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논문·가짜 수상경력, 단지 조민 뿐일까?"[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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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대치동> 저자 조장훈, 박상규 셜록 기자

"정호영 후보자 아들 편입…냄새가 난다"
"서울대 의대 논문 참여한 학생들, 꼭 의대 가더라"
"연구부정 판정받은 서울대 논문, 학회는 모르더라"
"학생 논문 부정, 부모보다 교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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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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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대치동> 저자 조장훈, 박상규 셜록 기자




◇ 박재홍>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의대 부정 편입학 의혹으로 미성년자의 논문 부정 의혹이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오르고 있죠. 국립대학에서만 24건이 확인됐지만 입학 취소 통보를 한 사례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간에는 이러한 논문 부정 사례들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있는 탐사보도매체 셜록의 박상규 기자, 그리고 20여 년 동안 대치동에서 논술 강사, 입시 컨설턴트로 활약을 하셨고 최근에는 우리 사교육의 현실을 담은 책이죠, 대치동을 쓴 분이세요. 조장훈 작가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상규> 안녕하세요.

◆ 조장훈>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박상규 기자님, 조장훈 작가님. 우리 진중권 작가님과 김성회 소장님과도 인사 나눠주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상규> 안녕하세요.

◆ 조장훈> 안녕하세요.


◇ 박재홍> 스튜디오가 꽉 찼습니다. 일단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물론 제가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박상규 기자님부터.

◆ 박상규> 저는 진실탐사그룹 셜록. 탐사보도 매체고요. 거기 대표 기자로 있습니다. 사장이고요. 박상규라고 하고요. 지금 현재 말씀주신 대로 미성년자 부정 논문에 대해서 탐사보도하고 있고 과거에 양진호 회장을 저희가 또 보도했었고요. 이렇게 꾸준히 탐사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박재홍> 우리 조장훈 작가님.

◆ 조장훈> 안녕하세요. 저는 조장훈입니다. 재작년이죠, 2020년 12월 말까지 대치동에서 논술과 입시 컨설팅 학원을 운영했었고요. 지금은 드라마, 영화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PD 및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드라마도 만드세요?

◆ 조장훈> 제가 20년 넘게 논술 강사로, 입시 컨설턴트로 살아오다가 인생 1막을 정리하면서 작년에 책을 하나 냈는데요.

◇ 박재홍> 대치동.

◆ 조장훈> 대치동.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고요. 오늘 이제 함께 나와주신 박상규 기자님과 셜록에서 또 취재하시는 주제와 관련돼서 전에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서 오늘 또 한판승부에서 논문 부정 관련 주제로 출연 요청주셔서 이렇게 나오게 됐습니다.

◆ 김성회> 너무 선생님처럼 말씀하시네요.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네요.

◇ 박재홍> 일타강사. 일타강사같이.


◆ 진중권> 옛날에 우리 누이가 나 보고 야, 너 강남에서 논술학원이나 하라고. 그때 갔으면 돈 엄청 벌었을까나.

◇ 박재홍> 그러니까 우리 작가님은 척하면 척이시겠네요. 어떤 입시 패키지, 어떤 관련 자료를 이렇게 만들었다면 어떤 식으로 만들었고 그런 걸 다 아실 수 있겠네요.

◆ 조장훈> 입시와 관련돼서 실제로 어떻게 스펙들을 만들어왔는지를 저도 보는 거죠. 저도 컨설팅을 받으러 오면 학생의 학생부 내용들을 쭉 보게 되니까 지난 한… 제가 컨설팅을 시작한 게 2012년경부터니까 그 이후에 학생부 안에 학생들의 스펙들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를 계속 봐왔던 부분.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그런 것도 사실은 컨설팅하는 데서 막 권합니까? 예를 들어서 아빠 인맥을 이용해서 누구랑 해서 논문 공동저자로 해라, 이런 식의 컨설팅도 하나요?

◆ 조장훈> 그런 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많지 않죠. 저희는 그런 거는 없었던…

◆ 김성회> 그런데 2012년이시면 2007년에 입학사정관제 도입돼서 쭉 운영하다가 약간 흐지부지되던 시기에 시작하셨다고 봐도 되나요?

◆ 조장훈> 그 시기는 흐지부지되던 시기가 아니고요. 오히려 입학사정관제가 점점 확대되면서.

