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제공경기 성남시의료원이 일산화탄소 중독 등의 치료를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마련한 고압산소치료기가 의료원장의 건강보조기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치료보단 미용…원장의 목적은?
성남시의료원 전경. 성남시의료원 제공6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은 지난해 12월 15일 지방의료원 기능보강사업을 통해 국·시비 19억 5천만 원을 지원받아 고압산소치료실 운영을 시작했다.
고압산소치료는 2~3기압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100% 산소를 흡입하게 하는 치료 요법으로, 잠수병·뇌농양·일산화탄소 중독 환자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당뇨병성족부궤양, 방사선치료 조직괴사, 돌발성난청, 만성 상처 등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별다른 지병이 없는 A원장은 해당 기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전문의는 "지난 3월 1일자로 보직을 받아 고압산소치료를 담당하고 있는데, A원장이 수시로 환자와 함께 치료실에 들어갔다"며 "치료실 운영이 중단되는 주말에도 직원들을 불러 혼자 들어가 치료실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장은 사용기록도 남기지 않아 지금까지 몇 번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세기 힘들지만, 일주일에 2~3번 꼴로 이용했다"고 했다.
그는 A원장의 목적이 미용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압산소치료가 노화세포를 제거해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B전문의는 "해외 의료진의 연구를 통해 고압산소치료가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A원장은 이따금 실제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기 위해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연구를 위해서라면 IRB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어떠한 절차도 밟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C씨도 "특수한 환자 또는 VIP가 아닌 이상 원장이 직접 나서 치료를 함께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문제 제기하니, 한 달 만에 보직 해임 통보
성남시의료원 고압산소치료실에 있는 고압산소챔버. 성남시의료원 제공이후 B전문의는 A원장에게 문제 제기하고, 코로나19로 생긴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고압산소치료 운영시간을 줄이자고 건의했다.
A원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치료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긴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보직 해임 통보였다. A원장은 최근 B전문의를 원장실로 불러 "고압산소치료 업무에서 빠지라"고 말했다.
이에 A원장은 "나는 원장이지만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하는 의사"라며 "혹시나 있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동석하는 것이지, 별다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을 위해 고압산소치료실을 이용한다는 것은 인사 및 처우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의 악의적인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