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인철 후보자 사퇴, 다른 후보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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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교육부총리 후보자 사퇴 새 정부 낙마 첫 사례
온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혜택 의혹에 제자의 술자리 박사논문 심사 의혹까지
아빠찬스 의혹 등 갖가지 의혹 제기되고 있는 정호영 후보자에 관심
새 정부 출범하고 정책 수행에 걸림돌이 되서는 안될 것
후보자 스스로 판단하고 지나친 감싸기도 부적절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자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자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사퇴했다. 윤석열 당선자가 꾸린 새 내각에서 처음으로 낙마한 사례가 됐다.
 
김 후보자는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명을 하지 않겠다는 김 후보자의 말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해명을 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김 후보자는 공직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자마자 여러 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후보자 자신은 물론 부인과 아들, 딸이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1996년부터 2년간 장학금을 받았고, 배우자 이 모씨와 두 자녀들 역시 순차적으로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유학했다. 장학금의 액수만 수억 원대에 이른다. 혜택이 큰 만큼 선정기준도 까다롭고, 해외 체류 경험이 적은 대상자를 우선 선정하는데 두 자녀 모두 미국 체류 경험이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총장을 역임하고,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까지 지낸 '아빠'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만하다.
 
여기에 교비횡령, 논문 표절의혹 뿐 아니라 거론하기에도 민망스러운 '방석집'이라는 곳에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했던 사실까지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지방선거에 출마한 제자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자서전에 따르면 "이 박사, 술 한 잔 받게"라는 주심 교수의 말과 함께 통과됐다고 하는데, 술 한 잔이 박사논문의 최종 통과기준이라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할 정도다. 결국 여러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김 후보자는 공직후보자의 자리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김인철 후보자와 함께 갖가지 의혹에 휩싸인 공직후보자가 또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다. 정호영 후보자 역시 '아빠찬스'논란이 일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 최고위직에 있을 때 딸과 아들은 경북대 의대에 나란히 편입학했다. 아들의 경우 한 차례 낙방한 전력이 있었는데 전형방식이 바뀌면서 합격한 사례다. 전형 당시 입학처장이 정 후보자와 함께 논문을 쓴 공저자인데 6차례의 평가과정에서 두 자녀에게 5번이나 최고점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의대에 입학한 아들은 병역판정에도 의혹이 있는데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다. 정 후보자 본인도 여러 가지 의혹에 휩싸여 있다.
 
코로나 발생 초기 대구에서 집중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던 시기에 수차례 저녁 회식을 하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 회식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는데, 이 시기는 신천지의 은폐와 방해로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가 대구 지역에 집중됐고, 식당 같은 다중 이용시설은 물론 외출조차 조심스러웠던 시기였다.
 
여기에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업무추진비의 부적절 사용 의혹, 외유성 출장 등 검증이 계속되면 될수록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후보자 이런 의혹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명쾌하게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공직 수행에 대한 의지는 강고한 것인지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내각을 이끌어야 할 한덕수 총리 후보자도 혹독한 검증과 함께 청문회에서 힘겨운 해명에 나서고 있다. 주요 직책인 교육부총리가 낙마한 상황에서 정호영 후보자의 '버티기'는 새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사퇴 여부는 무엇보다 당사자의 판단이 우선이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자 본인이 조국 전 법무장관 자녀의 '입시비리'에 대해 혹독한 수사를 벌였고, 이른 바 '아빠찬스'를 선거전략으로 삼았던 점을 감안하면 정 후보자의 '아빠찬스'는 변명할 수 없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자 측에서도 후보자에 대한 지나친 감싸기는 멈춰야 한다. 국회까지 야당이 점령한 '여소야대' 국면에서, 부적절한 장관후보자들은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정책을 펼치는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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