◆ 김성회> 확대되는 시기.

◆ 조장훈> 2013년 이후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이름이 바뀌던 시기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학생부 종합전형이 수시에서 적어도 상위권 대학에서는 주류 전형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제가 입시 컨설팅 일을 했었죠.

◇ 박재홍> 일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학 의혹이 있습니다. 논문 부정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박 기자님, 이거 취재 많이 해보셨잖아요. 딱 보시니까 어떠세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박상규> 딱 보면 제가 판정 내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상당히 의심이 가고 있고 아무튼 많이 냄새가 납니다. 냄새가 좀 나고.

◇ 박재홍> 어떤 냄새인가요?

◆ 박상규> 이거 학부생 혼자만 또 그렇게 들어가 있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이미 의대를 아마 준비, 시기적으로 보면 의대 편입을 준비를 막 할 때였고 그리고 그런 걸 보면 또 이렇게 논문이 그렇게 학부생 올라가는 경우가 진짜로 특출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런 걸 봤을 때 논문적으로 문제가 있고 또 아버지가 부원장 그리고 병원장 하던 거기에 입시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방지 그런 측면에서 봐서도 사실 하면 안 되는 일이었죠. 그런 걸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되고 이건 아마 세게 들어가면 문제가 좀 많이 밝혀질 것 같아요.

◇ 박재홍> 팩트가 정확히 나온 것은 아직 없기 때문에 일단 나중에 더 취재가 되면 더 얘기를 하도록 하고요. 요즘 우리 기자님이 계신 셜록에서 미성년자 논문 부정 사건들을 마침 취재해서 시리즈로 보도를 하고 계세요. 그래서 저희가 특별히 모셨는데. 주로 어떤 사건들이 있는지 몇 가지 핵심적인 사례를 좀 말씀을 해주시면.

◆ 박상규> 저희가 주로 그동안 한 6개월간 취재를 했는데요. 주로 서울대만 먼저 쭉 취재를 했습니다. 서울대 통계를 보면 서울대 미성년자가 등재된 논문이 약 60건 정도가 되고요. 그중 학교 측의 진실성위원회에서 부정으로 판정받은 게 22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놀랍게도 이 부정한 논문을 쓰고 전부 다 입시를 치러서 결과를 보면 대부분들이 의대를 갔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게 무슨 말… 서울대에서는 서울대 교수님들이 쓰신 논문들인데 공저자로 미성년자들이 있는 논문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박상규> 그게 22건이고요. 그리고 그 교수들이 대부분 의대 교수들이고. 의대, 치의대, 약대 교수들이고 자연과학 계열 교수들입니다. 논문을 자주 쓰고 실험을 많이 하는 그런 분야의 분들이죠. 그분들이 자기 자녀 그리고 또 패키지로 자기 자녀의 친구, 후배를 같이 논문에 넣어줍니다. 재미있는 건 그 의대 의사들이, 의과대학 의사들이 본인이 잘못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자녀를 올리면 이게 나중에 발각된다는 것을 알아요. 그래서 어떤 수법을 쓰냐면 동료 교수한테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좀 약간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관계한테, 후배 교수한테 그래서 내가 걸릴 것 같으니까 네가 좀 넣어줘 하면 넣어주죠, 이름을. 알았어요, 이미 당사자는. 내 딸 좀 넣어줘. 그런 경우가 있죠. 그래서 그게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A교수인데 이분이 자기 딸하고 딸의 친구를 그렇게 논문에 넣어줬어요, 동료 교수 논문에. 그런데 그게 저희가 보도를 했는데 보도하고 나서 최근에 미생물학회에서 이 논문을 철회를 했습니다. 부정이 너무 심각하다. 그리고 나서 이 교수는 재미있는 게 서울대 교수들이 상당히 많이 연루가 돼 있는데, 논문 60권이나 있으니까. 그런데 부정 판정받은 건 20건이고 많이 연루돼 있는데 이분들이 전혀 징계를 받지 않았어요.

◆ 김성회> 아무도요?

◆ 진중권> 아니, 그런데 잠깐 그전에. 이게 부정 판정 안 받은 것들도 그 기준은 뭐예요?

