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금까지 V-리그에 없던 캐릭터.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선수.
정형화된 배구 선수의 틀을 깬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21․말리)가 결국 V-리그 기록을 경신했다.
케이타는 30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시즌 마지막 경기 한국전력전에서 24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케이타는 이번 정규시즌 1285득점으로 2014-2015시즌 레오(삼성화재)의 1282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시즌 V-리그에 입성해 두 시즌 만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케이타는 이번 시즌 KB손해보험에 첫 정규리그 2위를 안겼다. 지난 시즌에는 3위와 함께 10년 만에 팀에게 봄배구를 선물했다. 케이타는 KB손해보험에 '막내 형'이자 간판이 됐고 이젠 경기장 케이타를 보러 온 팬들로 가득하다.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리는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2001년생 케이타가 V-리그 무대를 밟았을 당시, 코트는 혼돈에 빠졌다. 근육이 없는 2m6cm의 농구화를 신은 어린 선수가 말도 안 되는 점프력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공격을 때렸던 것.
스파이크를 때릴 수 없는 곳은 없었다. 뒤에서든 앞에서든 케이타는 고공 점프로 반드시 공격을 만들었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10대의 코트 폭격에 V-리그 모든 팀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흥이 많이 '흥부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케이타는 득점 후에는 여러 세리머니를 선보여 상대 선수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때문에 리그 초반에는 케이타가 도발하는 것으로 생각해 일부 선수들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두 해가 지난 지금 케이타의 세리머니는 순수하기 자신이 즐기는 것으로 이해한다. 동시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좋은 촉매로 평가받는다.
올해 케이타는 근육을 늘렸다. 그리고 더 강한 서브를 장착해 마침내 V-리그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케이타는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상이 유력하다. 한국배구연맹이 31일 발표한 6라운드 남자부 최우수선수도 케이타가 거머쥐었다.
실력도 우수하지만 케이타의 인성은 국내 외국인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케이타는 몸 관리가 철저하다. 무단으로 외출해서 구단을 난처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가장 관리하기 힘든 외국인 선수가 가장 헌신적인 것.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케이타를 두고 "이런 선수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극찬했다.
동료들과 환호하는 케이타. 한국배구연맹 제공팀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케이타는 국내 선수만큼 KB손해보험에 애착이 크다. 여기에 동료를 향한 배려와 애정도 넘쳐난다.
지난 1월 23일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케이타는 남자부 서브 콘테스트에 나설 예정이었다. 러셀(삼성화재)과 케이타의 '서브 킹' 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케이타는 현장에서 팀 동료인 여민수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케이타는 여민수가 서브를 때릴 때 독려하면서 분위기를 올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20대가 된 '막내 형'은 이제 봄배구에서 팀을 왕좌에 앉힐 준비를 마쳤다. 지난 시즌 준플레오프에서 OK금융그룹에 막혔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케이타와 KB손해보험은 오는 3일 오후 7시 의정부 홈에서 우리카드-한국전력의 준플레이오프 승자를 만나 단판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