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이탈리아 G20 정상회의 기간 만난 미중 외교장관. 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5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두 사람의 통화 뒤에 나온 미국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부당하고 계획적인 침공이라면서 어떤 나라가 자유와 자결권, 주권이라는 기본적 원칙을 옹호하는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은 물론 일본, 한국, 대만까지 참여하는 러시아 제재에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중국은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기름을 부어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든 행동에 대해 반대한다"며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표면적으로는 중립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총회의 결의안 표결에 기권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날도 왕이 부장은 "나토의 연속적인 동진이 러시아 안보 환경에 조성한 영향을 중시한다"며 러시아의 시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진단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북한의 이날 단거리 탄도 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음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왕이 부장이 미국의 최근 행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외교·안보 분야 전직 고관들이 사실상의 조 바이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대만을 찾은 일을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