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 쌍용차 제공상장 폐지 위기를 넘기고 인수전 7부 능선을 넘은 쌍용자동차의 회생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인수 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쌍용차의 미래차 전환을 비롯해 안정적인 성장 동력 마련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보유 중인 철강과 이차전지, 친환경 등 다양한 사업이 쌍용차 정상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쌍용차의 상장 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올해 12월 31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상장 유지가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재매각 자체가 무산돼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매매거래 정지는 유지되지만, 쌍용차로서는 큰 고비를 넘겨 한숨 돌린 상황이다.
여기에 같은 날 인수 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쌍용차의 회생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KG그룹은 앞선 인수·합병을 통해 철강과 화학은 물론, 친환경·에너지, IT, 컨설팅, 미디어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인수한 동부제철(현 KG스틸)은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KG그룹이 철강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IT 등 자동차 산업과 협업 가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쌍용차 정상화 운영 방안을 찾아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차량용 요소수 생산 설비를 갖춘 KG케미칼이나 신소재와 친환경 연료 등을 생산하는 KG ETS와의 협업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최종 인수와 정상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KG그룹이 자금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채무와 운영자금을 고려하면 최소 9천억에서 1조원가량이 필요하다. 여기에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비와 고용 승계도 변수다.
또한 공개 입찰에서 최종 인수자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쌍용차 매각은 공개 입찰 과정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나오면 최종 인수자가 바뀌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KG그룹 컨소시엄이 유력한 분위기지만,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던 쌍방울그룹 광림 컨소시엄도 "포기 없이 끝까지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광림 컨소시엄은 컨소시엄에 참여를 검토하던 KB증권이 투자계획을 철회하면서 자금력이 달려 승부가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뒤집기 위해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쌍방울그룹 광림 컨소시엄은 예비실사에 참여했던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임찰 담합'이라며 효력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