◆ 박상규> 그러니까 기여도. 그러니까 서울대 자체 내에서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에서 2008년부터 2018년이죠. 2018년부터 김상곤 교육감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었어요. 그래서 대학 측에서 미성년자 논문이 들어간 것들, 자기 학교에서 생산된 것 중에서. 그래서 진실성위원회를 통해서 검증을 해봤죠. 이게 과연 기여를 했는지 연구 노트 가져와 봐. 그리고 네가 무슨 일 했어. 다 검증해 봤더니 거기서 걸려든 게 22건. 이건 미성년자 네가 기여했다고 할 수 없어. 그렇게 판정받은 게 22건이에요.

◇ 박재홍> 실제로 연구를 잘한 경우도 있군요?

◆ 김성회> 내용의 부정이 아니라 참여 여부에 대한 부정을 중점적으로 보는 거군요.

◆ 진중권> 그 다음에 거기서 취소된 게 지금 3건밖에 안 되잖아요.

◆ 박상규> 거의… 그러니까 또 안타까운 건 뭐냐 하면 학교에서 이렇게 연구 부정 판정이 났으면 사실 학교 측에서 통보를 해야 되거든요, 학회라든지 논문 게재된 저널에다가. 그런데 서울대가 한 건도 통보를 안 했습니다.

◇ 박재홍> 한 건도 통보 안 했다?

◆ 박상규> 저희가 학회 다 돌아다니면서 그거 혹시 논문 연구 부정 판정받은 거 알고 계십니까 물어보면 학회에서 그래요? 오히려 저희한테 반문을 해요. 몰라요.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연구 부정 저질렀던 그 교수들이 그 학회의 또 고위직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자기 학회 학회지에 자기 딸 이름 올려주고 자기 아들 올려주고 또 자기 학회에서도 시상도 해주고. 이렇게 훌륭한 학문적 업적을 냈어, 미성년자가? 또 포상을 합니다. 상을 주고 대상 주고, 대회 열어서. 그게 또 입시에 활용됐겠죠. 그런 시스템이에요. 서울대가 대학 측에 좀 문제가 많아요. 통보를 해주고 이런 걸 다시는 재발되지 않게 징계도 좀 하고 좀 단단히 조치를 해야 되는데 그런 과정이 없어요.

◆ 진중권> 그러니까 이게… 우리는 조사해서 털었어. 이거잖아요, 그냥. 자기 책임만 면하고.

◆ 박상규> 잘 털면 되는데 또 징계를 안 받았어요.

◆ 진중권> 그러니까요.

◆ 김성회> 작가님, 지금 말씀하신 그래서 상까지 받고 이런 부분들을 보면 이게 입시에 사용하려고 했던 흔적이 역력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알기로 입학사정관제도가 있을 때는 막 그런 시상명도 밝히고 논문 제목도 쓰고 이러다가 이게 부작용이 생겨서 없어지고 이랬던 거라서 딱 말씀하셨던 그 시기에 몰려 있는 것 같은데 이게 관련이 좀 있는 건가요, 입시하고 정확하게?

◆ 조장훈> 입학사정관 도입이 2008년경에 이루어지는데요. 당시에 미국의 얼리어드 미션, 수시전형에서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학교 생활을 정성평가를 통해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제도인 거죠. 그런데 이게 너무 지나치게 급하게 확대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정부 2007년 말에 국회에서 2008년 예산안 편성 당시 200억 원의 지원 예산이 있었어요, 입학사정관제. 그런데 당시에 대선 승리했던 한나라당이 이거 10분의 1로 줄여서 20억 원으로 만들어놨었고요. 그런데 이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사회문화분과 간사로 있던 이주호 의원이 당시 입합사정관제로 가야 한다고 자당 의원들을 설득을 해서 이 예산을 60% 수준, 128억 정도로 다시 끌어올리는데요. 그리고 도입 시기를 확 당겨버립니다. 그러니까. 왜냐하면 당시에 논술 전형이 입시에 부담을 좀 준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다 이런 비판들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교육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죠. 그래서 예산은 줄었지, 도입은 당겨졌지. 이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뭐가 뭔지 모른 채로 바뀐 입시제도들을 만나게 됐던 거죠. 그래서 이제 경험도 없고 또 예산이 부족해지니까 제공받는 정보들도 부족해지고. 그래서 대비책이 없는 채로 입시들을 만나게 됐고 이러다 보니까 교육 수준이 높고 또 경제적으로 풍족한 계층일수록 이런 대학의 입시 정보들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가능성들이 높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이렇게 입사제 도입 초기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했던 학생들을 뽑는 게 입사제의 목적인데.

