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김포시 선거별 득표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오는 6월1일 치르는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김포시장 선거는 투표율과 부동산·교통 정책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2018~2022년 김포 득표율, 민주 65.8%→51.1%…국힘 30.7%→45.8%
17일 경기 김포시 정가에 따르면 오는 6·1 지방선거 김포시장 선거의 최대 화두는 '신도시 거주민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공식의 지속 여부다. 김포시는 2020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갑 선거구 득표율 52.9%, 을 선거구 53.8%로 압승한 곳이다. 김포한강신도시 등 아파트 단지에서 몰표를 받은 덕분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정하영(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11만6910표를 얻어 5만4437표에 그친 자유한국당 유영근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2014년을 전후해 민주당이 김포시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서울과 인천 등에서 유입된 신도시 거주민들의 지지였다.
접경 지역에 도농복합 도시 성격을 갖고 있던 김포시는 서울 통근자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유권자가 대거 늘었다. 30년 전인 1992년 총선 당시 7만3519명이었던 김포시 유권자는 2002년 대선 때 13만602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2년에는 21만8508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3월 치른 대선에서는 39만1889명으로 폭증했다. 30년 사이 유권자가 5.5배 급증했고, 이 가운데 30~50대 비중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치른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지난 대선에서 김포시민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15만3206표를 준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에게는 13만6814표를 줬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득표수와 비교한다면 국민의힘의 득표수가 2배 이상 늘었다. 2017년 대선 이후 김포 지역 국민의힘 득표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재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김포시장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피광성, 조승현, 정왕룡, 신명순.김포 주택 매매·전세가 폭등…지방선거서 '민주당 심판론' 가능성
김포시의 선거 지형이 크게 바뀐 데는 부동산 문제가 주원인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 부동산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가 훌쩍 뛰었다. KB국민은행이 매달 조사하는 부동산 매매·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2018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김포시의 주택(아파트·단독·연립) 매매가는 40.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가는 27.59% 올랐다.
주택 가격 급등은 다주택자를 제외한 모든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입힌다. 무엇보다 주택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시기를 틈타 조금 더 가격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전통적인 중산층 자산 증식 과정이 붕괴됐다.
이 때문에 주거 불안정과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으로 김포 민심이 '민주당 심판론'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GTX 연장·3개 노선 신설'…윤석열 당선인 김포·검단 공약 영향도
교통 정책도 김포시민들의 민심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김포시의 교통 정책 문제는 지난해 4월 22일 국토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GTX-D 노선이라 불린 서부권급행철도 노선을 공개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국토부가 발표한 노선은 김포~부천 구간만 신설하는 방안으로 당초 김포 시민들이 바랐던 강남권 직결 노선이 아니었다. 국토부의 노선 공개 이후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도시 거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점차 고조되면서 GTX-D는 김포 민심 '화약고'로 부상했다.
급기야 김포·검단 신도시 주민들은 "김포 골드라인을 직접 타보면 왜 김포에 GTX가 필요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국토부의 발표에 시민단체를 구성해 강력 반발했다. 지난해 말 윤석열 당선인은 GTX 기존 노선을 연장하고 노선 3개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하자 시민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윤 당선인을 지지한 바 있다. 김포시민 입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화할 정당과 견제할 정당 중 어느 정당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지 기로에 놓여있는 셈이다.
낮은 투표율 누가 유리?…민주-국힘 '동상이몽'
결국 이번 김포시장 선거는 현 정부의 부동산·교통 정책에 대한 평가와 윤 당선인의 부동산·교통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각 진영이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0년대 이후 김포시 지방선거 투표율은 2002년 47.5%로 최저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56.9%로 최대였다. 2010년대 이후 최근 3번의 선거 투표율만 보면 2010년 53.7%, 2014년 53.6%, 2018년 56.9%였다. 최근 선거 추세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는 6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선의 투표율은 77.1%였다. 투표율 감소로 인한 유불리를 놓고 각 정당 후보들의 셈법은 제각각이다. 김포서 새로 발족된 시민단체가 윤 당선인을 공개 지지선언했음에도 이재명 후보의 득표수가 더 높았던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동시에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오히려 시민단체 등 조직력이 중요해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추측도 나온다.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김포시장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곽종규, 유영록, 박태기, 신송철, 김동식, 김병수, 김경한, 이주성. "민주당 텃밭-대선 승리 분위기 이어가자"…예비후보만 12명
이번 김포시장 선거는 양당 모두 유리하다고 관측하면서 예비후보만 10명이 넘는다. 재선 의지를 피력한 정하영 시장을 비롯해 김포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민주당 5명, 국민의힘 8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피광성(51·전 김포시의회 의장) △조승현(55·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정왕룡(58·전 이재명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직능본부 부본부장) △신명순(48·여·김포시의회 의장) 등이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곽종규(60·전 윤석열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바른언론시민운동 본부장) △유영록(59·전 5·6대 김포시장) △박태기(64·전 경기도 감사총괄팀장) △신송철(58·전 김포문화원 사무국장) △이주성(60·전 국민안전처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장) △김경환(43·전 윤석열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기획팀장) △김병수(51·전 윤석열 대선후보 직능총괄본부 광역교통개선지원단장) △김동식(61·전 3대 김포시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