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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권영세 일가에 돈 대준 대한방직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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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방직, 권영세 형·동생 사업에 11억 원 투자
권 형제 사업권 포기해 200억 받았지만…지분 있던 대한방직, 투자금 '손실' 처리
회사 감사 및 소액주주, 설범 대한방직 회장 고발…"업무상 횡령"
경찰, 서울청 금수대 배당하고 수사 착수…고발인 "권영세에 제공한 정치자금 의심"

권영세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 글 싣는 순서
① [단독]권영세 주중대사 시절 가족법인 中사업 무산 대가 200억 수령
② [단독]권영세 일가 中커피 사업 전주는 대한방직…잇따른 의혹들
③ [단독]권영세 비상장 5만주, 홍콩 명부엔 없다
④ [단독]경찰, 권영세 일가에 돈 대준 대한방직 수사 착수
(계속)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형제에게 대한방직과 관련 회사 등이 거액의 돈을 투자한 사실이 CBS노컷뉴스 단독 보도로 드러난 가운데, 경찰이 관련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팀에 배당하는 등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의 핵심은 권 후보자 형제에게 약 11억원을 투자한 대한방직이 이를 돌려받지 않고 모두 '손실 처리'했다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권 후보자 형제가 경찰의 직접 수사 대상은 아니지만, 돈의 행방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대한방직 현직 감사들과 소액주주 연합 대표 A씨가 지난 7일 대한방직 설범 회장과 김인호 대표를 특가법상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앞서 경찰은 A씨와 소액주주들이 설 회장 등을 상대로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 정보이용금지)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약 1년 동안 수사한 끝에 지난해 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한 바 있다. 이번 고발장에도 해당 의혹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봐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통상 결론이 난 사건을 다시 고발하면 '각하' 처리된다. 하지만 이번 고발장에는 대한방직이 권 후보자 형제에게 돈을 댄 의혹이 새롭게 추가됐다. 경찰은 추가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고발장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2012년 5월쯤 권 후보자의 형과 동생은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커피빈' 중국 사업을 위해 홍콩에 자회사로 'TNPI HK'를 세우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 투자는 '가비삼합자조합'을 통해서 이뤄졌는데, 대한방직은 이곳에 11억 5500만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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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형제가 처음 TNPI HK의 주식을 발행했을 당시 액면가는 1주당 1천원 정도였다. 가비삼합자조합은 투자를 대가로 주식 4만 2천여주를 받았는데, 이는 1주당 약 3만 9천원 꼴이었다. 액면가보다 약 39배 높은 가격으로 매수한 셈이다.

문제는 대한방직이 이후 2017년 투자한 금액을 회계상 모두 '손실 처리'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대한방직은 2018년 사업보고서에 해당 금액의 지출에 대해 '사업 관련 출자'라고 했다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투자 자문'으로 바꿔 기재하는 등 수상한 정황도 드러났다.

반면 TNPI HK는 2015년 8월 중국 내 사업권을 커피빈 미국 본사에 전부 넘기는 대가로 1800만 달러(한화 약 212억원)를 지급받았다. 지분비율에 따라 권씨 형제에게는 약 160억원이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다른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이는데, 서류 상으론 대한방직은 이를 회수하지 않고 손실 처리했다.

TNPI HK는 권영세 후보자의 친형과 동생이 설립한 해외(홍콩) 법인이다. 권 후보자 본인도 비상장 주식 5만주를 보유했다가 팔았다는 기록이 공직자 재산신고에 적시돼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외에도 설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이용된 실질적 자회사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아세아세라텍(지분비율 : 대한산업 39.96%, 설 회장의 모친 임희숙 25.2%) 또한 2012년 16억여원을 주고 TNPI HK의 모회사격인 'TNPI(서울 법인)'의 주식을 액면가의 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고발인들은 "대한방직이 TNPI HK의 자산에 대해 일정 지분이 있으므로 상식적으로 전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며 회계적으로 전부 손실처리 해버렸다"며 "설 회장이 투자금 상당을 개인적으로 반환 받은 뒤 이를 재원으로 딸 설모씨에게 증여해 해외 법인을 설립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같은 범법행위가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설 회장이 수십 년간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강력한 뒷배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권 후보자에게 우회적으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TNPI HK가 수령한 1800만 달러가 처분된 내역을 확인하면 설 회장이 개인적으로 수령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세아세라텍의 사업 목적과도 전혀 관계없는 TNPI 주식을 왜 액면가의 3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매수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권 후보자 일가와 대한방직과의 관계는 최근 CBS노컷뉴스의 단독 보도(관련기사 : [단독]권영세 주중대사 시절 가족법인 中사업 무산 대가 200억 수령, [단독]권영세 일가 中커피 사업 전주는 대한방직…잇따른 의혹들, [단독]권영세 비상장 5만주, 홍콩 명부엔 없다)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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