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에 함락될 위기에 직면했다.
마리우폴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이 곳을 점령하기 위해 3주째 도시를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세력은 19일(현지시간) 마리우폴 도시 중심부까지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금 공장인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있는데 이 곳을 차지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였고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몇 시간 후 러시아 군인들이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인 수천 명을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도시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마리우폴 극장 건물 잔해에 갇힌 민간인 구조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폭격 당시 이곳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대피해 있었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습 후 130여 명을 구조했지만 붕괴한 극장 건물 내부에 아직 1천3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리우폴 당국은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천500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의 한 경찰관은 "아이들과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도시가 파괴되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에서는 지난 5일 동안 4만 명의 시민이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도시를 떠났고, 2만 명이 대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