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선 제3차 초청후보자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야 대선 후보들이 20대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회에서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공세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주도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특검하자"고 역제안했고, 윤 후보가 연달아 명확한 답을 피하며 논란이 빚어졌다.
결국, 윤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선대본부도 입장문을 내며 특검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는데, '대장동 특검'이 당론임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적극 대응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사회분야 토론회에서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활용해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을 (성남)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이 후보께서 다 승인을 했음에도, 검찰은 지금 이 수사를 덮었다"고 공세를 가했다. 언론에 보도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녹취록 속 이 후보 관련 의혹도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이야기를 하고, 노동의 가치 이야기를 하고 미래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님 벌써 몇 번째 울궈먹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제가 그래서 제안을 드리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을 하자는 것에 동의해 주시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 이에 동의하시냐"고 역제안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했던 대장동 특검을 이 후보가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윤 후보는 즉답 대신 "이거 보세요"라고 답했다. 이후 이 후보는 연거푸 세 차례 "동의 하시냐"라고 물으며 윤 후보의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윤 후보는 특검을 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 수사를 회피하고 대통령 선거가 국민 앞에 애들 반장선거냐? 정확하게 (검찰에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덮었지 않았느냐"고만 답했다. 이재명 후보가 제대로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검찰 수사도 미진하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하자는 것인데 왜 동의를 안 하시냐, 동의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는데, 윤 후보는 특검에 대한 답변 대신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만 답했다. 특검 대신 자신이 미진하다고 지적했던 검찰 수사를 언급한 것이다.
이후 이 후보는 "대통령 당선 돼도 책임 지는 것이냐", "대답을 안 하신다"고 계속 윤 후보의 답을 요구했는데, 윤 후보는 "(답변시간을) 30초 드렸으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라거나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검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했다.
대장동 특검 추진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해 온 사안인데, 대선 후보인 윤 후보가 연이은 질문에도 답을 피한 것이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선 제3차 초청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 내에서도 윤 후보의 답변 방식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특검을 하자는 것이 당의 입장인데, 윤 후보가 특검을 피하는 것처럼 비춰진 듯하다"며 "국민의힘이 하자고 할 때는 안 받고 대선 일주일 전에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고 되쳤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이재명 후보가 본인에게 제기되는 의혹을 특검 제안으로 물타기를 하니, 그런 어이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취지로 답하려던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토론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윤 후보 발언의 취지를 해명하고, 이 후보를 향해 공세를 펼치는 데 전력을 쏟아야 했다. 선대본부는 토론회가 끝나지 않았던 오후 9시 47분쯤 기자단 공지를 통해 "민주당은 온갖 핑계를 대며 특검을 끝내 거부해왔다. 대선이 끝날 필요도 없이 특검은 진작에 추진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적극 진화에 나섰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수차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만하고, 실행하지 않다가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TV토론에 나와서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대장동 게이트' 특검은 내일 당장이라도 처리하여 실행하면 된다"고 신속한 특검을 요청했다.
윤 후보도 토론을 마친 뒤 '토론 중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무엇이냐'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까 이재명 후보가 특검 이야기를 하길래 내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며 "저는 무조건 해야 된다고 보고, 어떤 형식이든 수사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특검 좋다"고 뒤늦게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