서 빛을 흡수하고 또 이 흡수한 빛으로 수분과 이산화탄소로 자가영양을 하고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내뿜는 이런 광합성 작용을 하는데 우리 인간이 마시는 공기 중의 비율이 산소와 질소가 2:8 비율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중요한 산소를 식물들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그래서 참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 김도현> 이 오솔길을 걸으시면서 과학 공부를 하시는 건가요?
◆ 고석찬> 아, 아닙니다. 이 오솔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이런 풀들, 나무, 꽃들, 이런 식물들을 인간들이 잘 가꾸고 보존하고 지켜내야 하는 이런 문화 명령을 잘 수행해야 하지 않나.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서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도현> '길이 정말 좋다, 힐링된다, 녹색 숲이 아름답다.' 이렇게 지인분들이 말씀하신다는데 이렇게 녹색 숲이 아름답다는 것을 볼 정도라면 길이 약간 걷기 여유로운 쉬운 길인가 봐요?
◆ 고석찬> 네, 혹시 트레일 러닝 들어보셨나요?
◇ 김도현> 네?
◆ 고석찬> 트레일 러닝. (웃음)
◇ 김도현> 무슨 러닝이요? (웃음)
◆ 고석찬>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나 트랙이 아닌 산이나 초원 이런 숲길, 자연 속을 달리는 운동인데.
◇ 김도현> 아, 네.
◆ 고석찬> 혹시 설악산이나 북한산 같은 이런 산을 달려서 가라고 하면 엄청 힘들겠죠? (웃음)
◇ 김도현> 거기는 못 가죠.
정읍사오솔길 3.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정읍사 오솔길이 이런 트레일을 달리거나 트레킹을 할 수 있는 평탄한 숲길로 되어 있고.
◇ 김도현> 아, 그렇군요. 지금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 들어오시면 정읍사 오솔길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말 평평하네요.
◆ 고석찬> 거리는 총 8km 정도 되고요. 물론 중간중간 높고 낮음의 고저가 있기도 하지만 일반 성인의 보속과 보폭을 고려했을 때 시간당 3km에서 4km 정도 걸을 수 있고 종점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난이도 보통의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 김도현> 네, 중간중간 높고 낮음의 고저가 있다면 약간 러닝머신 달리는 그런 기분일 것 같습니다. (웃음) 정읍사는 원래 백제가요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요?
정읍사공원 1.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네, 맞습니다. 이 길은 스토리와 테마를 가지고 있는데요. 먼저 정읍사라는 명칭은 백제가요 사부곡인 정읍사인데 사랑하는 남편을 향한 아내의 그리움이 노래로 남은 것이고 이 정읍사를 토대로 길이 만들어졌는데 길을 걸으면서 사랑을 돌아보고 앞길을 다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설화에는 아내가 남편을 기다렸던 언덕에 망부석이 남아있다고 전해지는데 지금은 아양산 중턱에 있는 정읍사공원에 백제 여인의 망부상이 남편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있답니다.
◇ 김도현> 이 길을 걸으면서 정읍사 공원도 볼 수 있어요?
◆ 고석찬> 네. 그래서 저는 시작점에서 바로 출발하기 전보다는 정읍사공원을 한번 둘러보시고 출발하는 것을 추천드리고요. 그리고 산길 위에 올라서면 총 6.4km의 한 구간을 정읍사를 스토리텔링해서 만남, 환희, 고뇌 또 언약, 실천, 탄탄대로, 지킴 등의 작은 테마를 나누어 부부나 연인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길 위에 녹여냈죠.
7가지 테마 길. 고석찬 해설사 제공◇ 김도현> 저 진짜 딱 '환희, 고뇌, 언약, 실천, 탄탄대로, 지킴' 이렇게 들으면서 정말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구나, 그런 스토리구나 생각했어요. 저 남편이랑 한번 걸어야 하겠습니다.
◆ 고석찬> 예를 들면 먼저 만남이나 환희의 언덕을 지나면 숨이 꽤 차는데 드디어 고뇌의 길에 접어든다, 이런 내용을. (웃음)
◇ 김도현> 제가 지금 좀 숨차고 고뇌의 길이거든요. (웃음) 그래서 한번 걸어봐야 하겠습니다. 정읍사공원부터 시작해서 어떤 경로로 걷나요?
