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사우스 컨벤션 센터에서 8~9일, 15~16일 총 4일 동안 열리는 하이브 멀티-레이블 오디션 포스터. 하이브 제공"BTS를 너무 좋아하고 팬이어서 오게 되었어요.""어릴 적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제 강점은 춤이라고 생각해요."만 11세부터 19세까지 노래, 랩, 댄스 등 각자 장기가 있는 분야에 지원한 십대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사우스 컨벤션 센터에 모였다.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고, 방탄소년단(BTS) 등 K팝 가수들을 친숙하게 여기며 K팝에 관심이 많다는 이들은, 미래의 스타를 꿈꾸며 떨리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기다리고 있었다.
빅히트 뮤직·빌리프랩·쏘스뮤직·플레디스·KOZ·하이브 레이블즈 재팬·하이브 아메리카까지, 하이브 산하 7개 레이블이 참여하는 하이브 멀티-레이블 오디션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늘(8일, 이하 모두 현지 시간)부터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공연 날인 8~9일, 15~16일 총 4회 진행되는 이번 오디션은 하이브 7개 레이블이 합동으로 개최하는 최초·최대 오디션이다.
이날 심사위원으로는 방탄소년단 초기 곡은 물론 최근 곡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에 참여한 손성득 퍼포먼스 디렉터를 포함해 7개 레이블 캐스팅 담당자들이 참여했다.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같은 기간 오디션을 개최한 배경은 무엇일까. 하이브 측은 팬들에게 재미있으면서도 몰입도 높은 경험을 선사하려고 했으며, 전 세계에서 온 방탄소년단과 K팝 및 음악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고자 이번 오디션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다수 레이블이 동시에 참여하는 형태에도 이유가 있다. 하이브는 "오디션에 참가하고 싶은 의향은 있으나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이 어떤 특정 레이블과 어울릴지 확신하지 못해서 주저하던 사람도 다양한 아티스트 프로필을 찾고 있는 다수의 레이블 앞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하이브 멀티-레이블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온 노엘, 레아, 리비 마우어씨. 첸첸씨는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 인터뷰만 진행했다. 김수정 기자지난달 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온라인으로 지원한 인원은 모두 1만 3천 명에 이른다. 성별·인종·국가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으나, 만 11세부터 19세라는 나이 제한은 두었다. 8일 낮 오디션 현장에서 만난 참가자들 역시 10대 초중반이 다수였다.
텍사스주에서 왔다는 노엘(16)씨는 "춤 선생님이 오디션이 있다고 추천해 주어서" 이번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러 대형 기획사가 해외 오디션을 꾸준히 개최하는 와중 '하이브 오디션'을 택한 이유는 "하이브 아티스트가 좋아서"다.
그는 이번 오디션을 위해 아마아레의 '새드 걸스 러브 머니'(SAD GIRLZ LUV MONEY)라는 안무를 준비했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묻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K팝 가수로서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할지, 미국 현지에서 활동할지, 또한 그룹을 하고 싶은지 솔로 가수가 되고 싶은지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다는 노엘씨는 만약 본인에게 레이블 선택권이 있다면 '하이브 아메리카'나 '쏘스뮤직'에 지원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4년 전부터 K팝에 관심을 갖고 안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리비 마우어(14)씨는 "엄마가 K팝을 아주 좋아해서 나도 따라 들으며 영향을 받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하이브 소속 가수 중 누굴 좋아하냐는 질문에 '모두'라고 답한 그에게 몇 팀만 꼽아달라고 하자,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들었다.
오디션에서 보여주고 싶은 본인의 강점은 무엇일까. 리비 마우어씨는 "프리스타일 댄스를 준비했다"라며 댄스가 주특기라고 답했다. 오디션에 합격하면 미국에서, 이왕이면 그룹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그는 롤모델로 "예쁘고 재능이 많은" 아이유를 꼽았다.
중국에서 온 첸첸(15)씨는 휴가로 라스베이거스에 왔다가 우연히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 경우다. 첸첸씨는 "이전에 노래하고 춤춘 경험이 있고, 그게 아마도 이번 오디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오디션을 위해 노래를 준비했다는 그는 블랙핑크가 커버했던 버전의 '더 슈어 씽'(The Sure Thing)을 선보일 계획이다.
8일(현지 시간) 낮 12시부터 시작한 하이브 멀티-레이블 오디션 대기 현장. 지원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김수정 기자2019년부터 K팝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첸첸씨도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 그룹/솔로, 활동 지역 등은 아마도 다른 사람의 뜻에 달려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그가 되고 싶은 가수는 레드벨벳과 마마무다. "아주 예쁘고, 그들이 걸파워(girl power)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디션 대기장에는 가족, 친구와 함께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리비 마우어씨도 오디션에 참가하는 친구와 함께였고, 이날 만난 인터뷰이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레아(13)씨는 가족과 함께 오디션장을 찾았다.
하이브 소속 가수 중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을 좋아한다는 레아씨는 방탄소년단의 '블랙 스완'(Black Swan) 무대를 준비했다. 그러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춤 연습을 매우 열심히 했다. (심사위원들에게) 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하이브 레이블 심사위원 앞에서 본인이 지원한 분야에 따라 능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오디션 장면은 현장 심사위원뿐 아니라 하이브 레이블 신인개발 관계자가 볼 수 있도록 녹화되는데, 오디션 종료 후 촬영 영상을 7개 레이블 전체에 공유하고 일정 기간 리뷰한 후 각 레이블에서 원하는 대상자에게 직접 연락하게 되는 방식이다.
하이브 측은 이번 오디션을 두고 "하이브 산하 7개의 레이블이 한자리에 모여 각 레이블이 최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의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서 협업하는 자리"라며 "신규 레이블 하이브 아메리카 또한 이번 오디션을 통해서 세계 최고의 음악 시장에서 데뷔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모집함으로써 하이브 멀티레이블 체제가 가진 다양한 음악 장르, 문화 및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공연날에 맞춘 이번 오디션은 오는 9일과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5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