◇ 박재홍> 입학사정관제의 목적.

◆ 조장훈> 그렇죠. 그런데 이렇게 전공 적합성이 있는 학생들을 뽑아보니까 좋거든요, 대학은. 왜냐하면 실제로 수능 보고 나서 자기가 뭐 공부하는지 모르고 대학에 왔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잖아요.

◇ 박재홍> 영문도 모르고 영문과 가고.

◆ 조장훈> 그렇죠. 그랬던 친구들인데 이제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고 오니까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좋았던 거죠, 아이들 가르치기도 좋고 전공에 대한 애정도도 있고. 그런데 학부모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 난감한 거죠. 왜냐하면 그 나이대 확실한 자기 꿈과 진로를 가지는 애들이 굉장히 드무니까.

◇ 박재홍> 논문을 척척 쓰는 애들도 드물죠.

◆ 조장훈> 그렇죠. 이 친구들은 이제 자기의 꿈이나 진로들을 다 정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지도 않고 이런 친구들은 부모들 입장에서는 뭘 해줄 수가 없는 거죠. 그냥 공부해서 가겠다고 하면 학원 보내주고 책 해주면 되는데. 그런데 대학들이 이제 이 정성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이라는 걸 평가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자기 스스로 과제도 세워보고 연구 계획도 만들어보고 그에 따라 성과도 내보는. 그런 학습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스스로 논문을 써봤다고 하면 이것만큼 여기에 딱 들어맞는 활동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소논문 활동이나 이런 것들을 자기들끼리 해 보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고 이런 스펙들이 곳곳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로 쌓여져왔던 거예요. 실제로 영재고나 특목고 같은 경우에는 이런 활동들을 교과 과정 중에 하고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 의대처럼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이런 최상위의 성적과 최상위의 스펙들로 대결을 하는 의대 입시에서는 더 확실한 스펙들이 필요했던 거죠.

◇ 박재홍> 그래서 SCI급 연구논문도 막 고등학생들이 쓰고 그렇게 된 거죠.

◆ 조장훈> 그런데 실제로 SCI급이라고 하는 게 스테이션 인덱스, 인용색인을 해주는 방식인데 인용색인을 제공한다는 건 인용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이 찾아도 보고 예를 들면 추록도 검색이 되고 이런 논문이잖아요. 그런데 이공계 쪽은 작은 실험이나 이런 것들로 논문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짧은 소논문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던 거예요. 그런데 다만 문제는 이게 이런 입시를 위해서 이런 걸 1회적으로 준비하는 일들이 늘어나기 시작을 했던 거고요. 참여해볼 수 있죠. 참여해볼 수 있는데 그런데 그런 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느냐가 문제인 거죠.

◇ 박재홍> 아빠찬스가 문제였던 거고.

◆ 조장훈> 하지만 실제로 아빠찬스, 엄마찬스라는 말들을 많이들 하시지만 당시에 이명박 정부의 교육부도 전공 선택과 관련된 고등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달라고 대학들에게 요청을 많이 했고요. 그리고 논문 연구활동에 견학 참여시키는 일들을 대학 측이 교수들에게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고등학교들도, 특히 특목고들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입시제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교육 과정을 바꾸어왔으니까요. 그런데 전문직 학부모들을 모아서 체험활동을 좀 도와달라든가 혹은 논문활동을 품앗이를 해서 아이들이 그런 경험들을 하게 해달라는 그런 요청들을 했던 거죠. 그래서 이제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선생님들이 이런 활동들을 알아봐야 돼라고 일반고에서도 권장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선생님이 이런 거 알아봐야 한다고 하던데요'라고 해서 학원에 와서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심지어 전문직 학부모들 모아놓고 협조 요청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 박재홍> 그럼 이게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좀 왔다 갔다 할 수 있었겠네요, 그러니까.