천년고개. 고석찬 해설사 제공
정읍사오솔길 1코스 입구. 고석찬 해설사 제공
경로. 전북도 제공. ◆ 고석찬> 시작점은 시기동 정읍사공원이 있는 천년고개인데 아양동고개, 장구넘이재라고도 불려요. 정읍사공원에서 천년고개를 조금 오르다 전북과학대학교 생활관 건너편으로 가면 정읍사 오솔길 1코스 숲길을 알리는 입구가 보이는데 여기서부터 정읍사 오솔길 시작입니다. 종점은 내장산 문화광장이 있는 월영마을인데 마을 이름이 참 예쁘죠?
◇ 김도현> 예뻐요.
◆ 고석찬> 달이 드리우는 마을이라고. (웃음) 여기서 왔던 길을 역으로 다시 갈 수도 있고 천변을 따라서 정읍사공원으로 원점 회귀할 수 있습니다.
◇ 김도현> 천변 따라서 걷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꼭 봐야 하는 포인트 3가지가 있다면요?
두꺼비바위.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그래서 제가 메모해서 왔는데 (웃음) 정상 부근 4구간인 언약의 길 시작점에 있는 두꺼비바위예요.
◇ 김도현> 두꺼비바위요?
◆ 고석찬> 네.
◇ 김도현> 두꺼비처럼 생겼나요?
◆ 고석찬> 네, 바위 모양이 두꺼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 바위 옆에는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려 있거든요. 그래서 혹시 연인끼리 오시면 이 자물쇠를 준비해서 남산타워에 있는 자물쇠처럼 달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도현> 챙길 것이 많네요.
언약의 길.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네. (웃음) 그리고 두 번째 포인트는 바로 전 언급한 총 7구간으로 나눠진 소주제를 즐기며 걷는 것인데요. 구간별 시작점에 표지판으로 안내되어 있으니 각 테마를 생각하며 길을 걸어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인생과 사랑의 과정을 길로도 비유하잖아요.
◇ 김도현> 아, 그렇죠.
◆ 고석찬> 그래서 이 길을 걸으면서 한번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웃음)
◇ 김도현> 갈수록 남편과 걸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세 번째 포인트는요?
백양꽃길 1.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세 번째 포인트는 백양꽃길입니다. 종점 월영마을로 내려가는 이 길이 포장된 내리막길인데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위에서 걸어갈 수 있는 백양꽃길이 나와요. 나무 표지판으로 안내가 되어 있으니까 이 사이사이의 이런 백양꽃잎도 보고 계곡물 소리도 들으면서 내려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도현> 백양꽃길이면 지금 혹시 백양꽃이 피는 때인가요?
◆ 고석찬> 꽃은 늦여름 또는 가을에 피는데 지금 녹색 잎이 아름답게 피어있거든요.
◇ 김도현> 얘네들이 지금 준비하고 있군요.
◆ 고석찬> 네, 그렇습니다.
◇ 김도현> 좋습니다. 전북 천리길 중 유일하게 국가 생태관광지를 가지고 있다고요?
◆ 고석찬> 맞습니다. 전북 천리길 중 유일하게 국가 생태관광지를 가지고 있는 길이 바로 정읍사 오솔길 1코스예요. 우리 전라도 내에 생태관광지가 많이 있지만 이렇게 순천만처럼 국가 생태관광지로 지정된 지역이 고창하고 정읍이 있거든요.
◇ 김도현> 아, 그래요?
◆ 고석찬> 네. 그중에서 이 정읍사 오솔길은 국가 생태관광지인 월영습지와 함께 있습니다.
◇ 김도현> 진짜 몰랐어요. 월영습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면요?
월영습지 2.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오솔길 3분의 2 지점 정도에 가면 월영습지 탐방안내소가 있어서 자연환경 해설사분들과 함께 4개의 크고 작은 습지를 둘러볼 수 있어요. 특히 월영습지는 절대보존등급 1등급으로 평가받아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을 뽐내고 있거든요. 또 대부분의 습지가 산지나 평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 김도현> 그렇죠.
◆ 고석찬> 그런데 월영습지 같은 경우는 산 정상부 일대 분지에 형성된 산지습지거든요. 그래서 평지와 산지의 특성을 모두 가진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서 습지의 보존 가치가 아주 높아요. 저는 이 오솔길을 걸을 때마다 월영습지를 한 바퀴 둘러보는데 이 천리길을 걸으면서 산 정상에 습지도 본다. 정말 환상적인.
◇ 김도현> 산과 물을 다 느낄 수 있는.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길이 어떤 길인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 고석찬> 두 발이 아닌 오감으로 긴 선을 따라 걷는 여행이다.
◇ 김도현> 네, 좋습니다. 오감으로 선을 따라 걷는 길이요.
