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가 결혼 직후 가출했더라도 '혼인 무효'로 볼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한국인 40대 남성 A씨가 베트남 국적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혼인 무효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7년 11월 12일 입국해 그해 12월 13일 가출하기까지 약 1개월 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B씨는 남편 A씨 부모, 형과 함꼐 살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생활비 문제를 겪는 등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가출하자 남편 A씨는 법원에 혼인 무효 소송을 냈다.
원심은 남편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외국인 상대방이 혼인 후 단기간에 가출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쉽게 혼인 무효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작년 12월 대법원의 판단 법리를 그대로 적용했다.
대법원은 B씨가 진정한 혼인 의사를 갖고 입국했더라도 상호 애정과 신뢰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부적응, 기대한 한국 생활과 실제 현실 사이 괴리감 등으로 혼인관계 지속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번 사건의 남편 A씨는 혼인 무효 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이혼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