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문석·신상훈, 국민의힘 이주영·박완수, 국민의당 박계동. 선거캠프 등 제공지난 대선을 통해 드러난 경남의 정치 지형 변화가 경남지사 선거를 대하는 여야 정당에까지 미치고 있다.
연일 경남의 비전을 활발하게 제시하고 있는 국민의힘 후보들은 경쟁이 뜨겁다 못해 '맞고발'까지 이어질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조용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너무 뜨거워서', 민주당은 '너무 식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도지사를 배출하는 등 보수 텃밭인 경남에서 파란 돌풍을 일으켰던 게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관심이 확연하게 떨어진 모습이다.
지역 국회의원 3명(민홍철·김정호·김두관)도 판세가 녹록지 못한 경남지사 선거에 어떤 언급도 없고, 출마에 나선 후보들 역시 지금까지 경남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는 등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습이다.
경남지사 후보가 가장 먼저 결정되는 곳은 국민의힘이다. 누가 나와도 전임 지사인 '김경수의 빈자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강하다 보니 경선이 과열되고 있다.
현재 박완수 의원과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치열하게 붙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경남 발전 315 비전'을 내놓고 '내 삶에 힘이 되는 약속' 시리즈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보육·청년·교육·체육·소상공인 등의 분야는 물론 마창대교·거가대교 통행료 인하와 같은 생활체감형 정책도 선보이고 있다.
박 의원 역시 'CEO형 행정전문가'를 내세우며 안전·의료 분야 정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설립, 조선해양 R&D산단 조성, 응급의료종합 컨트롤타워 운영, 도지사 관사 도민 복지공간으로 활용, 수서발 고속철도 노선 신설 등을 내놨다.
두 후보 모두 SNS에서도 활발하게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들은 15일부터 19일까지 선거 운동 기간을 거쳐 20일부터 이틀 동안 경선을 치른다. 책임당원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더해 오는 22일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다만 두 후보는 '현역 출마'로 불거진 신경전이 사전 선거운동 사실 여부를 놓고 '맞고발'까지 붙은 상태여서 경선 결과 발표 이후 집안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게 관건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 후보와의 '교통 정리'도 변수다. 국민의힘과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국민의당에서 국회 사무총장 출신의 박계동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 중심의 일방적인 경선 일정이 수정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합당된다면 후보 정리를 어떻게 할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만약 박완수 의원이 후보로 결정되면 창원의창구에서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페이스북 캡처경남지사 자리를 사수해야 하는 민주당은 여전히 잠잠하다.
현재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과 신상훈 도의원 2명이 출마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에 비해 중량감이나 인지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전 위원장은 2019년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경남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신 의원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 출신으로, 4년 전 도의원 비례대표 2번을 받아 최연소로 도의회에 입성했다.
두 후보는 지난 14일 중앙당 면접을 봤다. 단수 추천, 경선, 추가 공모 등 어떤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할지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노련한 국민의힘 후보에 대항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실제 양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문석과 신상훈 두 사람만이 나서는 경남 민주당의 당내 경선은 어떤 관심도 어떤 흥행도 심지어 어떤 희망도 없는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경남 등을 거론하며 현직 의원을 비롯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는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말에 공감하며 흥행 성공을 위해서라도 도내 현역 의원 3명의 경선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역 의원 출마는 보궐선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해 앞으로 중앙당이 경남지사 선거에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전국적인 관심을 끌 만한 '대진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20%p 넘게 벌어진 대선 득표율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