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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했다고 욕설에 씨받이 취급한 공무원…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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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했다고 '찌질이·새X' 공무원 막말
사과할 땐 '나는 공무원이라 결혼 잘할 것'
국제결혼한 사람들, 씨받이 취급하기까지
9개월 동안 공식적 조치 없어, 소송 진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욕설 피해자 (익명)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황당한 제보 사건을 다루겠습니다. 서울 은평구 주민센터의 공무원이 한 다문화가정을 향해서 어처구니 없는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일단 그 공무원이 뭐라고, 전화 수화기를 통해서 뭐라고 얘기를 했는지 한번 들어보시죠.
 
★ 은평구 공무원>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거잖아요. 거지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가면 바로 돼요?' 아유, 지금 왔었겠다, XX야.

◇ 김현정> 이게 지금 민원인이.. 시민이 수화기를 통해서 들리는 내용을 녹음을 한 거예요. 아니, 어떻게 공무원이 민원인한테, 시민한테 이런 말을 하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데요. 이 내용을, 이 욕설을 들은, 이 내용을 녹음한 시민을 직접 연결해 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이게 도대체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데, 도대체 저 공무원이 저런 말도 안 되는 욕설을 어떻게 수화기를 통해서 하게 된 거죠? 어떤 상황입니까?
 
◆ 피해자> 그때 상황은요. 제 아내가 외국인인데 외국인 같은 경우에 좀 주민등록 관련 절차가 좀 복잡해서 그거 관련해서 제가 문의를 드렸죠. 그래서 잠깐 문의를 드리고 제가 '예, 알겠어요, 예' 이러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어요.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방금 음성 나간 것처럼 공무원 분이 심하게 욕설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 얘기는 전화가 끊어진 거라고 생각하고 옆에 있는 공무원한테 말하자면 뒷담화를 한 거군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주민센터에서 유선전화를 받아서 아마 내려놓는 과정에서 이게 잘 안 끊어진 거예요. 그런 다음에 바로 옆에 있는 동료한테 '드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이런 얘기를 한 거예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피해자> 그래서 제가 좀 처음에 그 욕을 듣고, 제가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가 하면 우리가 서류를 준비해야 될 게 뭔가 궁금해서 그때 저희가 메모할 게 없어서 녹음을 하고 있었어요.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공무원이 알려주면 그거를 메모하려고 녹음을 하고 있었는데 녹음을 하고 있는 중간에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니까 그 소리를 듣고 나서 너무 좀 어이가 없어서 한참 멍하니 있다가 제가 잠시 후에 항의전화를 드렸죠.
 
◇ 김현정> 저러고 나서 그러면 그 공무원이 수화기 잘못 놓인 건 알고 자기가 다시 놨어요?
 
◆ 피해자> 네, 계속 욕설 하시고 그러고 자기가 수화기를 잘못 올려놓은 걸 알고 다시 전화를 확실하게 끊으셨죠.
 
◇ 김현정> 그래서 선생님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다시 거셨어요?
 
◆ 피해자> 네. 전화를 걸어서 왜 이렇게 욕을 심하게 하셨냐고 여쭤 보니까 처음에는 저한테 욕한 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변명을 하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시인을 하고,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죠. 공무원께서.


◇ 김현정> 만나셨습니까?
 
◆ 피해자> 그날 저녁에 퇴근하고 만나고 싶다고 해서 커피전문점에서 만났고요. 그때 혼자 오신 거 아니고 직장 선배랑 같이 오셨더라고요. 갑자기.
 
◇ 김현정> 공무원 선배랑.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런데 그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또 문제가 있었다 던데 그건 무슨 얘기예요?
 
◆ 피해자> 사과를 하러 오셨는데 말을 저한테 되게 막, 사과를 하러 오신 분들이 저한테 말씀을 막 하시는 거예요.
 
◇ 김현정> 그 막한 부분을 혹시 몰라서 또 녹음을 해 놓으셨더라고요. 그걸 한번 좀 들어볼까요. 직접.
 
★ 은평구 공무원>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정말 막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거든요. 매체에서 보고.
 
◇ 김현정> 그러니까 '선생님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외국인하고 결혼한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건 줄 알았어요' 이런 해명인가요?
 
◆ 피해자> 변명이죠, 그냥.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변명만 하는 거였죠. 저한테 저를 지칭한 말이 분명히 맞는데. 한마디로 제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냥 제 아내를 씨받이로 취급한 거죠.
 
◇ 김현정> 거기에서 항의 안 하셨어요?
 
◆ 피해자>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죠. 어안이 벙벙해서. 그리고 좀 있다가 그분이 또 계속 말을 하시는 거예요. '자기는 9급 공무원 정도 되니까 자기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잘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좀 민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 말을 들으니까 자기는 9급 공무원이라서 앞으로 결혼 잘할 건데 당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니까 한국 사람이랑 결혼 못 하고 외국 여자랑 결혼한 거 아니냐 이런 취지로 들렸어요.
 
◇ 김현정> 많이 어이가 없는데.. 그러니까 '나는 공무원이어서 결혼을 잘 할 것 같아서 제가 오만한 생각이 들었나 봐요' 이걸 또 사과랍시고 한 겁니까?
 
◆ 피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거는 뭐 가족 전체가, 특히 부인이 이 소식을 듣고는 많이 충격도 받고 화도 나셨을 것 같은데요.
 
◆ 피해자> 아내가 키르기스스탄 출신이지만 거기에서 명문가 출신이에요. 형부도 경찰청 차장이시고 또 사촌오빠도 키르기스스탄 부총리세요.
 
◇ 김현정> 그리고 명문가 출신 아니어도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그렇죠?
 
◆ 피해자> 제가 그 얘기를 하는 건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어요. 아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가 한국에 와서 갑자기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공무원한테 이런 식으로 씨받이 취급을 받으니까 정말 너무 충격을 받았고요. 아내가 한국에 대해서 항상 좋은 생각을 가지고 한국에 가면 행복하게 잘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공무원한테 이런 대접을 받으니까 참 한국에 계속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한국이 싫다, 한국에 계속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나올 정도로. 주민센터 쪽에서는 어떤 조치가 없었습니까? 개인적으로 사과한 게 끝인가요?
 
◆ 피해자> 이게 작년 8월 사건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거의 9개월 정도 지난 상태니까 저희는 좀 정식으로 동장님이 사과 전화를 한다든지, 이런 사후 절차가 있을 줄 알았는데 사건 이후에도 9개월 동안 동장님이 사과 전화 한번 안 하시고 그냥 사건은 없었던 걸로 하려는 걸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좀 이 부분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해야겠다 싶어서, 이주민을 도와주는 '이주민센터 친구'라는 단체에 가서 상담을 하고 거기에서 그러면 법률적인 지원 같은 걸 해 주겠다 그래서 소송을 지지난주 금요일날, 5월 6일날 제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개인적인 공무원의 일탈로 생각하고 그냥 꼬리 자르고 넘어가려는 것에 대해서 참을 수가 없다. 좀 세상에 알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론화까지 하셨어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잘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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