◆ 조장훈> 그렇죠. 그러니까 부모들 입장에서 보면 도덕적인 원칙이 확고한 사람이라면 좀 찜찜할 수도 있지만 이게 교육 문화가 변해 가는 과정에서 기여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고 협조하는 부분도 될 것 같고 이 와중에 우리 아이도 대학, 좋은 대학 갈 수 있는 기회 안 놓쳤으면 좋겠고 하는 부모 마음이 있었겠죠.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그런 활동들이 진행이 된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 문제의 핵심은 이 과정에서 몇몇 일부 교수들이 연구 규정과 연구 윤리를 위반하고 기여도가 없거나 부족한 학생들을 논문 저자로 등재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거죠. 그러니까 이게 그렇게 되면서 이게 불법이 돼버린 겁니다.

◆ 진중권> 그런데 그러니까 제도 자체, 입학사정관제. 이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이런 식으로 오용되는 게 문제인데 그 퍼센트를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왜냐하면 우리가 뉴스를 듣다 보니까 이 제도 자체에 그래서 모두 다, 모든 사람들이, 이 제도를 이용한 모든 사람들이 다 부정을 한 것처럼 인식이 되거든요.

◇ 박재홍> 적당한… 사립대학에서 진상조사한 게 있는데 어느 정도였습니까? 아까 서울대 사례만 말씀 주셨는데 사립대학에서도 이런 연구 진실성.

◆ 박상규>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몇 건이 부정이 판정됐는지는 교육부는 알고 있는데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전국에서 그 당시에 미성년자가 등재된 논문은 전국에서 약 800건입니다.

◇ 박재홍> 800건.

◆ 박상규> 800건. 그중에서 몇 건이 이건 너무 부당하고 부정이야라고 판정받을지는 모르는 거죠. 그런데 어쨌든 간에 800건이고 상당한 부분이 있을 텐데 교육부가 이걸 공개를 안 하고 있어요.

◆ 진중권> 이게 예를 들어서 정말 제도 자체는 좋은데 또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중에 일부가 썩었다고 한다면 그 부분을 도려내는 게 문제인데, 지금 그게 자료가 공개가 안 되고 이러다 보니까 뉴스에서 계속 듣다 보면 전부가 다 그런 줄 알거든요.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냐 하면 이럴 바에는 다 없애고 옛날처럼 시험 보자.

◆ 김성회> 실제로 지금은 없어진, 거의 없어진 상태죠?

◇ 박재홍> 학생부에 논문이 들어갈 수 없게 돼 있죠, 지금은.

◆ 조장훈> 2014년이죠. 2014년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되면서 그 이후에 교육부가 학생부 기재요령이라는 걸 매년 수정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 박재홍> 왜 이렇게 자꾸 바뀌는 거예요?

◆ 조장훈> 왜냐하면 논문이라는 말이.

◆ 김성회>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아냅니다.

◆ 조장훈> 못 들어가게 하면 그러면 고등학교들이 논문이라는 말이 또 안 들어가게 한다고 아이들이 하는 그런 활동들을 못 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소논문 활동으로 바꿉니다. 그러면 소논문이라는 말도 못 쓰게 하면 탐구문대회로 바꿔요.

◇ 박재홍> 탐구문?

◆ 조장훈> 그러니까 이렇게 해가면서 그런 활동들이 계속 유지가 되는 거고요. 저는 그 활동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문제는 이것이 대학, 예를 들어 자기 자녀에게 공식적인 학계에서 학문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논문의 저자로 자기 자녀를 올렸다거나 혹은 이런 걸 품앗이를 통해서 이런 것들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재가 있었다거나 그리고 이것이 입시에 악용이 되었다거나 이런 경우가 문제인 것이지, 논문활동 자체는 사실은 학생부 종합전형이든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교육적인 취지에 있어서든 좋은 측면이 있는 거죠. 실제로 영국 같은 경우에는 논문활동 자체가 입시제도의 일부로 들어가 있는 경우들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문제는 오히려 젊은층들이 갖고 있는 박탈감이라고 하는 것들은 저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 학종이 상위권 대학의 전형이고 전국적으로 보면 학종보다 교과 전형이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좀 잘하는 친구들일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이런 활동들을 논문활동을 하려면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대학 가서 실험실 사용하는 비용 이런 것들을 내야 되니까 실제로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학생들은 가정형편도 어느 정도 되는 친구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던 거죠. 그러니까 실제로 이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애들, 잘 사는 집 애들 그렇게 학교에서 챙겨준 거였어라는 생각들을 받게 되는 거고요. 이런 부분들에서 사실은 계급적인 박탈감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 박재홍> 2014년 말씀하셨는데 관련해서 극적인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지금 준비가 돼 있나요? 저희가 유튜브 화면에 띄워드릴 텐데 말씀하신 대로 2014년을 기점으로 학생부에 논문을 넣지 못하게 하는 시점에 있어서 미성년자 논문이 2002년부터 쭉 증가를 하다가 2014년 기점으로 확 떨어져요.

