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한국배구연맹(KOVO)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마스크 투혼'을 발휘해 시즌 3번째 승리를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은 1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18-25, 25-22, 25-21, 25-1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 박경현, 이한비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 편대를 앞세워 흥국생명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세 선수는 나란히 20점으로 맹폭을 가했다. 디그 40개를 성공시킨 리베로 문슬기를 앞세운 수비도 견고했다.
승점 3을 챙긴 페퍼저축은행은 3승 25패 승점 11로 창단 첫 두 자릿수 승점을 쌓았다. 6위 IBK기업은행(승점 25)과 격차는 11점 차로 여전히 크지만, 최근 3연패의 사슬을 끊은 의미있는 승리였다.
최근 여자부에서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에서 각각 5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앞서 확진 선수가 2명씩 나온 두 팀은 각각 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경기 진행 기준인 '출전 가능 선수 12명'을 채우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확진자 발생에 따른 리그 운영 방침' 3항에 따라 관계자 집단 감염으로 리그 정상 운영이 불가해 12일부터 20일까지 리그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흥국생명에서도 선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후통 증세를 보인 선수 1명이 자가진단 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해당 선수는 곧바로 PCR검사를 받았고,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선수단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했다. 흥국생명에서도 리베로 김해란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공격을 시도하는 페퍼저축은행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한국배구연맹(KOVO)1세트는 흥국생명이 가져갔다. 외국인 선수 캣벨과 김미연이 쌍포를 이루며 10점을 합작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범실을 10개나 내주며 자멸했다. 경기 초반에는 마스크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부터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17 대 17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이현의 서브 에이스로 앞서갔다.
이후 엘리자벳이 공격을 이끌었고, 24 대 22로 앞선 상황에서 오픈 성공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리베로 문슬기는 디그 11개를 잡아내며 후위를 든든하게 지켰다.
페퍼저축은행은 3, 4세트에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경현과 이한비가 주포 엘리자벳에게 집중된 공격을 분산시키며 흥국생명의 수비를 흔들었다. 흥국생명의 잦은 범실까지 더해 승리를 챙겼다.
흥국생명은 주포 캣벨이 양 팀 최다인 26점으로 분전했고 김미연이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하지만 엘리자벳, 박경현, 이한비가 60점을 합작한 페퍼저축은행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