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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 경고음 커지는데…인뱅은 앞다퉈 시장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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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 가계대출 앞질러
만기연장·상환유예 곧 종료 예정…부실 우려↑
인뱅 대출 상품 속속 출시…대출 급증 가능성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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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거리두기 등으로 수입이 줄어들어 빚에 의존하는 자영업자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 대출을 주택 구입 용도 등으로 유용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월 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각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사업확장의 일환으로 앞다퉈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부실 가능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 가계대출 앞질러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은행신탁 포함)의 지난 1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25.1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1월말(340.1조원) 대비 85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892조원에서 1060.2조원으로 168.2조원 늘어났다. 규모만 따져보면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컸지만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6% 였던 반면, 개입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20%에 달했다.

이 기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가계대출 증가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을 감안해 보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이를 앞지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신한·하나·우리·씨티·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도 마찬가지다.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210.6조원에서 2021년말 259.3조원으로 48.7조원, 19%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개인사업자대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사업자들이 대출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기에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만기연장·상환유예 곧 종료 예정…부실 우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들의 상환 능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제2금융권 등 전 금융권의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건수는 약 106만건(중복·복수 지원 포함), 규모는 26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대출 만기연장 지원 건수는 95.5만건이고 규모는 247.4조원으로 집계됐다. 원금상환 유예는 각각 8.6만건, 13.6조원이고, 이자상환 유예는 각각 1.7만건, 2301억원이다.
 
지난해 1월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건수는 44.2만건에 규모는 130.4조원이었다. 불과 9개월 만에 지원 건수와 규모가 모두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이런 생계형 개인사업자 대출 뿐만 아니라 주택구입 등 다른 곳으로 대출금을 전용하는 사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의 '국내 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용도 외 유용으로 적발된 건수는 총 166건으로 금액은 422억이다. 은행 자체 점검 결과로 실제 유용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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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실적이 악화돼 대출을 늘리든, 대출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든 코로나19로 인한 서민경제 악화와 긴축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 등과 맞물리며 모두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최근들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다.

인뱅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대출 급증 가능성

토스뱅크는 지난 14일 인터넷 전문은행 중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놨다. 케이뱅크도 올해 1분기 중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카카오뱅크도 하반기 중으로 '개인사업자 SOHO(소호)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 무보증·무담보로 진행할 예정이며 나머지 인터넷은행 역시 비대면 대출이 기본이 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은행에 비해 손쉽게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진출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지만,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부실우려가 커지는 시점이라는 점이 문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뛰어들며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을 나눠먹는 효과도 있겠지만 비대면, 무보증·무담보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영업환경이 악화돼 대출 수요가 생긴 자영업자 등의 대출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일단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다른 곳으로 유용되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발표한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부터 가계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LTI(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총액 비율)로 통합 관리해 실행 용도에 맞게 대출금이 쓰이는지 점검할 방침이다. 김미영 금감원 기획·경영 담당 부원장보는 "앞으로는 개인사업자대출의 각종 리스크 요인과 LTI 운영사례를 점검해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은행까지 가세하며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3월에 대출지원이 종료되면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 문제가 수면에 떠오를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에 뛰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금융시장점검회의를 통해 '지금까지 경험 못한 경제‧금융여건의 변화가능성'을 언급하며 "금융권은 단기적 이익 추구에 매몰되어 직면한 리스크를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재차 당부한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금융사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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