강태영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생과 강동현 시카고대 사회학 박사과정생이 2001~2021년 국내 213개 고등학교 소속으로 작성된 해외 논문 5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담긴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보고서 갈무리강태영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생과 강동현 시카고대 사회학 박사과정생이 2001~2021년 국내 213개 고등학교 소속으로 작성된 해외 논문 5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담긴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보고서 갈무리
◆ 진중권> 미성년자들이 학문에 대한 열의가…

◇ 박재홍> 학문의 열의가 갑자기 2014년을 기준으로 갑자기 열의가 떨어지고 있는데.

◆ 박상규> 너무 급격히 떨어지네요.

◇ 박재홍> 박 기자님, 이 현상을 어떻게?

◆ 진중권> 애니메이션 뭐가 유명했나?

◆ 조장훈> 이 그래프의 원그래프는 사실 제가 여기 가지고 있는데.

◇ 박재홍> 그렇군요.

◆ 조장훈> 이게 사실 강태형, 강동현 두 분이 그저께 인터넷상의 리서치 결과를 올리셨는데. 그런데 이 그래프의 원그래프를 보면 영재고 같은 경우에는 지금 초록색이 영재고인데요. 영재고는 계속 상승 추세가 유지가 돼요.

강태영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생과 강동현 시카고대 사회학 박사과정생이 2001~2021년 국내 213개 고등학교 소속으로 작성된 해외 논문 5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담긴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보고서 갈무리강태영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생과 강동현 시카고대 사회학 박사과정생이 2001~2021년 국내 213개 고등학교 소속으로 작성된 해외 논문 558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가 담긴 '논문을 쓰는 고등학생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보고서 갈무리
◇ 박재홍> 그런가요? 학생들 논문이?

◆ 조장훈> 그렇죠. 그런데 여기 보신 것처럼 자율고, 외고, 일반고의 경우에는 급격하게 확 떨어집니다.

◇ 박재홍> 자율고, 외고, 일반고?

◆ 진중권> 경향을 읽을 수 있겠네요. 영재고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그 활동들을 하는 거고.

◆ 조장훈> 그렇죠.

◆ 진중권> 나머지 고등학교 애들은 주로 입시.

◆ 조장훈> 맞습니다. 입시를 위해서 단발성으로 준비를 하는 케이스인 거죠. 그런데 과학고도 좀 감소 경향이 있고요. 그런데 이 감소 경향의 제일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사실 코로나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 활동들을 거의 못 했고 그래서 함께 협력해서 할 수 있는 비교과 활동 이런 것들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굉장히 급격하게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급격하게 2018년 이후에 감소한 추세가 그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 진중권> 그런데 같은 조건이라 그러면 영재고는 왜 또 그 과정에서도 높죠?

◆ 조장훈> 영재고는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요, 해마다. 전반적으로 증가되는 추세를 가지고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교육부와 대학들이 진상조사를 했습니다. 2019년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미성년 공저자 논문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엄정한 후속 조치를 약속했죠. 후속 조치 있었습니까?

◆ 박상규> 후속 조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과 발표도 안 하고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어요. 아무 조치도 안 했습니다, 지금.

◇ 박재홍> 왜 안 하고 있을까요?

◆ 박상규> 추정만 가능한데요.

◇ 박재홍> 추정.

◆ 박상규> 재야에 있는 시민단체원들 취재하고 교육 전문가들 취재해 봤을 때 우리가 얻은 결론은 뭐냐 하면 이걸 공개하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충격받을 것 같다. 진보, 보수, 좌우 다 구분 없이 입시비리, 그러니까 논문 입시비리, 각종 허위 수상 경력 이것들은 너무나 많은 한국 사회의 엘리트 계층, 상류 계층의 자녀들이 연루돼 있고 이걸 공개하면 아무도 감당 못 하겠다. 그래서 그냥 유은혜 장관에서 묻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는.