월영습지 3.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네. 새와 곤충의 울음소리 또 바람 소리는 귀로 듣고 온몸으로 느끼고 또 풀내음, 꽃내음도 코로 맡고 녹색 숲도 보면서 간식도 먹으면서 이렇게 오감으로 긴 선을 따라 걷는 길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 김도현> 지금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 들어오시면 우리 해설사님의 반짝반짝한, 오솔길을 너무나 사랑하는 푹 빠지신 해설사님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길을 걷고 난 후에 우리가 또 먹어야 하잖아요.
◆ 고석찬> 종점까지 다 와서 다 끝났다. 끝난 것이 아니죠. (웃음)
◇ 김도현> 먹어야지. 먹어야 끝나죠, 우리가. (웃음)
◆ 고석찬> 네, 먹는 것까지 포함입니다. (웃음) 참 즐거운 걷기 후에 뭘 먹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이 남아있는데 특히나 정읍에 맛집이 너무 많아서.
◇ 김도현>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요.
◆ 고석찬> 꼭 하나 짚어서 고르기가 참 힘든데 그래도 오래 걸었으니까 원기보충하는 차원에서 대부분 고기는 실패하지 않잖아요. (웃음)
◇ 김도현> 고기는 진리죠.
숯불갈비.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시기동에 가면 숯불갈비 가게가 있는데 갈비가 아주 맛있어요. 참 오래 걸었는데 고기 구울 힘도 없다 하신 분들에게.
◇ 김도현> 아, 손 하나 까딱 못하겠다.
◆ 고석찬> 고기가 다 구워져서 철판에 담양식 숯불갈비 스타일로 나오기 때문에 바로 잘라서 드시면 되고요.
◇ 김도현> 너무 좋다, 너무 좋다.
◆ 고석찬> 그다음에 식사하셨으면 후식을 드셔야죠.
◇ 김도현> 진짜 끝이 없네요. (웃음)
쌍화차.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웃음) 우리 정읍은 쌍화차 문화거리가 있을 정도로 쌍화차가 아주 유명한데 백종원 씨도 정읍에 와서 커피 대신 테이크아웃 했다는 그런 쌍화차를 전통찻집 분위기와 함께 꼭 드셔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김도현> 제대로 보양하고 갑니다. 아까 잠깐 고기 사진 봤는데 불판이라고 해야 하나요. 불판에 고기가 차고 넘치네요. 침이 막 꼴깍꼴깍 넘어가는데 이 길과 또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주변 관광지가 있다면요?
◆ 고석찬> 종점지가 월영마을인데 월영마을에서 내장산 국립공원 입구까지가 2km 정도로 가까운데 내장산 국립공원을 한번 정산까지 꼭 올라가셔라.
◇ 김도현> 네?
◆ 고석찬> 하면 쓰러지시겠죠. (웃음)
◇ 김도현> 지금 고기 먹이고 다시 올라가라는 건가요? (웃음)
솔티숲. 고석찬 해설사 제공◆ 고석찬> 올라가지 않으셔도 초입에 내장호라든지 조각공원 또 그 조각공원 안에 있는 구름다리가 있기 때문에 그 주변을 둘러보시는 것도 추천하지만 그 초입 송죽삼거리에 솔티마을이라고 불리는 송죽마을이 있어요. 그 송죽마을 안에 국가 생태관광지인 솔티생태숲이 있습니다. 이 솔티숲에는 솔티 체험장과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짚라인, 전망대 또 조각공원까지 이어지는 솔티 옛길을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인데 저는 이 천리길을 계획하신다면 이왕 하루 정도의 넉넉한 시간을 가져서 월영습지와 솔티숲은 꼭 한번 둘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김도현> 이거는 1박 2일 코스인데요? 하루 정도가 아니고 1박 2일로 가야 하겠습니다. (웃음) 제가 정읍이 저희 어머니 고향이어서 꽤 많이 놀러 갔었는데 이렇게 좋은 길과 습지. 월영습지는 정말 처음 들어봐서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좋아요. 가볼게요.
◆ 고석찬> 특히 지금 봄이 주는 아름다움이 환상적이기 때문에 꼭 한번 지금 방문하시기를.
◇ 김도현> 아까 잠깐 언급했지만 저는 남편과 꼭 한번 그 스토리를 따라서 가보겠습니다. 전라북도의 아름다움을 걸으면서 만끽하는 명품 여행길, 전라북도 천리길. 오늘은 44개의 길 중 두 번째 길 정읍 오솔길 1코스를 함께 걸어봤습니다. 진짜 조만간 꼭 가서 걸어볼게요. 고석찬 해설사님, 멋진 안내 감사했습니다.
◆ 고석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