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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 찾아가는 AI 교통 '포항 DRT TAP!'…시민 호응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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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요금으로 택시처럼 이용'…대기 시간 짧고 노선도 원하는대로
택시면허 기사 직접 운전…"아이들도 좋아하고 자부심 느껴"
자차 운전자 흡수…없던 수요 창출과 교통 해소

포항시 북구 양덕동 지역에 운행되고 있는 DRT TAP!. 포티투닷 제공포항시 북구 양덕동 지역에서 고객의 호출을 받고 대기중인 DRT TAP!. 포티투닷 제공"10년째 포항에서 거주 중인데 이런 교통 시스템은 처음입니다. 포항 시민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포항 양덕 일대에서 시범 운행 중인 수요응답형 교통(Demand Responsive Transport, 이하 DRT) TAP!이 시민들의 이동을 돕고 있다. 반응이 뜨겁다.
 
DRT란, 정해진 노선 안에서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운행 구간과 운행 횟수, 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 가능한 신개념 대중교통 수단이다. 즉, 기존 버스 요금으로 택시처럼 이용하는 장점만을 결합했다.

포항시와 민간 기업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추진중인 DRT는 시민들이 겪고 있는 도시 문제의 해결책을 발굴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스마트챌린지 사업' 중 하나다.
 
이를 위해 포항시 등은 2월 말까지 이뤄지는 실증기간 동안 DRT가 택시·버스와 함께 도심지역 교통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근거 데이터도 쌓는다. 택시업계, 버스업계 등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실증 결과 보고회도 가질 예정이다.

포항시가 스마트시티 챌린지 본 사업에도 선정될 경우에도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실증기간을 연장한다. 본 사업기간은 2년으로 2024년까지다.
 
포항에서 DRT 운행에 나선 '포티투닷'은 인공지능(AI)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차량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술과 최적의 이동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나아가 AI 등 첨단 기술을 지역 교통체계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포항 DRT는 TAP!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AI가 차량과 승객 위치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분석해 최적의 노선으로 배차, 운행한다. 이용자 데이터가 쌓일수록 배차 알고리즘이 정교해져 승객의 대기 시간과 이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포항시에서는 지역 택시 면허를 활용해 승합차 3대가 양덕동 일대를 운행 중이다. 시범 운행 기간인 28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행한다. 공모를 거쳐 향후 본사업에 선정되면 2년간 해당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상암에서 전체 시민 대상으로 자율주행차량을 운행 중이다. 이에 앞서 국내 최초로 유상운송 자율주행차 1호 면허를 받고, 서울시 운송 플랫폼으로 단독 선정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DRT TAP! 이용자들의 피드백 캡쳐DRT TAP! 이용자들의 피드백 캡쳐

넓고 쾌적한 좌석, 코로나도 무거운 짐도 OK

 
포티투닷이 약 지난 한 달간 TAP! 운행 기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 기준 회원가입자 수는 1911명, 누적 탑승객은 4611명에 이른다. 사용자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4.96점이다.
 
포항시 북구 양덕과 장성 거주 시민들의 경우 인구 밀집 지역인 반면, 대중교통 접근성이 충분치 않아 그동안 이동에 제한이 많았다. 특히 양덕 원룸단지 대학생들은 등하교 시나 타지역으로 가야 할 때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TAP! 이용객 조모 씨는 "4천 명이 넘는 대학생에게 TAP!은 새로운 교통 수단으로 아주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TAP!은 쏠라티 16인승 차량을 10인승(운전석 제외)으로 개조했다. 차량 앞쪽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아이와 함께 탑승한 나모 씨는 "벌써 몇 번째 타는지 모르겠다. 편해서 아이도 정말 좋아한다. 유치원도 TAP! 타고 가자고 할 정도"라며 "어느 노선을 타야 할지 모르는 마을버스보다 몇 배나 신속하고 편하다고 만족해 했다.

"지역 교통과 상생"…포항 택시 면허 이용

 
포항 DRT 서비스 TAP!은 포항 법인 택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운휴 상태의 택시 면허를 그대로 쓴다. 이에 따라 TAP!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도 기존 택시 기사다.
 
운행 지역도 시내 전역이 아닌 평균 3~4km, 10분 이내로 대부분 택시 기본 요금 수준이다. 다음 배차까지 한참 기다려야 하는 아쉬움도 보완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경쟁 사업자가 아닌, 버스와 택시 사이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기존 업계와 충분히 상생 가능한 시스템인 것이다.
 
TAP! 운전에 나선 택시 기사들의 만족도도 상당하다.
 
20년 택시 운전경력의 서모 기사는 "포항에서 50년 넘게 거주중인데 양덕이 넓은 지역에 비해 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배차 시간도 길어 TAP!이 운행하기에 제격인 것 같다. 본사업으로도 꼭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3년차 택시 기사 주모 씨는 "처음에는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가 의심도 들었지만, DRT가 정식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승객 뺏는 게 아니라, 자차 운전자 흡수"…없던 수요 창출

 
TAP! 이용객 중에는 차를 소유한 고객이 많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본인의 출퇴근과 아이들 등하원(등하교)을 하려면 부모 모두 차를 한 대씩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TAP!이 다닌 뒤로는 굳이 자차로 운전하며 아이 등하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차 운전자를 대중교통의 새로운 고객으로 흡수하게 되면, 출퇴근이나 등하교 시 교통난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 양덕 일대 시민들은 TAP!의 시범 운행 기간이 끝나더라도, 이전엔 없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정착하길 희망하고 있다.
 

DRT, 이미 전 세계적 화두…"사회 문제 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


'수요응답형 교통(DRT)'은 이미 세계적인 화두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교통선진국에서는 DRT가 2010년대 초반부터 교통 소외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해, 지금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도요타는 2018년 소프트뱅크와 모빌리티 합작사 '모넷'을 설립해 지난해 2월부터 4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맞춤형 DRT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효율적 반응에 모넷측은 DRT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DRT는 국내에서도 인천, 세종, 파주 등에서 활발히 운행 중이고, 대전과 수원, 전주, 익산 등에서도 시동을 걸고 있다.
 
포티투닷은 2월 말까지 예정된 실증기간 동안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핵심 기술은 고객 수요에 따라 실시간 노선을 생성해 다수의 승객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이다.
 
포항시는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수요응답형 모빌리티를 정식 도입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유의미한 실증 결과와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실증은 지자체가 기술기업에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기존 대중교통 종사자들과의 마찰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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