◆ 진중권> 실제로 내가 조국 사태 때 옛날에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한테 어떻게 운동했던 사람들이 이걸 지지를 할 수 있냐 라고 했더니 씨익 겸연쩍게 웃으면서 '나도 했거든' 그러더라고요.

◆ 박상규> 진짜 많이 했을 거예요, 아마. 그 당시에 입시비리, 논문 부정이라든가 허위 수상 경력 위조 같은 경우에는 거의 상식처럼 떠돌았어요, 외부에. 이거 다 외국 한 번 갔다 오면 대학 갈 수 있다, 논문 하나 쓰면 어느 정도 된다. 이거 가짜 수상 경력이다 이런 것들이 너무나 많은 소문처럼 퍼져 있었고. 그래서 언론들도 2017년도부터 이런 걸 보도하기 시작했었어요. 허위 논문, 가짜 수상 경력 이런 것들. 그런데 유야무야 넘어오다가 지금 조민 사태. 조민 학생이 입학 취소되고 그러면서 갑자기 더 이슈가 된 거죠. 그러면 나머지 학생들은 어떡할 거냐? 그리고 교육부가 이미 진상조사한 결과를 왜 공개하지 않느냐. 이런 문제가 지금 대두되고 있는 거죠.

◆ 김성회> 교육부의 진상조사 결과는 당연히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 박상규> 정보공개청구를 당연히 했죠. 정보공개청구 했는데 중요한 것은 교육부가 취합한 정보를 공개하려면 대학 측, 원서 쓴 대학 측의 동의를 얻어야 됩니다, 이거 공개해도 되냐. 그런데 대학들이 전부 다 개인정보,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얘기한 거예요.

◇ 박재홍> 수사기관 요청이 아닐 경우에는.

◆ 김성회> 법원에 소송도 해 보셨을 것 같은데.

◆ 박상규> 저희가 지금 어떤 단계냐면 공개 안 했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했고 최종적으로 모든 대학들이 다 공개 안 한다고 하면 저희가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행정소송도 준비하고 있고 그다음에 교육부 상대로 이건 공익감사청구는 이미 거의 진척이 됐고요. 이건 저희가 청구할 예정이고 만약에 계속 그래도 공개 안 한다 그러면 행정소송을 통해서 받아낼 생각이고 저희는 어쨌든 800건의 전수조사를 다 해 볼 생각이에요. 과연 어느 자녀가 누가 허위로 논문을 썼는지. 이것은 공개가 돼야 되죠. 그리고 논문이라는 것은 대학 측의 항변이, 주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게 논문은 사회적이고 공적인 결과물이거든요. BK21이라든지 그리고 우리 논문 생산할 때 많은 국가적인 지원이 가거든요. 국민 세금으로 생산한 결과인데 이걸 개인정보라고 하면. 그러면 도서관에서 논문 검색하는 사람들은 관음증 환자도 아니고.

◇ 박재홍> 그런데 아까 우리 기자님이 취재한 2명의 서울대 농생대 A교수의 자녀와 자녀의 친구 두 분의 행적을 조사했더니 두 분이 다 현직 의사라면서요?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박상규> 한 명은 아주대학교 의사고 한 명은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됐습니다. 특히 한 명은 서울대 농생명과학대의 자녀는 조민 씨하고 코스가 똑같아요. 생물 관련 학과 갔다가 의전원으로, 고려대학교 의전원 입학을 했고. 그래서 의사가 됐고 그런 케이스고요. 지금 현재 이분들이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고 해요. 의사들한테 지금 엄청나게 제보가 오고 있고.

◇ 박재홍> 기자님이 그 당사자들한테 전화도 해 보시고 취재도 해 보신 적 있으세요?

◆ 박상규> 그럼요. 당연히 절차니까 당연히 아버지도 만나보고 교수들 다 만나보고 그리고 이제 당사자 전화했는데 전부 다 저는 더 이상 논문에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서 전화 끊고 잠적을 합니다, 보통 다.

◇ 박재홍> 다 이제 성인 되고 직업 생활하고 있는데 어떻게 됩니까? 작가님, 이게 어떻게 풀어야 돼요?


◆ 조장훈> 제가 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상식적으로 보면 모두가 도덕적 군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자기나 자기 가족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해이에 이를 가능성이 있죠. 그러니까 법과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학부모든 학생이든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논문 부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한 거죠. 그까짓 것 문제 안 되면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했던 건데. 하지만 어떤 부모라도 나중에 걸리면 자녀의 모든 학력과 자격이 다 취소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논문 부정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과시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위법의 소지가 있는 사회적 관행 정도로 생각한 거죠. 하지만 저는 여기서 그러면 누가 제일 큰 책임자냐를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교수는 그렇지가 않잖아요. 교수는 제1저자의 의미가 뭔지도 알고 SCI급에서 왜 연구진실성과 연구윤리가 담보되는 것이 중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위법행위를 공모하고 시행을 했다면 이 사람은 이 위법행위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던 사람인 거죠. 누가 더 심각한 처벌을 받아야 되는지는 되게 명확한데. 그런데 이걸 1차적인 책임의 대상들은 다 빠져나가고 그리고 지금 당시의 입시 관행과 사회적인 관행 속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걸 열심히 했던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입학 취소를 당하고 이렇게 되면 이 친구들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지만 억울하지 않을 수 없죠. 그래서 저는 이 부분들이 법 규정이 정말 사회 정의를 제대로 실현을 하려면 먼저 1차적인 책임자들인 교수들과 학계가 여기에 대해서 통렬히 반성을 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니까 생각해 보면 석박사 논문들에서부터 너무 자격 없는 수준의 논문들을 통과시켜온 관행들이 있었던 거잖아요. 지금 대통령 후보자 부인에 대한 논문들도 얘기들이 막 나오고 있지만. 어렵게 어렵게 검증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이 과정들을 생각을 해 보면 석박사 학위 논문들을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논문들을 통과시켜온 관행들이 있는 상태다 보니까 작은 소논문에 고등학생 이름 하나 얹어주는 게 별일이 아니었던 거죠. 그러니까 저는 이런 학계의 관행들에 대해서 사실은 학계 스스로가 책임을 통감을 하고 여기에 대해서 해당 교수들에 대한 적절한 징계를 하지 않으면 학문적 진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도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또 이분들이 운영하시는 입시의 공정성을 최소한이나마 믿을 수 있게 하려면 이런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에 대한 징계의 수위는 당시의 사회적인 관행과 이런 수준들을 좀 고려하고 우리가 합의를 잘해서 형평성 있게 적용을 해야죠. 지금 이 형평성의 문제들을 우리가 고려하지 않게 되면 굉장히 극단적인 사례들을 지금 조민 학생 사건부터 이런 상황이 돼버리니까 모두를 다 취소시키는 상황으로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박 기자님은?

◆ 진중권> 그런데 교수는 제가 봤을 때 이상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학부모랑 교수가 공범관계인데 그쪽에서 하는 관행이고. 그렇다면 그 관행이 아닌 건 뭡니까? 해당 교수에게도 그건 관행이 되고, 사회적 관행일 테니까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 박재홍> 박 기자님,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박상규> 일단은 학계의 논문 자체를 너무나 허술하게 심사했던 1차적 책임이 분명히 있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이 조민 씨가 입학 취소된 이후에 그럼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전부 다 그러면 입학 취소해야 되는 것인가. 그런 거에 대한 전혀 지금 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아요. 10여 년 전 일을 취소하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겠지만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형평성 말씀하셨는데 원칙… 이렇게 어려운 문제일수록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과거에 각 대학교마다 입시의 요강을 보면 제출한 서류에 허위가 있을 시에는 취소가 된다라는 것이 다 명시가 돼 있습니다.

◆ 조장훈> 저도 원칙대로 가야 된다는 말씀에 충분히 동의하고요. 다만 이 부분에서 우리가 형평성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강력한 처벌을 받고 어떤 사람들은 처벌받지 않는 상태가 되게 됐을 때 그게 불러올 사회적인 불만들이 더 클 거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진중권> 불법의 평등은 인정되지 않아요.

◇ 박재홍> 어려운 주제 함께 논의해 봤습니다. 함께해 주신 분 탐사보도매체 셜록의 박상규 기자님, 그리고 우리 사교육의 현실을 담은 책 대치동을 쓴 조장훈 작가 두 분 고맙습니다.

◆ 조장훈> 감사합니다.

◆ 박상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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